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다문화] 가을, 야구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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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다문화] 가을, 야구의 계절

  • 승인 2025-11-26 17:00
  • 이은지 기자이은지 기자
11월 가을, 그리고 야구의 계절 - 이즈미야마시가꼬1
야마모토요시노부 선수의 인스타 사진 갈무리
가을이라 하면 단풍이 물든 산과 푸른 하늘, 달콤한 과일, 고소한 전어 같은 제철 음식이 떠오른다. 독서나 전시회처럼 문화적인 여유를 즐기기에도 좋은 계절이다. 낙엽을 밟으며 산책하고, 밤을 주우러 산에 오르고 싶은 계절, 그게 바로 가을이다.

하지만 2025년의 가을은 조금 달랐다. 자연보다 더 눈부신 건, 바로 야구였다.

원래 야구를 좋아해 일본의 고등학교 야구대회나 MLB에서 활약하는 일본인 선수들을 늘 응원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뜻밖에도 KBO, 그중에서도 한화이글스가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원래부터 한화 팬이었던 아들과 함께 야구장에 가고, 응원 유니폼까지 장만하며 나로서는 '사치스러운 응원 생활'을 시작했다.

사람 마음이란 약한 팀에 더 정이 가기 마련이다. 올해의 한화는 그런 마음을 불러일으킬 만했다. 한국시리즈 직관을 꿈꿨지만, 표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암표라도 살까 했지만,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TV 앞에서 목이 쉬도록 소리를 질렀고, 다음 날에는 온몸이 근육통에 시달렸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여전히 나에겐 MLB가 있었다.

올해 MLB 포스트시즌에서는 오타니 쇼헤이 선수가 다시 한번 '야구의 신'다운 활약을 펼쳤다. 다저스와 밀워키의 한 경기에서는 이도류(투타겸업)으로 10탈삼진, 3홈런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그러나 그보다 더 눈부신 존재는 야마모토 투수였다. 완투와 연투를 오가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사사키 투수 역시 세이버로서 제 몫을 다했다. 일본인 세 선수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여주며 역사적인 시즌을 만들어냈다. 일본은 물론 한국 언론과 SNS에서도 이들의 활약이 연일 화제였다.

"일본인으로서 자랑스럽지?" 남편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 자랑스럽다. 일본 선수들의 활약을 보며 나도 모르게 힘이 나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이제 내년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가 다가온다.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일본은 물론, 한국 역시 MLB에서 뛰는 김혜성, 이정후, 김하성 선수 등으로 강력한 팀을 구성할 것이다. 가을이 깊어가는 지금, 나는 벌써 내년 봄을 기다리고 있다. 야구는 참 재밌다.
/이즈미야마시가꼬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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