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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 제공 |
교육부는 2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한 '고교학점제 성과 분석 연구' 1차년도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전국 일반고 160곳을 무선 표집해 진행됐으며 교사 4628명과 고1 학생 6885명 등 1만 1513명이 응답했다. 설문은 학교 교육과정, 과목 선택 지도,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 등 고교학점제 핵심 요소에 대한 만족도를 5점 척도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체 평균 만족도는 학생 64.2%, 교사 76.3%로 나타났고 부정 응답은 학생 6.5%, 교사 6.1%였다. 교육부는 "전반적인 긍정 응답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세부 항목을 보면 '학교 교육과정 만족도'에서 학생 74.4%는 "희망하는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응답했고 63.7%는 "학교가 제공하는 선택과목이 진로·학업 설계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반면 희망 과목 개설 여부에 대해서는 교사 긍정 응답이 79.1%인 데 비해 학생은 58.3%에 그쳤다. 실제 표본에서도 개설 과목 만족도는 학생 58.4%로 확인됐다.
'과목 선택 지도(상담)'에 대한 학생 만족도는 62.0%였으며, 학교의 진로 탐색 활동이 진로 설계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도 62.3%를 기록했다.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에 대해서는 학생 67.9%, 교사 70.0%가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했다.
교육부는 특히 학생 만족도가 낮게 나타난 과목 개설 문제를 보완 과제로 제시하며 학교 규모와 지역별 여건 차이에 따른 과목 개설 격차를 줄이기 위해 운영 현황을 분석해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천홍 책임교육정책관은 "고교학점제 시행 이후 공공연구기관이 공식적으로 실시한 첫 조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만족도가 낮게 나온 영역은 현장을 더 면밀히 살피고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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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5일 진행된 교웍3단체 연합 고교학점제 설문결과 발표 기자회견 모습. /교총제공 |
교육부는 고교학점제와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최성보)에 대한 학생과 교사의 만족도가 높다고 발표했으나, 교원단체는 현장에서 해당 결과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광범위하다는 것이다. 단체들은 고교학점제에 비교적 긍정적인 입장을 가진 경우에도 문제점을 보완하며 제도를 안정화해야 한다는 정도의 의견을 보였을 뿐, 학교 현장이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는 평가 사례는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교원단체는 조사 방식과 대표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단체는 "교육부가 전국 160개 학교를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됐다고 했지만, 현장에서 실제 설문을 경험한 교사를 찾기 어렵다"며 "학생에게 학교명, 학년·학번·이름·휴대전화번호까지 기입하도록 한 방식은 비판적 응답을 어렵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학교 선생님은 나의 학습 수준을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는가' 문항 등 제도 자체가 아닌 교사·학교의 노력과 헌신을 묻는 형태가 많아 교사와 학생 모두 부정적 응답을 하기 어려운 구조였다고 덧붙였다. 또 학교 현장에서는 정책 관련 설문에서 부정적 응답을 할 경우 향후 행정 업무나 정책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이 존재해 솔직한 응답을 피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조사 결과가 '현장 의견'이라는 이름으로 정책에 활용될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교원단체는 "고교학점제는 이미 학교 현장에 상당한 부담과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제도"라며 "설문 결과만으로 만족도가 높다고 결론짓기보다, 현장 체감과 다른 이유를 교육당국이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교육부가 공개한 설문조사에 앞서 교원 3단체가 공개한 고교학점제 자체설문 결과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단체는 최성보의 효과에 대해 교사 다수가 부정적으로 평가한 점을 들어 이 결과를 바탕으로 최성보 폐지와 고교학점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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