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떠오르는 이론이 있다. 바로 치명적인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 29번의 경미한 사고와 300번의 사소한 이상 징후를 무시했다는 하인리히 법칙이다. 최종 건축 도면과 실제 현장이 다른 불법 증축과 무단 구조 변경이 화를 키웠다. 직접적인 원인은 다를 수 있으나, 외형상 아리셀 참사와 여러 측면에서 닮았다. 가연성 환경과 임의 구조물이 겹친 인재(人災)라고 단정하는 이유다.
집진기에 쌓인 먼지, 용접 작업 중 발생한 불티나 기름 찌꺼기 등 최초 발화 원인이 무엇이건 현장의 안전관리 부실이 불쏘시개가 된 셈이다. 근본적인 정책 쇄신 없이는 위험이 누적되고 유사한 대형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가혹한 학습을 끝내려면 행정 사각지대가 없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 부문 산업재해자는 최근 3년간 누적 5354명을 기록한 가운데, 약 75%가 작업 중 사고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도 사고 이후 처벌 중심이라는 한계가 있다. 처벌 위주의 대응으로는 예방 역량과 안전관리 수준을 높이기 힘들다.
참사와 관련해 소방청이 30일부터 3주간 전국 금속가공 등 유사 사업장을 대상으로 긴급 합동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고위험이면서 소규모인 영세 사업장은 적발 위주 대신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바란다. 비용 절감이 안전보다 앞서는 구조를 끊어내야 안전 관리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다. 사소한 징후 단계에서 근원을 찾아 고쳐야 이런 어처구니없는 재난이 반복되지 않는다. 전조 없는 실패는 없으며 초기 예방이 핵심이다. 안전공업 공장 화재의 뼈아픈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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