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하남시, 불법보다 침묵을 택한 행정

  • 전국
  • 수도권

[기자수첩] 하남시, 불법보다 침묵을 택한 행정

GB 지역 불법 단속 공개, 개인 정보라며 공개 거부 논란

  • 승인 2026-02-03 17:09
  • 수정 2026-02-03 20:41
  • 이인국 기자이인국 기자
f9e6be12-233d-42b2-8aef-8dc0d8f6e038
하남시가 개발제한구역 불법 단속과 관련 하남시의 적극 행정 대응 방식이 도마 위에 올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사안의 본질은 불법 여부가 아니다. 시가 위반 사실을 인지했고, 행정처분까지 내렸는데, 가장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는 개별 민원이나 부서 차원의 소극 대응을 넘어, 공공 행정의 설명 책임과 투명성 원칙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지를 단편으로 보여줘, 이현재 시장의 적극 행정과 괴리를 보여주고 있다.

■ 개발제한구역 장기간 불법 사용

문제가 제기된 제빵소 앞 주차장 부지는 전(田)과 임야로 구성된 개발제한구역이다. 주민 민원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형질변경 허가 없이 수천 평 규모로 장기간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일부는 조경시설까지 조성했다.

이는 개발제한구역법과 국토계획법 체계에서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개발제한구역에서의 형질변경은 엄격히 제한되며, 무단 사용은 원상복구 명령과 이행강제금 부과와 형사 고발 대상이다.

즉, 법리적으로는 비교적 단순한 사안이다. '위반이냐, 아니냐' → '위반이라면 어떤 처분을 했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 '행정처분' 내용은 비공개

건축과에 행정처분 사실관계를 확인했을 당시, 담당 팀장은 해당 위반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행정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여기까지는 정상적인 행정 절차로 보이지만 문제는 그 이후 행정처분이 내려진 시점, 처분의 사유, 처분의 법적 근거이다.

그러나 적발한 지 한 달이 넘었음에도 아무런 설명이 없었고, 재확인 과정에서는 "개인정보"를 이유로 정보 제공이 거부됐다.

이는 행정 정보 공개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논리다. 행정처분의 '사실'과 '근거'는 공적 권한 행사에 해당하는 정보이며, 특정 개인의 주민등록번호나 연락처 같은 개인정보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정보다.

오히려 이러한 정보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상 원칙적으로 공개 대상에 해당한다.

■ 심각한 것은 '태도'… "정보공개 청구하라"

담당 주무관의 대응은 사안을 더욱 키웠다. "정보공개를 청구하든지 알아서 하라"는 취지의 응대는, 행정의 소극성을 넘어 시민과 언론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로 비칠 수밖에 없다.

정보공개 청구는 시민의 권리이고, 설명 책임은 행정의 의무다.

특히 이미 '행정처분을 했다' 밝힌 사안에 대해 최소한의 사실관계조차 설명하지 않는 것은 행정의 자기모순에 가깝다.

■ 왜 숨기는가?… 합리적 의심

여기서 시민이 갖게 되는 의문은 단순하다.

"행정처분을 했다면, 왜 그것을 투명하게 말하지 못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순간, 의혹은 불법 여부가 아니라 행정의 공정성과 일관성으로 번진다.

정말 처분이 내려졌는가? 처분이 형식에 그친 것은 아닌가? 특정 사안에 유독 소극적인 것은 아닌가? 이 같은 의심은 행정이 스스로 만들고 있다.

■ 시장의 관리·감독 작동?

해당 상황을 이현재 시장 비서실에도 전달했다. 비서실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시장의 관리·감독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특히 건축과의 폐쇄적 행정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온 점을 점안 하면, 이번 사안은 우연한 대응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읽힐 여지도 있다.

■ 불법보다 더 심각한 것은 '설명 거부 행정'

행정처분의 적정성은 법으로 판단할 수 있고, 행정에 대한 신뢰는 '설명'으로 판단된다.

하남시는 불법 의혹보다 더 큰 문제에 직면해 있다. 시민과 언론 앞에서 설명을 회피하고 침묵을 택한 행정의 모습 그 자체다.

공공 권한을 위임받은 행정이 스스로 신뢰를 훼손하는 순간, 그 피해는 특정 사안을 넘어 행정 전반으로 확산 된다.

이현재 시장은 이 사안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하고, 행정처분의 기본적인 사실관계, 공개 거부한 이유 원인에 대해 책임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 그것이 행정의 신뢰를 지키는 최소한의 출발점 이다. 하남=이인국 기자 kuk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도마 퀸’ 여서정, 금빛 질주 이어간다.
  2. 부산 영도 아이들이 고른 53곳, 한 장의 지도로
  3. 국군의날 기념행사를 '국민과 함께' 원년되나
  4. 서산해미읍성, 600년 시간의 문 활짝, "서산의 맛과 사람들 한자리에"
  5. 예산장터 삼국축제 10주년…'린' 소주 20만 병에 축제 홍보
  1. 상용화 문턱에서 좌절 '자기부상열차' 역사속으로
  2. [춘하추동] 콜레스테롤은 억울하다?
  3. 건양대목원대 등 충청권4개 대학, AI중심대학 선정
  4. 아산시, 신동 곡교천로 진입도로 개통
  5. 승용차가 지상 개폐기 들이받고 운전자 도주...일대 2시간여 정전

헤드라인 뉴스


"30년 시민혈세 따져보자"…대전시민사회, 수소트램 재검토 촉구

"30년 시민혈세 따져보자"…대전시민사회, 수소트램 재검토 촉구

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급전방식 변경을 고심 중인 가운데, 지역 시민사회가 현행 방식인 '수소트램'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현행 수소트램의 선정 과정과 장기 운영비, 2030년 개통 가능성까지 시에 전면적인 검증을 요구했다.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30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의 세금으로 30년을 감당할 사업이라면 그 결정의 근거도 시민 앞에 놓여야 한다"며 수소트램 선정과 차량계약 과정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를 대전시에 요구했다. 이날 시민사회가 우선 문제로 꼽은 것은 민선 8기..

대전시청 선수들 아시안게임 금 4개 합작 금의환향… 오상욱은 2관왕
대전시청 선수들 아시안게임 금 4개 합작 금의환향… 오상욱은 2관왕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개를 합작한 대전시청 소속 선수들이 금의환향했다. 30일 대전시에 따르면 펜싱 오상욱·박상원·최세빈과 근대5종 이종현이 이번 대회에서 잇따라 메달을 획득했다. 오상욱은 남자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박상원도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오상욱과 함께 정상에 올랐고, 최세빈은 여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근대5종 이종현은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개인전에서도 동메달을 추가했다. 대전시청 소속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금..

초고령화로 농협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세 이상… `기반 흔들`
초고령화로 농협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세 이상… '기반 흔들'

초고령화에 따라 농업협동조합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신규 가입 조합원 역시 40대 미만은 7%대에 불과해 농협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충남 홍성·예산)이 농협중앙회의 조합원 현황을 분석해 30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8월 기준 농협 조합원은 모두 202만 8464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208만 7359명에서 2022년 207만 6055명, 2023년 206만 3765명, 2024년 204만 6229명, 2025년 202만 7481명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

  • ‘대전시는 수소트램 원점 재검토하라’ ‘대전시는 수소트램 원점 재검토하라’

  • 금빛으로 빛난 대전의 영웅들 금빛으로 빛난 대전의 영웅들

  • ‘나이는 숫자일 뿐’ ‘나이는 숫자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