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다문화] 한 상으로 이어지는 문화, 인도네시아 나시 뚬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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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다문화] 한 상으로 이어지는 문화, 인도네시아 나시 뚬펭 이야기

  • 승인 2026-02-22 10:49
  • 신문게재 2026-01-04 13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한 상으로 이어지는 문화
노란 쌀밥이 산처럼 높이 쌓이고, 그 주변을 다양한 반찬이 둥글게 둘러싼 음식. 인도네시아의 전통 음식 나시 뚬펭(Nasi Tumpeng)은 단순한 한 끼를 넘어 감사와 연대, 축복의 의미를 담아 함께 나누는 상징적인 식문화다.

뚬펭의 가장 큰 특징인 원뿔 모양의 밥은 인도네시아에서 신성하게 여겨지는 산을 닮아 자연과 신에게 전하는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다. 밥에 사용되는 강황은 노란빛을 내는데, 이 색에는 번영과 행복, 희망의 의미가 담겨 있어 뚬펭 한 상에는 '함께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나시 뚬펭은 개인 접시가 아닌 하나의 큰 상으로 차려진다. 닭고기, 달걀,

볶음 국수, 채소 무침, 삼발 등 다양한 반찬이 원을 이루는 모습은 공동체의 조화와 균형을 상징한다. 보통 가장 연장자나 중요한 인물이 뚬펭의 꼭대기 밥을 잘라 모두에게 나누어 주는데, 이는 존중과 나눔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 있는 의식이다. 함께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는 시간 자체가 공동체를 잇는 중요한 순간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나시 뚬펭은 생일과 결혼식, 개업식, 졸업, 이사 등 인생의 중요한 날에 빠지지 않는다. 함께 모여 먹는 행위는 곧 축하이자 기도가 되고, 가족과 이웃을 하나로 묶는 따뜻한 의식이 된다. 그래서 뚬펭이 차려진 자리에는 자연스럽게 웃음과 이야기, 서로를 향한 축복이 더해진다.

나시 뚬펭은 우리에게 조용히 말한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한국의 밥상 문화처럼 인도네시아의 뚬펭 역시 한 상에 둘러앉아 마음을 나누는 문화다. 서로 다른 재료가 모여 하나의 조화를 이루듯, 사람 또한 함께할 때 더 풍요로워진다. 노란 밥 위에 차곡차곡 쌓인 것은 음식이 아니라 관계와 마음이다.

한 상으로 이어지는 문화, 나시 뚬펭에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는 '함께의 가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수와트 하사나 명예기자(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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