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녀 같은 김소현 화가 |
작품<THE DREAM>은 항아리의 균열과 깨짐이 세계와 연결되어 통로를 찾아 낡은 것을 파괴하고 새로움을 추구하며, 작품마다 기회와 평화를 갈망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감정을 표현한 작품들이었다.
항아리와 항아리 속 소녀들은 '우리 민족'을 상징한다.
예부터 우리민족 애환과 함께해온 그릇이기 때문이고, 우리민족은 수많은 애환을 겪으면서 그 그릇에 고추장, 된장, 간장, 김치를 담가 먹고, 막걸리 담고, 쌀, 잡곡 등을 저장하여, '숨 쉬는 그릇'으로 활용하였던 것이다. 꾸밈도 없고 투박한 모양새 그대로가 우리 조상들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항아리는 우리민족의 내면의 세계와 같다. 화가 김소현은 우리민족의 내면의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항아리 품에 안겨있는 소녀들을 그렸다. 소녀를 그리되 옛날 우리 어머니들의 꾸밈없는 소박한 모습을 그린 것이 아니라 화장도 하고 립스틱을 바른 현대적 소녀를 그렸던 것이다.
그 소녀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새로운 세상에 나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 갇혀있는 내면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잘 부서지고 깨지는 항아리를 탈피하는 과정을 그림으로써 아름다운 날개 짓을 하는 나비처럼 인생의 역경을 이겨내고 자신의 큰 날개를 펼칠 수 있길 바라는 소녀를 그렸던 것이다.
![]() |
김소현 화가와 그 작품들 |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김소현 작가는 잠재의식 깊숙이 숨겨져 있었던 갸날픈 어린 소녀로 돌아가, 늦은 나이라는 생각을 떨치고 지금이라도 갇혀있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한다. 그래서 오늘의 행복과 내일의 행복을 위해 사랑하고 희망을 가지며, 꿈을 갖고 일어나려고 이런 그림을 그렸다 한다.
그의 작품은 깊고 깊은 내면 속의 잠재의식을 담음으로써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사랑과 희망을 담아 꿈을 꾸며 새롭게 살아가자는 뜻을 품고 있다.
우리네 갑남을녀들은 미술감상을 어떻게 해야 그 작품을 만든 작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지 모른다. 루브르 박물관에 걸려있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앞에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 대청호 청남대 대통령기념관에서 전시되었던 김소현 서양화가의 '항아리 속 소녀' 작품들을 한 점씩 마련하여 거실에 걸어두고 가냘픈 김소현 화가와 대화를 나누며 살아가는 것도 고독을 이겨내는 한 즐거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항아리 속 화가는 김소현 화가 자신이기 때문이다.
김용복/평론가
![]() |
김용복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