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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어떤 달력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뜻깊은 날이 있다. 바로 11월 11일, '난임가족의 날'이다.
아직 국가기념일로 공식 제정되지는 않았지만, '난임가족의 날'은 (사)한국난임가족연합회가 2013년부터 난임부부와 그 가족을 응원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자체 지정한 날이다.
'부부가 자녀 둘을 낳아 행복한 가정을 이루자'라는 의미를 담아 11월 11일로 정했으며, 2014년부터 매년 '난임가족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우리 정부 또한 이 행사를 후원하며 난임 치료에 대한 인식 개선과 사회적 지지 기반을 넓히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보내고 있다.
나란히 선 숫자 '1'과 '1'처럼 부부가 손을 맞잡고 생명을 향한 길을 함께 걷는 모습을 떠올리면, 이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다. 누군가의 간절한 기다림과 용기를 함께 기억하자는 사회적 약속의 날이다.
최근 우리 사회는 결혼 연령의 상승과 생활환경 변화로 인해 난임을 겪는 부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국내에서 시행된 난임 시술 건수는 약 20만 건으로, 2018년에 비해 약 36.7% 증가했다.
같은 기간 1인당 난임 진료비 역시 127만 원에서 184만 원으로 44.8%가량 늘었다. 2022년 태어난 신생아 10명 중 1명이 난임시술을 통해 태어났다는 사실은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 안에는 누군가 매일 진료실 문을 두드리고, 희망을 품고, 거듭 도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새 생명을 기다리는 수많은 부부의 간절함과 용기, 그리고 인내와 함께 말이다.
대전시는 난임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일정 소득기준 이하의 가정에만 지원해 오던 것을 확대해 2024년도부터는 소득기준 없이 모든 난임부부에게 시술비를 지원해 오고 있다. 그러나 제도적 지원과 더불어 난임을 겪는 부부를 향한 사회 전체의 이해와 공감, 따뜻한 연대의 시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임신과 출산은 개인의 선택이자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지만, 그 여정이 누군가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 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임신이 1년 이상 되지 않으면 '불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으나 지금은 치료와 지원으로 임신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희망의 의미를 담고 있는 '난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용어의 변화와 더불어 우리는 누군가의 기다림을 안타까움이나 호기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용기와 인내를 존중하고 그 기다림의 무게를 함께 나누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왜 아이가 없느냐"라는 질문보다 "함께 응원합니다"라는 따뜻한 한마디가 더 큰 위로가 될 것이다.
저출생은 한 개인이나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음 세대를 이어가는 우리 사회 전체의 과제이며, 그 출발점에 서 있는 난임부부를 지지하는 일은 곧 희망의 씨앗을 지키는 일이다. 생명을 기다리는 이들의 여정이 외로운 싸움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희망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대전시는 앞으로도 난임부부를 위한 세심한 지원과 따뜻한 공감의 행정을 이어갈 것이다.
새 생명을 기다리는 모든 부부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라는 진심 어린 응원이 닿기를, 그리고 그들의 용기와 사랑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희망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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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