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퇴직금과 노동도둑질

  • 사람들
  • 뉴스

[독자칼럼]퇴직금과 노동도둑질

정부, 행정기관에서라도 도덕적 사업주로서의 모범 보여
11개월 고용 후 재고용 등 악행 근절에 기여해야
이용석 노무사

  • 승인 2026-02-10 15:27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다운로드
이용석 노무사
이재명 대통령은 "민간이 아닌 정부가 퇴직금을 안주려고 11개월씩 고용하고 한달 뒤에 재고용하는게 맞냐며, 정부가 악덕 사업주를 자처해서는 안된다" 고 했다.

대통령 말을 이어받아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일부 공공기관에서 근무기간을 1년에서 하루 모자라게 계약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례를 두고 ‘노동 도둑질’이라고 질타하며 공공기관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이러한 공공기관의 행위는 합법일까? 합법이라면 합당한 행위일까?

먼저 퇴직금제도에 대해 알아보겠다.



퇴직급여보장법 제8조(퇴직금제도의 설정 등)

① 퇴직금제도를 설정하려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

퇴직급여보장법 제4조(퇴직급여제도의 설정)

①사용자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 다만,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근로기준법 하위에 속하던 퇴직금 관련 규정은 퇴직금이 근로자에게 갖는 중요성을 고려하여 별도로 퇴직급여보장법이 마련되어 규정하고 있고, 상기한 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1항, 제4조 제1항 단서에 따르면 법적으로 퇴직금 수급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1)계속 근로기간 1년 이상이어야 하고 2)주 15시간 이상 일해야 한다.

이러한 법적 수급조건을 고려할 때, 대통령이 지적하고 있는 사업장은 1년에 미치지 못하는 11개월 단위로 근로자를 고용한 바, 근소한 차이로 1)퇴직금 수급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퇴직급을 받을 수 없고, 이들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는 것은 법적으로는 흠이 없다. 그러나 합법이라고 하여 합당한 것은 아니다. 퇴직금의 취지를 고려해보면 더욱 그러하다.

대법원은 퇴직금에 대하여 후불임금으로 보고 있다. 판례에 따르면 퇴직금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제공에 대한 임금 일부를 지급하지 않고 축적하였다가 퇴직시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것이라 하여, 퇴직금은 퇴직 시 비로소 발생하는 (후불)임금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후불임금 성격 외에도 사회보장적 급여로서의 성격 내지 공로보상으로서의 성격으로도 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즉, 1년이라는 기간동안 우리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게 법적으로 보장된 퇴직금은 그 자체로 법에서 보장한 근로자의 권리이며, 사측에 대한 공헌의 인정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퇴직금 제도의 존재 의의 및 취지를 고려할 때, 1년에 근소하게 미치지 못하게 근로를 제공한 자가 며칠 차이로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 특히 이를 고의적으로 의도하고 반복하는 사업장이라면 법적 책임은 차치하고 도의적, 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물며 영세 자영업자가 사업장의 사정상 불가피하게 그러한 편법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기관에서 저런 악행을 관행삼아 행하고 있다면 그 책임은 더욱 크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악행을 근절하고 노후생활을 안정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이재명 정부에서는 퇴직연금제도 의무화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행 퇴직금, 연금제도 이원화를 퇴직연금중심으로 전환하고 특히 기존의 1년이 아닌 3개월 이상만 근무해도 퇴직급여 적립 수령이 가능하다. 이는 우리나라도 선진국형 연금 3층구조(3-pillar pension system)로 가는 시작이며 고령사회 속 연금정착을 통한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다만 정부의 이러한 입법에는 공론의 장에서 이야기를 듣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기에, 입법 이전에는 사업주들의 도덕성에 기댈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있다. 최소한 정부, 행정기관에서라도 도덕적 사업주로서의 모범을 보여 11개월 고용 후 재고용 등 악행을 근절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이용석 노무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안전공업 참사 대표 사죄! 참사 원인에 묵묵부답 '왜 불 안끄셨어요'
  2. 안전공업 화재 참사 대표 유족에 공식 사과…막말 논란은 침묵
  3. 대전성모병원, 4월 1일 어깨관절 치료와 재활 건강강좌
  4. 세종시 '엘리트 선수' 라인업 보강… 올해 전력 강화
  5. [대입+] 3월 학평이 보여준 수능 변수… 선택과목 격차와 사탐런 주목
  1. 대전경찰청, 2026 프로야구 개막전 안전사고 대비 나서
  2. [재산공개] 충청권 국립대 총장·병원장, 교육감 재산 증가
  3. [대학가 소식] 서해랑길 1640㎞ 걸으며 기록한 사회복지 현장
  4. 화재 참사 희생자에게 사과하는 안전공업 대표이사와 상무
  5.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4월 1일부터 '여성통합종양병동' 개설

헤드라인 뉴스


“1시 58분에 마지막 통화”… 구조 공백 밝혀지나

“1시 58분에 마지막 통화”… 구조 공백 밝혀지나

국가소방동원령까지 내려졌던 대전 안전공업 화재 당시 일부 희생자가 그 이후에도 한동안 생존해 있었던 정황이 확인되면서, 경찰이 확보에 나선 119 신고기록과 통화내역이 당시 구조 공백을 밝힐 단서가 될지 주목된다. 대전경찰청은 26일 브리핑에서 당시 상황을 복원하기 위해 피해자별 통화내역과 119 신고기록 등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화재 발생 이후 현장 안팎에서 오간 통화와 신고 시점을 대조해 피해자들의 생존 시간과 구조 요청 경위, 대피 상황 등을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유가족 측은 중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희생자..

[재산공개] 이장우 대전시장 29억…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마이너스 3억
[재산공개] 이장우 대전시장 29억…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마이너스 3억

충청권 광역단체장 4명 가운데 김태흠 충남지사를 제외한 이장우 대전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김영환 충북지사 등 3명의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충청권 시도의장 4명 중에는 이양섭 충북도의장이, 대전 5개 구청장 중에는 서철모 서구청장이 가장 재산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는 26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직자 재산현황을 관보를 통해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충청권 4개 시·도지사 가운데서는 이장우 대전시장이 29억 6000만 원으로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했다. 전년보다 9300만 원 늘어난 규모다...

한화 이글스, 28일 대전서 2026 KBO리그 첫 승 노린다
한화 이글스, 28일 대전서 2026 KBO리그 첫 승 노린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2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치른다. 한화는 개막전 선발투수로 외국인 용병 투수 윌켈 에르난데스를 낙점했다. 베네수엘라 출신 에르난데스는 우완 스리쿼터 유형으로 최고 156㎞, 평균 150㎞ 이상의 구속을 자랑한다. 특히 지난 시범경기에서 두 차례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4.50의 기록했다. 다소 아쉬운 성적이지만, 이닝당 출루 허용(WHIP·0.90)과 피안타율(0.167) 등의 세부 지표는 준수하는 평가를 받는다. 키움은 지난 시즌 8승 4패, 평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화재 참사 희생자에게 사과하는 안전공업 대표이사와 상무 화재 참사 희생자에게 사과하는 안전공업 대표이사와 상무

  • ‘골든타임을 사수하라’ ‘골든타임을 사수하라’

  • 서산 석유비축기지 시찰하는 이재명 대통령 서산 석유비축기지 시찰하는 이재명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