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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정 충남대 이학박사 |
예로부터 일 년 중 가장 습하고 더운 시기를 일컬어 특별히 '삼복(三伏)더위'라고 말합니다. 삼복은 고대 우주의 질서를 파악하고자 만든 음(陰)과 양(陽)을 지닌 10개의 간지인 천간(天干)에 우주의 다섯 가지 기본 요소인 오행(木火土金水)을 나열하여 하지(夏至)부터 입추(立秋)를 기준으로 만들었습니다. 가을인 '쇠'의 음기가 여름인 '불'의 양기 앞에 굴복하여 엎드려 있다는 의미로 마치 사람(人)과 개(犬)가 나란히 붙어있는 '엎드릴 복(伏)' 자가 대변하듯 사마천의 <사기>에서 고대 중국의 진(秦) 덕공(德公) 2년(기원전 676년)에 처음으로 복날을 만들어 땀을 많이 흘리고 농사일처럼 고된 일로 면역력이 약해지던 이 시기에 '개'를 잡아 열독(熱毒)을 다스렸다는 것에 유래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약해진 금(金)의 기운을 보충하기 위해 여러 동물 중에서도 당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개'와 '닭'으로 음양오행을 조화롭게 하고 원기(元氣) 회복을 돕는 보양식을 먹는 문화가 오늘날까지 전해오고 있습니다.
조상들의 지혜로운 방법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도 좋지만, 요즘은 예전과 달리 먹거리가 풍부하여 영양은 오히려 넘쳐나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여, 보다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더위를 이겨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시대의 변화와 함께 문화적 감각도 확연히 달라지는 세대별 반짝이는 아이디어 피서법을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에는 산이나 계곡, 해수욕장 등지를 찾아 가족 단위 피서를 즐기며 계곡에 수박을 담그던 아날로그 형태였다면 X세대(1965~1980년생)는 카세트플레이어를 들고 자동차를 타고 근교 여행에서 필름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기는 낭만파였습니다. 밀레니엄 세대(1981~1996년생)는 핸디캠이나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감성 카페나 테마파크를 방문하는 등 자유여행을 선호하였으며 Z세대(1997~2010년생)는 얼음 목걸이나 휴대용 쿨링템을 소지하고 유튜브·틱톡의 감성 장소, 워터파크, 방탈출 등 '핫'한 공간을 방문하여 디지털 네이티브답게 즉석에서 콘텐츠를 소비하고 생산(Vlog, Shorts 등)하며 짧고 강렬한 경험을 실시간으로 공유합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정자나 누각 등 자연 속에서 더위를 잊고 이열치열로 개장국, 육개장, 삼계탕, 팥죽 등 뜨거운 보양식과 함께 낮술과 낮잠 즐기며 내면의 평온을 추구했다면, 최근 젊은 세대들은 시원한 에어컨이 있는 실내에서 집캉스나 호캉스를 누리며 아이스커피나 아이스케잌, 예쁜 디저트와 퓨전음식 등을 배달시켜 먹고 나만의 경험이나 체험을 콘텐츠화하며 인터넷과 SNS를 통해 '보여주기'와 '즐기기'를 추구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웰니스 중심의 피서도 빼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며 요가, 명상, 홈트레이닝으로 체력과 정신 건강을 동시에 챙기는 것으로 감성과 개성은 살리고 실용성과 건강까지 챙기는 슬기로운 여름나기 피서 문화를 꽃피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주로 어떤 피서법을 즐기시나요? 시대는 달라도 더위를 피하려는 인간의 지혜는 참으로 흥미롭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외부 활동은 자제해야 하는 요즘 같은 혹서(酷暑)에 실내에서도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간단한 운동법을 독자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자세한 설명과 동작은 QR코드를 참조하세요./오선정 충남대 이학박사, CMB 'Dr.oh의 에브리핏'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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