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다문화] <일월오봉도>, 500년 이어온 조선 왕조의 철학을 담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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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다문화] <일월오봉도>, 500년 이어온 조선 왕조의 철학을 담은 그림

  • 승인 2026-04-05 13:35
  • 신문게재 2026-01-17 44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한국의 만 원권 지폐는 여러 차례의 디자인 변경을 거쳐 현재 조선 왕실의 권위와 철학을 상징하는 '일월오봉도'를 전면에 담고 있습니다.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의 흥행으로 일월오봉도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국 지폐에 대한 수요와 문화적 관심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조선 고유의 사상이 응축된 일월오봉도는 왕이 우주의 중심임을 나타내는 예술품으로서 오늘날 K-문화의 위상을 드높이는 소중한 자산으로 평가받습니다.

[4-6-2]박진희 기자 사진(ai활용)
오늘날 한국은행에서 발행하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원화 지폐는 4종류다. 천 원권과 만 원권은 2007년에 디자인이 개편되었고, 오천 원권은 1년 앞선 2006년에 현재의 신권으로 개편됐다. 고액권인 오만 원권은 2009년에 발행을 개시했다. 4개의 권종 중 만 원권은 1973년 첫 발행을 시작하여 총 5차례나 디자인 변경이 있어 가장 많이 변했다. 1979년 2세대 변경을 통해 조선시대의 궁전인 '경복궁 근정전(景福宮 勤政殿)'이 경회루(慶會樓)와 무궁화 이미지로 변했다. 1983년 3세대 변경 때는 무궁화 이미지가 제거됐다. 6세대 만 원권의 전면에는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가 추가되고, 후면의 경회루는 혼천의와 천상열차분야지도로 변경됐다.

2025년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가 공개된 바 있다. 조회수 10억 뷰를 찍은 이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국의 만 원권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영화 속 한 장면에서 눈길을 끈 그림이 만 원권에 그려진 <일월오봉도>라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4-6-1] 박진희 기자 사진 (ai활용)
일월오봉도란 하늘에 흰 달과 붉은 해가 좌우로 떠 있고, 그 아래로 다섯 개의 산봉우리가 솟아 있다. 산 아래로는 격랑을 일으키는 파도가 나타나고 화면 좌우로는 무성한 소나무가 짝을 이루며 서 있는 궁중 그림을 말한다. 조선시대에는 오봉도(五峯圖)라 했고, 요즈음은 해와 달의 상징을 강조하여 <일월오봉도> 혹은 <일월오악도>라고 부른다. 이 그림은 왕이 앉은 자리, '어좌(御座)' 뒤나 국왕의 초상화인 '어진(御眞)'을 모신 곳에 설치해서 마치 왕이 우주와 자연의 중심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한다. 또한 일월오봉도는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조선 궁궐에서 왕이 정사를 보던 공간에서만 확인되고 있기에 조선 고유의 문화와 사상을 반영한 그림으로 여겨진다.

일월오봉도의 그림 소재는 자연에서 선별된 것이나 단순한 풍경화는 아니다. 해는 왕 또는 왕의 기운, 달은 왕비 또는 음의 기운을 의미한다. 다섯 봉우리는 나라와 우주의 중심을 표현한 것이며, 소나무는 장수와 염원을, 폭포와 물은 생명과 순환을 의미한다. 오늘날 일월오봉도는 전통 미술을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이며, 500여 년을 이어온 조선 왕조의 철학을 응축한 그림으로 평가된다. 위대한 K-문화의 면면을 한 장의 지폐에서 새삼 확인한다.
박진희 명예기자(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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