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전문학이 다시 씌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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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전문학이 다시 씌어져야 한다

박수연 충남대학교 교수

  • 승인 2026-07-01 16:58
  • 신문게재 2026-07-02 18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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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연 충남대학교 교수
대전의 문학사가 다시 씌어지고 있다. 6월 26일 대전시립박물관에서는 대전시 문화유산과 주최의 '해방기 대전문학' 심포지움이 있었다. 저간의 대전문학사에서 인지하지 못했거나 의도적으로 외면되었던 사실들이 대거 드러났는데, 해방기 대전 문학의 출발점은 순수문인들 중심이 아니라 진보적 문인들의 작업이라는데 발표자들은 이구동성이었다. 인용된 자료들은 지난 문학사 서술의 과장과 오류를 충분히 증명하고 있었다.

이 주장들이 무시될 수 없는 이유는, 그 논거가 모두 1차 자료라는 사실이다. 과거의 논의는 대전 최초 문예지가 『동백』이라는 주장을 포함해서 2차자료의 재생산이거나, 구전(口傳)에 기댄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1차 자료를 보니 『동백』 이전에 이미 진보 문인들에 의해 공식 출판물이 준비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사실들이 교정되어 정확히 기록되어야만 대전문학사는 제대로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2026년에 문을 연 대흥동의 테미문학관은 이런 오류를 수정해서 새로운 대전문학의 실감을 시민들에게 건네야 한다. 오류를 바로잡는 언어야말로 진정한 문학의 출발인데, 시인 김수영이 이미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열 개」에서 모든 문학은 '수정되어야 할 과오의 언어'라고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은 '오류 정정의 언어'를 모아놓는 장소야말로 바로 '문학관'이 아닐 수 없다. 문학관은 몇몇 문인들만이 사랑방처럼 사용할 장소가 아니라 언어의 역사를 끝없이 고쳐가며 시민들과 대화하고 오류를 수정해서 새 삶을 고민하도록 하는 장소인 것이다. 시가 노래한 '나무'를 고쳐 '바람의 근원'이라고 읽고 '부서지는 햇빛의 손바닥'이라고 쓰는 사람들의 장소가 문학관이다. 끝없이 수정하면서 문학은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지난 26일의 대전문학 심포지움도 그런 수정의 과정이었음이 분명하다. 마침 올해에는 대전문학사의 새로운 증거가 될 『현대』(1947)와 『호서학보』(1949)가 시 문화유산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문학관이 외관만의 새로움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실제 콘텐츠를 고쳐보려는 시도야말로 중요하다. 그동안 문학관이 시민들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한 1차 원인은 지나치게 대전 문인 중심의 자기 소비적 행위에 그쳤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정작 대전의 문인을 잘 모르는 상태다. 시민을 위한 문학관이어야 할텐데 대전 외부에서도 찾아올만한 문학 콘텐츠가 많지 않았다. 이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국립한국문학관과 전시 자료를 공유하는 등의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그래서 김소월, 염상섭, 이상 등의 문학자료가 대전문학관에서 전시될 때, 대전 시민은 굳이 서울로 올라가지 않게 될 것이다.

대전문학의 국제적 역량도 길러야 한다. 이제 여러 행사로 세계적인 도시가 될 대전이다. 대전 시민들이 세계로 나아갈 뿐 아니라 세계인이 대전으로 들어오는 시대가 된다는 뜻이다. 이때 대전의 세계시민이 대전문학만이 아니라 세계문학을 즐기고 공유하는 주인공이 되기 위해 대전문학관을 방문하는 것처럼 뜻깊은 일도 없다. 당장 내년의 유니버시아드 대회 때부터 세계문학축제가 문학관에서 준비되어야 할 이유이다.

이를 위해 문학관이 대전문화재단으로부터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재단을 거치지 않고도 세계와 직접 소통해야만 신속하면서도 창의적이고 실제적인 행동과 결과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독자성이야말로 문학관이 미술, 음악, 연극과 대등하게 만나 복합적인 예술행사를 도모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이때 대전의 문학관이 마침 준비되는 대전시립극단의 언어적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하게 된다. 문학관은 모든 예술이 귀결되는 언어적 상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박수연 충남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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