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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양복에 회색과 녹색이 섞인 넥타이를 맨 이 대통령은 1일 6·25 전쟁에 간호장교로 참전한 95세 이종선 씨와 해군 UDT 하사로 전역한 산악인 엄홍길 씨 등 국민대표 7명과 국군의 날 기념식장에 동반 입장했다. 곽기호 국방인공지능기술연구원장, 11명의 군 복무자를 배출해 병역 명문가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이상문 씨, 아들 3명을 육·해·공군 장교로 키운 박범진·나선림 부부, 항일의병 임병찬 선생의 후손인 19세 차세연 씨도 함께했다. |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충남 계룡시에 있는 계룡대에서 열린 제77주년 국군의 날 대통령 기념사에서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대보다 더 강한 군대는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또 “우리는 예전부터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라고 배우고 가르쳐왔다. 우리가 지켜야 할 나라의 근본은 바로 국민”이라며 “나라를 지키는 일은 곧 국민을 지키는 것이고, 군인에게 있어 최고의 덕목이자 가치인 명예도 바로 국민의 신뢰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참다운 국민의 군대가 될 때 우리 군은 더욱 압도적인 힘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권력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는 데 전력을 다하고 국민의 뜻에 따라 나라의 평화와 번영을 지키는 정예 강병으로 거듭나자”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역사를 돌이켜보면 군이 사명을 잊고 사적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을 때 민주주의는 심각하게 퇴행했고 국민은 큰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며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던 과거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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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
이어 “그러나 그 후과는 실로 막대하다. 민주주의의 퇴행, 민생경제의 파탄, 국격의 추락으로 국민이 떠안아야 했던 피해는 산술적으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크고 또 컸다. 우리 군의 명예와 신뢰도 한없이 떨어졌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을 지켜야 할 군대가 국민을 향해 총을 겨누는 일은 앞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결단코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군 통수권자로서, 대한민국 국민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불법 계엄의 잔재를 말끔히 청산하고 헌법과 국민을 수호하는 군대로 재건하기 위해 민주적·제도적 기반을 더욱 단단하게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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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열병차량에 탑승해 거수경례하고 있다. |
이 대통령은 “독립군과 광복군은 유린당한 나라를 되찾는 데 앞장섰다. 독립군과 광복군의 피어린 투쟁이 없었다면 빛나는 광복 80주년의 역사와 그동안 이룬 눈부신 성취는 전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주권을 되찾고 국민을 지켜내기 위해 목숨 걸고 싸웠던 구국의 정신이 바로 국군이 반드시 기억하고 지켜야 할 고귀한 사명이라는 점을 단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자주국방’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5위 군사력을 갖춘 군사 강국이자 경제력과 문화력을 포함한 통합 국력이 그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강력한 나라가 바로 우리 대한민국”이라며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면 자주국방은 필연이다. 누구에게도 의존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힘을 더욱 키워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첨단혁신기술로 무장한 '스마트 정예 강군'으로의 재편과 K-방산을 통한 국방력 강화와 경제 발전, 초급간부의 처우 획기적 개선과 중견 간부들의 직업 안정성 상향, 부상 장병 지원과 예우 강화 등 '강력한 자주국방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과제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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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열병차량에 탑승해 사열하고 있다. |
김경철 해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소장)은 국가안전보장 유공으로 보국훈장 천수장을, 공군사관학교 첫 여생도 출신인 박지원 공군본부 정책실 정책관리과장(대령)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육군 제6보병사단과 해군 잠수함사령부와 공군 방공관제사령부, 해병대사령부는 대통령 부대표창을 받았다.
올해 국군의 날 기념행사를 총지휘하는 제병지휘관은 최장식(학군 30기) 육군 소장으로, 비육사 출신 장성이 제병지휘관을 맡은 건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서울=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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