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지친 마음 잠시라도 달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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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지친 마음 잠시라도 달래요"

대전 공연.전시 풍성… 여름 끝자락 클래식
자코모 푸치니 '나비 부인' 오페라 마련돼

  • 승인 2025-08-21 16:42
  • 신문게재 2025-08-22 8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그칠 줄 모르는 무더위, 아름다운 선율과 목소리는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랜다. 고요한 공간에서 그림을 통해 만나는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여유롭다. 마음 속 겹겹이 쌓여 있는 일상의 근심을 잠시라도 덜어내며 눈과 귀를 통해 위안을 얻는다. 조용히 흐르는 음악에 몸을 맡기고, 그 순간 만큼은 더위에서 잠시 벗어나 도심 속 여유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어지는 여름, 대전에서는 예술이라는 산책로를 걷고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공연이 마련 돼 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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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립교향악단 연주 모습.
▲여름밤 물들이는 명곡 향연

대전시립교향악단이 여름의 끝자락, 클래식 명곡으로 시민들을 초대한다. 오는 22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열리는 '마스터즈 시리즈 8' 무대에는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여자경이 지휘봉을 잡고,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스티븐 김과 비올리스트 박하양이 협연자로 나선다.

공연의 전반부는 모차르트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내림마장조'로 문을 연다.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이중 협주곡으로, 두 악기가 대화하듯 주고받는 선율 속에 모차르트 특유의 균형감과 우아함이 살아있다.

스티븐 김은 국제 콩쿠르 수상과 세계 주요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주목받는 젊은 연주자로, 정교하면서도 감성적인 해석이 강점이다. 박하양은 도쿄 국제 비올라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실력파로, 깊이 있는 음색과 성숙한 음악성으로 사랑받고 있다. 두 연주자가 펼칠 호흡은 이번 무대의 백미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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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즈 시리즈 8' 홍보 포스터. (사진= 대전시립교향악단)
후반부에서는 러시아 현대음악 거장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제5번 내림나장조'가 연주된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작곡된 이 작품은 인간 정신에 대한 찬미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담은 걸작으로, 장대한 구조와 극적인 전개, 강렬한 리듬과 서정성이 어우러져 오늘날에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

대전시향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명곡들로 구성돼, 지친 일상에서 음악의 힘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연 예매는 공연 전날 오후 5시까지 대전시립교향악단 홈페이지와 대전예술의전당 티켓 사이트를 통해 가능하다. 자세한 문의는 대전시향(☎042-270-8382~8)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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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부인 공연 홍보 포스터. (사진= 대전오페라단)
▲사랑을 믿은 나비

대전오페라단이 제36회 정기공연으로 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의 대표작 오페라 '나비부인(Madama Butterfly)'을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무대에 올린다.

1900년대 초 일본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한 나비부인(Madama Butterfly)은 미국 해군 장교 핑커턴과 결혼한 15세의 게이샤 초초상(Cio-Cio-San)의 비극적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사랑을 믿고 기다린 나비는 결국 외면당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운명을 맞는다. 동양의 여인이 서구 문명과 충돌하며 겪는 정체성과 존엄, 그리고 사랑의 환멸을 정교한 드라마와 음악으로 직조한 이 작품은, 1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 세계 오페라 팬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푸치니는 이 작품에서 여성의 절절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냈으며, 특히 2막에서 초초상이 핑커턴의 귀환을 간절히 기다리며 부르는 아리아 '어느 맑은 날(Un bel d? vedremo)'은 소프라노 레퍼토리 중 가장 널리 사랑받는 곡으로 손꼽힌다. 아름다운 선율과 드라마틱한 전개, 그리고 동서양이 만나는 미묘한 긴장감은 이 오페라를 시대를 초월한 걸작으로 만들었다.

이번 공연은 대전오페라단이 그동안 쌓아온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더욱 풍성하게 구성된다. 연출은 이강호, 지휘는 섬세한 해석으로 정평이 난 류명우가 맡고, 연주는 대전의 대표 실내악 오케스트라인 DCMF가, 합창은 노이오페라코러스와 대전오페라합창단이 함께 맡아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무대를 완성할 예정이다. 예술감독 지은주를 중심으로 국내 정상급 제작진과 성악가들이 참여해, 대전 지역 오페라 공연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주인공 초초상 역은 임세경과 최윤정이 더블 캐스팅되어 서로 다른 색채의 해석을 선보인다. 핑커턴 역은 테너 서 필과 김재성이, 스즈키는 정예희와 최은홍이 나서며, 샤플레스 역에는 김광현과 안대현, 고로 역은 신하섭과 전용현이 맡아 열연한다. 이외에도 본조(한혜열), 야마도리(이현승), 신관(유진백), 케이트(임서정) 등 실력파 출연진이 총출동해 몰입감 있는 무대를 완성한다.

지은주 예술감독은 "초초상의 이야기는 시대를 넘어 오늘날에도 유효한 여성의 목소리이자 인간 존재의 고독함을 대변한다"며 "단순한 비극이 아니라, 관객의 마음에 오래 남는 아름다운 질문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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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이동훈미술상 본상 수상작가전 최예태 展' 전시 홍보 포스터. (사진= 대전시립미술관)
▲한 예술가의 회화 여정

대전시립미술관은 오는 9월 17일부터 11월 23일까지 제5전시실에서 '제22회 이동훈미술상 본상 수상작가전 최예태 展'을 개최한다. 올해 본상 수상자인 최예태 화백(1937~)의 예술세계를 한 자리에서 조망하는 이번 전시는 반세기가 넘는 회화 여정을 대표작과 신작을 통해 선보인다.

이동훈미술상은 2003년 제정돼 고(故) 이동훈 화백의 예술정신을 계승하고 지역 미술의 정체성과 지속 가능성을 모색하는 권위 있는 상이다. 올해 본상은 한국 현대회화의 변천 속에서도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화풍을 개척해 온 최예태 화백에게 돌아갔다.최예태 화백은 풍경·인물·자연이라는 전통적 주제를 색채, 구조, 리듬이 교차하는 장으로 확장하며 구상과 추상을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초기에는 붓과 나이프를 병용해 물질성과 긴장감을 구축했고, 이후에는 캔버스 분할과 색 띠 삽입 등 실험적 기법으로 시각적 지평을 넓혔다.대표작 〈히말라야의 축제〉(2008), 〈금강산〉(2001)에서는 자연의 리듬을 추상 구조로 변환했으며, 〈회색 나부의 군상〉(2006), 〈검은 나부〉(2025)에서는 인체를 심리적 밀도의 형상으로 재해석했다. 최근작 〈붉은 산의 판타지〉(2025)와 〈리듬〉(2025)에서는 형태를 단순화하고 색채를 밀도화 해 서사를 넘어선 회화의 리듬을 구현했다.윤의향 관장은 "최예태의 회화는 반복이 아니라 변주를 통해 본질에 다가간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대표작과 신작을 함께 선보이며, 그의 작품이 어떻게 시대와 함께 변화해 왔는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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