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 비만 주사제의 불편한 진실

  • 오피니언
  • 독자위원회 & 독자위원 칼럼

[독자권익위원 칼럼] 비만 주사제의 불편한 진실

정진규 충남대병원 공공부원장·의과대학교수

  • 승인 2026-06-04 10:26
  • 신문게재 2026-06-05 18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정진규(신규사진)
정진규 충남대병원 공공부원장·의과대학교수
요즘 SNS를 열면 유명인들의 극적인 변신 영상이 넘쳐난다. '위고비', '마운자로'. 주 1회 주사 한 방으로 몸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솔깃하다. "나도 맞으면 저렇게 될 수 있다"는 기대 심리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오랜 식단 조절과 땀 흘리는 운동 대신, 비용을 지불 하더라도 빠르고 확실한 결과를 원하는 2030 청년층을 중심으로 이 열풍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그러나 임상 현장에서 이 약물들을 직접 마주하는 시각은 조금 다르다. 열풍의 이면에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의학적 사실들이 존재한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처방 대상'이다. 두 약물은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이거나, BMI 27 이상이면서 당뇨·고혈압·이상지질혈증 같은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에만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몇 킬로그램 더 빠져 보이고 싶다는 단순한 미용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권고되지 않는다. 약을 처방받더라도 저칼로리 식이요법과 꾸준한 운동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의학적 기준 없이 외모 관리 목적으로만 접근한다면 불필요한 부작용만 감수하는 셈이 되고 만다.

두 약물의 작용 방식도 다르다.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는 뇌의 시상하부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위 배출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키는 GLP-1 유사체다. 혈당에 따라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을 억제하는 기전도 함께 작동한다.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는 여기에 더해 지방 대사를 개선하고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는 GIP 수용체까지 동시에 자극하는 이중 작용 약물이다. 임상 데이터상 체중 감량 효과는 마운자로 약 20%, 위고비 약 15% 수준으로 마운자로가 다소 앞선다. 그렇다고 마운자로가 무조건 더 좋은 약이라는 뜻은 아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와 동반 질환에 따라 반드시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한 뒤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부작용도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메스꺼움·구토·설사·변비 같은 소화기 증상은 비교적 흔하게 나타난다.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과 탄산음료를 피하고, 설사 시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로 탈수를 예방해야 한다. 변비가 있다면 식이섬유 섭취와 가벼운 산책이 효과적이다. 더 심각한 경우, 등으로 뻗치는 극심한 상복부 통증, 호흡 곤란, 전신 두드러기, 극심한 우울감이 나타난다면 즉시 투여를 중단하고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온라인을 통해 약을 음성적으로 구하거나 용량을 임의로 올리는 행위는 췌장염 등 돌이킬 수 없는 건강 손상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진실 하나. 약을 끊으면 요요 현상이 찾아온다. 이 약물들은 지방뿐만 아니라 근육량도 함께 줄여 기초대사량을 낮추기 때문이다. 근육이 빠지면 약을 끊는 순간 오히려 더 살이 찌기 쉬운 몸으로 바뀐다. 그래서 복용 중에도 주 2~3회 이상의 근력 운동과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특히 대사 능력이 활발한 청년층일수록 지속 가능한 건강 시스템을 약과 함께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핵심이다. 보관도 놓쳐선 안 된다. 2~8℃ 냉장이 원칙이며 직사광선을 피해야 하고, 투여일을 놓쳤더라도 5일(120시간)이 지났다면 그 회차는 건너뛰고 다음 정기 투여일을 기다려야 한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기적의 약'이 아니다. 올바른 의학적 판단 아래, 생활 습관 교정과 함께 사용할 때만 제 가치를 발휘하는 '의학적 도구'일 뿐이다. 정기적인 혈액 검사와 전문의 상담을 빠뜨리지 않고 내 몸의 변화를 꼼꼼히 살피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사 한 방에 기적을 기대하기 전에, 먼저 전문의와 솔직하고 충분한 대화를 나눠보길 권한다. /정진규 충남대병원 공공부원장·의과대학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교육청평생교육원, '전 직원 청렴다짐대회' 개최
  2. 천안직산도서관, 6월 북플렉스 '우리는 꼭 읽어주는 거야' 운영
  3. 천안시청소년복합커뮤니티센터, 대한민국청소년박람회서 성평등가족부장관상 수상
  4. 천안법원, 아산서 천안까지 음주운전 혐의 50대 남성 징역형
  5. 천안시청 김태기 선수, 철인3종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최종 선발
  1. [박현경골프아카데미]레슨 프로들이 말하는 캐디를 내편으로 만드는 방법
  2. [중도일보-세종선관위 공동기획 '지방선거 포커스⑧'] 개표소 설비상황 점검
  3. "내가 총장후보 적임자" KAIST 새 총장 선임절차 '속도'
  4.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 파기환송심서 징역 3년 선고
  5. [프리즘] 견마지로(犬馬之勞)의 현대적 해석과 성과급 문제

헤드라인 뉴스


이제는 `23대 총선` 앞으로… 6·3 지선 충청권력 구도 개편

이제는 '23대 총선' 앞으로… 6·3 지선 충청권력 구도 개편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3일 막을 내리면서 충청 정가의 관심은 23대 국회의원 선거로 옮겨가고 있다. 다음 총선은 시기상조라는 관측도 있으나, 이번 지방선거 성적표를 받아든 여야 각 정당과 출마를 준비하는 인사들은 나름의 분석과 셈법 계산에 들어갔다. 금강벨트의 지방권력과 헤게모니를 쥐기 위한 23대 총선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이번 6·3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지역 정치권 시선은 23대 총선을 향하는 중이다. 물론 이번 지선에서 여야가 전략지인 금강벨트를 놓고 격렬하게 맞붙은 만큼 당분간 소강상태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숏폼영상] 허태정, 4년 만에 대전시장 복귀… 시민 선택 받았다
[숏폼영상] 허태정, 4년 만에 대전시장 복귀… 시민 선택 받았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대전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됐습니다.이날 허태정 선거캠프에는 지지자와 당 관계자, 선거운동원, 취재진 등이 대거 모여 개표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캠프 내부에는 개표 결과를 기다리는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허 후보의 우세가 이어지면서 참석자들의 기대감도 점차 높아졌습니다.당선이 확실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캠프는 순식간에 환호성으로 가득 찼습니다. 지지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서로를 끌어안았고, 곳곳에서 "허태정"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캠프에..

[한화에어로 참사] 세 번의 폭발 사고, 젊은 노동자 희생도 반복됐다
[한화에어로 참사] 세 번의 폭발 사고, 젊은 노동자 희생도 반복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2018년과 2019년에 이어 올해까지 세 차례 폭발 사고가 반복된 가운데, 희생자 상당수가 20대 노동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산 제조 현장의 사망사고가 되풀이되는 동안 그 피해는 생산 현장에 투입된 젊은 노동자들에게 집중됐다. 3일 과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망사고 판결문 등을 종합한 결과, 2018년과 2019년, 2026년 세 차례 폭발 사고로 숨진 근로자 13명 가운데 8명이 20대였다. 전체 사망자의 60%가 넘는다. 여기에 올해 사고에서 전신 화상을 입은 중상자 1명도 20대인 것으로 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지방선거 끝…선거벽보 철거 지방선거 끝…선거벽보 철거

  • 분주한 개표소 분주한 개표소

  •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당선 ‘확실’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당선 ‘확실’

  • 출구조사에 ‘엇갈리는 희비’ 출구조사에 ‘엇갈리는 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