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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석 노무사 |
영조와 정조는 탕평을 공통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방법론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다.
<영조의 탕평>은 붕당대립 완화를 위한 조치로 온건한 인사를 적절히 안배하는 방식으로 추진되었는데 <정조의 탕평>은 세력조정보다 군신의리를 강화하는데 역점을 두고 추진되었다.
영조는 자신의 왕권 강화와 집권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탕평정치 과정에서 보여주었으나, 정조는 개혁정치를 추진하기 위한 탕평정치의 과정에서 정치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정조는 단순히 상대당에서 무조건 몇 명을 기용하는 기계적 탕평이 아니라, 개혁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두고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정파에 치우치지 않고 능력있는 인재라면 계파에 상관없이 등용하여 목표를 달성했다는 점이 <이재명의 실용주의>와 닮았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혜훈 지명은 조건부 지명이 있었으리라 생각하고, 이 때 조건은 '내란 옹호에 대한 명시적 사과'였을 것이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극우 윤어게인과 합리적 보수를 구별하고, 전자를 공론의 장에서 배척한 뒤 후자와의 통합을 도모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즉, 단순히 여야의 기계적 통합이 아니라, 내란세력과 확실히 선을 긋고 합리적 보수세력과의 연대를 추구하는 원칙있는 통합인 것이다.
나아가 입법부인 민주당 대표가 아닌 행정부의 수장으로서 예산관리를 함에 있어 기존의 당내 인사가 아닌 상대당 인사를 수장으로 내세워 예산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정파, 친분에 치우치지 않고 집행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의도에 포함되리라 본다.
자극적으로 말하면 차도살인(남의 칼을 빌려서 사람을 죽인다).
결과적으로 이혜훈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고, 지명은 철회되었다. 그런데 이재명의 실용주의 하에 이루어진 <실체적 탕평인사>는 행사 자체로 큰 의의가 있다.
1.이재명의 자신감 표출
지난 대선때 <민주당은 중도보수>라는 발언의 연장선에서 이번 탕평인사 역시 이재명의 자신감의 방증이라 생각된다.
우리 지지층의 견고함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우클릭은 시도조차 불가능하고, 우리 진영이 아닌 인재를 주요직에 임명한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그의 발언과 행동이 가능했던 것은 그동안 그가 정파에 탑승하여 귀공자로 살아온 것이 아니라 인간 이재명 그 자체로 올라왔고 그 결과로 굳건한 지지세력이 확보되었기에 그의 판단을 존중해주는 지지자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이번 지명 역시 국정운영의 자신감의 표현이다.
2.실용주의 정부의 인재풀 확대
실체적 탕평책을 행함으로써 민주당 내 비주류는 물론 원외인사, 나아가 국힘 등 타당 인사들에게도 현 정부는 능력이 있다면 정파와 상관없이 장관급까지도 등용할 수 있음을 선언해주었다.
특히 이혜훈의 수 많은 귀책사유에도 불구, 청문회까지 기회를 준 대통령의 배려를 우리 모두 확인한 바 점점 소멸되는 TK군소정당 국힘 난파선에서 뛰쳐나올 합리적 보수인사들에게 큰 탈출구를 주었다.
3.윤어게인세력 자중지란
이혜훈의 기자들 앞 공개사과는 매우 상징적의미를 갖는다. 그들의 개화 여부를 떠나서 윤어게인이 공개적으로 과거 행적을 반성하고 사과하고 내란이 내란임을 인정하는 것은, 그 자체로 극우세력을 긁고 그 세력을 축소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 물론 이혜훈 지명 직후 3시간만에 그를 제명시킨 국힘을 보면 고쳐쓸 수도 없는 집단은 맞으나 최소한 그들이 선동하려는 중도보수 일반인들에게는 큰 메시지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나아가 자당에서 3선씩이나 한 의원의 과거에 대해 국민의 힘이 스스로 나서서 탓하고 비난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줌으로써 자중지란에 빠지게 하였다.
4.소통하는 정부 부각
이혜훈 개인의 귀책사유가 붉어진 뒤에도 대통령은 끊임없이 공개석상에서 해당 문제를 언급하며 어려운 사안이고 고심중이라 하였으며, 그럴수록 탁상공론이 아닌 청문회를 통해 민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고 실제로 청문회까지 열고 국민의 판단의 장을 열어주었다. 어느 정부가 이토록 국민의 눈높이를 인사의 가장 큰 잣대로 삼고 투명하게 운영하였는가. 결과적으로 임명하지 않은 것 역시 지명 당시 드러나지 않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자의 귀책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혜훈 개인의 귀책사유는 더 이상 주목할 필요도 없고 주목하고 싶지도 않다. 법적 도의적 책임이 있다면 그가 알아서 지면 될 문제일 뿐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이재명의 실용주의>는 기계적 탕평을 넘어 실체적 탕평을 추구하는 것을 발견했고, 임명 여부를 떠나 지명행위 자체에 큰 의의가 있었다. 그래서 앞으로의 내각 구성이 더욱 기대가 된다.
이용석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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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