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다문화] 매운맛의 가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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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다문화] 매운맛의 가족사진

  • 승인 2026-01-18 12:59
  • 신문게재 2025-02-01 30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매운맛의 가족사진1[당리]
연말이 다가오면서 자연스레 한 해 동안 남겨진 수많은 사진 들이 떠오른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사진은 무엇일까? 우리 가족에게는 주저 없이 '가장 매운맛' 사진이 그 답이었다.

매운맛의 가족사진2[당리]
지난 10월 8일에 우리 가족은 군산의 철길마을에 가게 되었다. 비가 그치고 맑게 갠 하늘 아래 햇살이 철로 위로 부드럽게 쏟아졌다. 구경하던 중, 거대한 마동석 캐리커처 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어깨는 산처럼 넓고, 웃음은 한없이 너그러웠다.

그 옆에는 가게주인이 직접 그린 세 장의 자화상이 있었다. 각각 '순한 맛', '중간 맛', '매운 맛'이라 적혀 있었는데, 미소가 점점 커지고 표정이 점점 과장될수록 매운맛이 단계별로 업그레이드되는 느낌이었다.

매운맛의 가족사진3[당리]
재미있는 그림이 있는 문에 "생각보다 예쁘게, 상처받지 않게 그려드려요."라고 쓰여 있었다. 알고 보니 여기가 안슬기 캐리커처관이었다!

소개글을 자세히 읽어보니, 화가 안슬기님은 2022년 세계 캐리커처 대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1등을 수상하였고 KBS2 방송에도 출연한 적이 있다고 한다. 유머와 실력을 이렇게 절묘하게 섞어내다니, 손님이 많은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안에는 떠들썩한 대가족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중 한 딸은 "10년 전에 강아지와 함께 여기서 그렸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서 오늘 가족 모두랑 다시 왔어요."라고 말했다.

매운맛의 가족사진4[당리]_
더 재미있던 건, 기다리던 한 커플이 화가의 캐리커처를 직접 그려 선물한 것이다. 화가는 그 그림을 받자 아이처럼 환하게 웃었고, 작은 작업실은 금세 웃음으로 가득 찼다. "어떤 스타일로 그려드릴까요?" 화가는 눈웃음을 지으며 우리에게 물었다. 우리 가족 셋은 동시에 외쳤다. "매운맛이요!" 십여 분이 지나자, 화가는 펜을 내려놓으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마음 준비되셨나요?"

캔버스를 살짝 돌리는 순간, 우리 셋은 거의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아빠의 존재감 강한 앞머리, 내 마음대로 뒤엉킨 곱슬머리, 그리고 딸의 '중2병 특유의 무표정한 기운'까지 그는 마치 우리를 오래 관찰한 사람처럼 한 번의 선으로 완벽하게 포착했다. 과장됐지만 정확했고, 우스꽝스럽지만 따뜻했다.

매운맛의 가족사진5[당리]_
문을 나서며 햇살에 비친 '매운맛 가족사진'을 들고 우리는 걸으며 또 웃었다. 여행의 의미란, 어쩌면 이렇게 불현듯 터져 나오는 웃음 한 번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군산 철길마을에서 '매운맛 유머'가 가득한 캐리커처관을 우연히 들렸고, 그 웃음을 2025년에 온전하게 고스란히 그려 넣었다. 여러분의 올해를 담아낸 한 장의 사진은 무엇인가? 2026년 새해에도 가슴에 남겨질 사진들이 가득하길 희망해 본다.
당리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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