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랏차차! 지역경제] 한경석 인아트 대표 원목가구 30년 경영철학, 생존의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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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랏차차! 지역경제] 한경석 인아트 대표 원목가구 30년 경영철학, 생존의 길을 찾다

원목 고급감, 내구성 등 꾸준한 인기... 코로나 이후 매출 급감
백화점 판매에서 관공서, 아파트 빌트인 납품으로 전략 선회
지역업체 가산점제 입찰경쟁 불이익... 제도적 장치 마련 필요

  • 승인 2025-11-12 14:54
  • 신문게재 2025-11-13 8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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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창립 29주년을 맞은 인아트는 한경석 대표와 엄태헌 대표 등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 중이며, 대전 유성구 죽동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인아트 한경석 대표이사가 밝은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다. /김흥수 기자
"대전에서 제작된 가구가 전국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아닐까요?"

1996년 무역업으로 출발한 친환경 가구 업체 (주)인아트가 내년으로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수입 가구 판매업체로 시작해 자체 디자인 가구를 선보이며 '원목 가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 화려했던 전성기 이후 위기도 있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매출이 절반으로 줄면서였다. 인아트는 과감히 방향을 전환해 관공서와 신축 아파트 빌트인 납품 전략으로 생존의 길을 모색했다. 이에 한경석 인아트 대표이사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편집자 주>

으랏차차
인아트는 2003년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린 베스트셀러 '앤디 시리즈'로 가구시장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거실 소파에 잘 앉지 않은 한국인들의 정서를 겨냥한 이 탁자는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롯데백화점을 시작으로 2015년 전국 백화점 50곳에 입점하고, 가맹점 50곳과 직원 200명까지 늘며 최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며 상황이 급변했다.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비교적 고가인 원목 가구의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백화점 판매 중심의 소비자 판매(B2C) 매출은 절반으로 줄었다. 온라인 판매로 전환한 경쟁사들과 달리 인아트의 제품은 조립식 제품이 아닌 원목으로 제작돼 유통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 한 대표는 백화점 중심의 유통 구조가 가진 한계를 냉정히 진단했다.

백화점에 입점할 경우 업종별로 차이는 있지만, 제품을 판매할 때마다 수수료율이 20~30%에 달했기 때문이다. 백화점을 통해 인아트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수익성이 낮았다. 한경석 대표는 어느 정도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했다고 판단하고, 백화점과 결별을 준비했다.

그가 '특판(관공서 납품)'으로 눈을 돌린 건 위기 이후의 생존전략이었다.

하지만 당시 직원들의 반발이 컸다. '회사가 어렵다고 백화점을 버리는 건 의리가 아니다'라는 게 직원들의 논리였다. 그러나 그는 백화점도 상황에 따라 우리를 버릴 수도 있다는 점을 끈질기게 설득했고, 결국 자생력을 길러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말이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렇게 인아트의 특판이 시작됐다. 완성도 높은 제품과 브랜드화의 성공이 새로운 특판시장에서도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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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창립 29주년을 맞은 인아트는 한경석 대표와 엄태헌 대표 등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 중이며, 대전 유성구 죽동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인아트 한경석 대표이사가 밝은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다. /김흥수 기자
한경석 대표는 "학교에 납품을 시작했는데, 교장 선생님이나 결정권자가 백화점 고객이었다"면서 "인아트 가구를 써봤더니 품질이 괜찮았다는 좋은 인식이 있어서 영업이 잘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현재 인아트 매출의 절반은 관광서와 민간기업과의 거래에서 나온다. 예전엔 소비자 판매(B2C)가 97%, 기업을 상대로 한 판매(B2B)가 3% 정도였지만, 지금은 5 대 5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현재는 도서관 리모델링, 학교, 신축 아파트 빌트인 가구 납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 대표는 "대전에서 원목으로 학교 도서관을 시공하는 업체는 인아트 밖에 없다"면서 "나무합판(PB)보다 내구성이 뛰어난 원목 제품이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가격만 놓고 보면 인아트 제품이 다소 비싸다고 느낄 수 있지만, 재료 원가 측면에서 봤을 때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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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아트 신제품.
원목을 수입해 가공·판매하는 인아트는 최근 치솟은 원·달러 환율과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수입 원목의 대부분이 달러로 결제되는 데 환율이 1450원 안팎에 형성되면서 높은 가격에 수입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도 오르면서 제품 단가도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도 없어 고민이 크다.

한 대표는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판매가를 올릴 수 없다 보니 마진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요즘 국내 가구업계 전반이 수익성이 떨어져 많이 힘들다"고 업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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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아트 신제품.
인아트는 지역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에도 꾸준히 힘쓰고 있다. 회사 공동대표이자 남편인 엄태헌 대표의 사회공헌에 대한 의지가 컸다.

충남 논산에 있던 본사를 대전으로 옮긴 후 서구·유성구·중구·동구·대덕구 등 각 구별 지역아동센터에 1곳당 1억 원 이상의 가구를 기부해왔다. 단순한 물품 후원이 아닌, 직원들이 직접 배송과 설치를 맡는다. 누적 기부액이 125억 원을 훌쩍 넘길 정도다.

이밖에 유성구에선 다문화가정을 위한 '가구 만들기 체험'을 5년째 이어오고 있다. 유성구청이 재료비를 지원하면 인아트가 DIY 목공 체험을 운영한다. 일종의 재능기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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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죽동에 위치한 인아트 본사 전경. /김흥수 기자
물론 한 대표가 대전을 본사로 정한 것은 전국 물류 교통의 중심지라는 사업적 판단도 있었지만, 최근 지역 업체라는 이유로 아쉬운 일이 종종 발생해 속상함을 감출 수 없다.

그는 "얼마 전 서울 동작도서관 경쟁입찰에서 '서울업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1점 차로 떨어졌다"며 "서울은 지역 업체에 가산점을 주는데, 대전은 그런 제도가 없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별로 다르게 부과하는 가산점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고, 공정한 경쟁이 되려면 지자체의 의지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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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아트가 2003년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린 '앤디 시리즈' 탁상. 고무나무 원목 소재의 33㎝ 높이 탁상으로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김흥수 기자
최근 경기 침체로 지역 경제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자체 차원의 보호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혜 시비가 생길 수 있다고 회피만 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지역 업체에 돌아오게 된다"면서 "우리 지역에서 입찰한 사업들을 서울업체들이 가져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이런 건 지역경제 발전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지역기업들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제도 개선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여성 기업은 5000만 원까지 수의계약이 가능한데 요즘엔 5000만 원 미만의 사업도 입찰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앞으로 수의계약이 더욱 활성화 돼서 지역 업체들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을 터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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