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경희대 식품생명공학과 박천석 교수 연구팀이 송준길 가문의 전통 누룩을 대상으로 발효 과정별 미생물과 발효 산물을 분석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구팀 |
경희대 식품생명공학과 박천석 교수 연구팀은 2일 송준길 가문의 전통 누룩을 대상으로 발효 과정별 미생물과 발효 산물을 분석한 결과, 동춘당 누룩에서 모두 17종의 유리아미노산(Free Amino Acid)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의 지원을 받아 우리나라 전통 발효식품의 미생물 지표화와 과학적 표준화 기술 개발을 목표로 수행됐다.
연구팀은 전통 누룩의 과학적 이해를 위해 원료, 분쇄와 가수, 성형, 발효 1단계, 발효 2단계, 완제품 등 모두 6단계로 제조 공정을 구분하고 단계별 이화학적 성분 변화와 미생물 군집 구조를 정밀 분석했다.
분석 결과, 17종의 유미아미노산 중에서도 글루타민(Glutamine) 함량이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발효가 진행되면서 글루타민이 글루탐산(Glutamic acid)으로 전환돼 감칠맛을 높이는 주요 성분이 충분히 형성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이후 국화주 발효 과정에서 풍부한 맛과 향을 부여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 |
| 박천석 교수 |
연구팀은 리조퍼스 아리주스(Rhizopus arrhizus)는 단맛 형성과 알코올 생산 효율 향상에 긍정적 역할을 하는 미생물로, 우리 전통 누룩의 기능적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설명했다.
박천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통 누룩의 과학적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해 한국 전통주 제조의 표준화 기반을 마련하고 품질의 일관성과 국제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통 발효식품의 과학화는 한국 식문화의 세계화를 이끄는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전통 누룩 내 핵심 미생물을 추가 발굴하고, 향후 발효 효율과 풍미를 높이는 균주 응용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동춘당은 조선 효종 때 대사헌과 이조·병조판서를 지낸 송준길(1606~1672) 선생의 별당으로, 은진송씨 동춘당 가문의 가양주(家釀酒: 집에선 담근 술) 국화주는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 제9-나’로 지정된 귀한 전통주다. 현재는 송준길의 14대손 송영진 기능보유자가 누룩 제조와 국화주 빚기를 계승하고 있다.
서울=황명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황명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