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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철호 목원대 산학협력단장 |
첫째, 대학은 지역 주민 모두에게 열린 '평생교육 허브'가 되어야 한다. 일부 지역 대학의 경우, 중장년층과 재직자 맞춤형 단기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주민들이 일터와 삶의 변화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농촌 지역에서는 디지털 농업, 고령층 대상 스마트기기 활용 교육 등이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이는 대학이 교육기관을 넘어 지역사회 역량 강화의 중심지로 자리 잡는 중요한 사례이기도 하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될 성인학습자 수요는 대학의 지속가능성에도 새로운 기반이 된다.
둘째, 지역 산업과 긴밀히 연결된 '산학협력의 내실화'다. 한 제조업 중심 지역에 위치한 대학은 지역 기업과 기자재 공동활용센터를 구축해 학생과 연구자가 고가의 최신 장비를 실습·연구에 활용할 수 있게 했고, 기업은 실질적인 기술 지원을 받으며 생산성을 높였다. 대학의 교육과정도 기업 프로젝트 기반으로 전환되며 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산학협력이 형식적인 협약 체결을 넘어 산업 생태계 자체를 변화시키는 동력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셋째, 지역 특성을 반영한 '늘봄 고도화' 전략도 중요한 과제다. 늘봄 정책이 지향하는 학교·지역·기관의 통합 돌봄과 교육 지원 체계를 대학이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때, 지역의 공교육 생태계는 한층 안정된다. 우리 지역 또한 14개 대학이 '대전형 RISE U-늘봄 협의체'를 구축해 늘봄 강사 양성 및 고도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에게 실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가정의 양육 및 돌봄 부담을 줄이며, 지역 교육의 질까지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넷째, 이제는 해외 유학생 유치를 통한 양적 확대를 넘어 '유학생 지원의 질적 개선'도 지역 대학의 국제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소가 된다. 단순 유치 중심의 전략에서 벗어나, 언어 교육, 생활 적응, 지역 기업 인턴십 및 취·창업 지원까지 연결된 통합적 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일부 지역 대학에서는 유학생종합지원센터를 설립해 통합적 지원체계를 수립하거나 지역 기업과 취업 연계를 통해 졸업 후 정착률을 높이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학생이 지역의 노동력, 문화 다양성,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기여하는 선순환이 가능해지는 순간이다.
끝으로, 대학은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복잡한 현안을 해결하는 '지역문제 해결형 대학'으로 거듭나야 한다. 경제, 문화,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대학은 전문성과 연구력을 갖춘 거의 유일한 기관이다. 대학의 연구 역량을 지역 현장과 연결하고, 지역 주민과 지자체, 기업과 협력해 실험적 해결책을 모색한다면 그 자체가 대학의 경쟁력이 된다. 지역을 연구실로 삼는 리빙랩(Living Lab) 방식은 대학의 지식을 사회적 혁신으로 확장하는 탁월한 모델이다. 이는 지역의 미래와 직결될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 사회적 책임과 실천적 지식을 학습하는 교육적 효과도 동시에 제공한다.
이제 지역 대학의 생존 전략은 더 이상 학생 모집 확대에 머무르지 않는다. 대학이 지역과 연결을 강화하고, 지역 주민과 산업, 정책, 글로벌 인재를 묶는 지역의 대표 지식 플랫폼으로 변화할 때 비로소 새길이 열린다. 지역이 대학의 성장과 발전을 외면하지 않고, 대학 또한 지역과 긴밀한 연계·협력을 통해 지역사회의 핵심 구성원으로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국 지역 속에서 대학이 살아가는 길은 대학 속에서 지역이 살아나는 것이다. 대학이 지역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일 때, 그리고 지역이 대학을 지역 발전의 파트너로 신뢰할 때 비로소 지역과 대학은 서로를 살리는 길을 발견할 수 있다. /정철호 목원대 산학협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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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