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대한민국 양자산업의 시간을 앞당길 도시,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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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대한민국 양자산업의 시간을 앞당길 도시, 대전

양승찬 대전시 미래전략산업실장

  • 승인 2026-07-28 16:46
  • 신문게재 2026-07-29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양자기술이 국가 미래를 결정할 핵심 전략기술로 부상한 가운데, 대전은 KAIST와 주요 국책연구기관이 밀집한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양자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최적의 입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대전은 연구개발부터 실증, 투자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지원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세종 및 충남과 협력하는 초광역 클러스터를 통해 기술 경쟁력 확보와 지역 균형 성장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전을 중심으로 한 양자클러스터 지정은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산업화 시기를 앞당기고 국가 기술 주권을 확보하는 가장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전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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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찬 대전시 미래전략산업실장
영화 '앤트맨'에서 양자의 세계는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넘어서는 미지의 영역으로 그려졌다. 물론 이는 영화적 상상이지만, 그 상상의 출발점이 된 양자기술은 이미 현실의 산업으로 들어오고 있다. 인공지능의 한계를 보완하고 신약·신소재 개발을 가속하며, 국방·우주·반도체·금융 등 국가 핵심 산업의 경쟁 구도를 바꿀 전략기술로서 말이다. 세계 각국이 막대한 자본과 인재를 투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직 확실한 승자가 정해지지 않은 지금, 우리가 어디에 역량을 모으고 얼마나 신속하게 산업화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 기술주권이 달라질 수 있다.

국가 양자클러스터 지정은 단순히 어느 지역에 새로운 시설을 하나 더 짓는 문제가 아니다. 연구실에서 축적된 원천기술을 소자와 장비로 만들고, 성능을 검증해 산업현장에 적용하며, 이를 다시 기업 성장과 일자리로 연결하는 국가 실행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따라서 판단의 기준도 지역의 규모나 계획의 화려함이 아니라, 기존 역량의 집적도와 산업화 가능성, 그리고 얼마나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가에 두어야 한다.

그 기준에서 대전은 이미 준비된 도시다. KAIST를 비롯해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 국가 양자연구를 이끄는 핵심 기관이 지근 거리에 모여 있다. 초전도·이온트랩·중성원자·광자 등 다양한 방식의 양자컴퓨팅 연구역량도 함께 갖추고 있어 서로 다른 기술이 경쟁하고 융합하는 양자산업의 특성상 이러한 다층적 연구 기반은 대전만의 중요한 경쟁력이다.

산업화를 뒷받침할 기반도 구체화되고 있다. 양자소자 제작과 공정개발을 지원하는 개방형 양자팹, 양자컴퓨터와 슈퍼컴퓨터를 연계하는 HPC-QC 인프라를 구축중이며, 양자기술의 성능을 시험·검증하는 테스트베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KAIST 양자대학원이 본격 운영중이다. 여기에 대전투자금융의 기업지원·투자 기능을 연결하면 연구개발에서 제작, 검증, 실증, 사업화, 투자로 이어지는 전주기 생태계를 구현할 수 있다. 대전은 이미 축적된 국가 자산을 연결해 곧바로 작동시킬 수 있는 도시다.

대전의 진정한 경쟁력은 풍부한 연구역량을 지역 산업의 성장으로 연결하고, 그 성과를 충청권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대전은 반도체·바이오·국방·우주 등 지역 주력산업에 양자기술을 접목해 실증과 사업화를 선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양자기업을 육성하고 새로운 지역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대전에서 축적한 기술사업화 경험과 기업지원 역량은 세종과 충남으로 이어진다. 세종은 공공행정 분야의 도시형 실증을 담당하고, 충남은 제조·양산 실증을 뒷받침할 수 있다. 대전에서 연구개발과 지역산업 적용을 통해 검증한 기술과 사업화 모델을 세종과 충남으로 확산하고, 그 성과가 다시 대전으로 환류되는 선순환 구조다.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아 더 큰 이익을 만든다는 '집사광익(集思廣益)'의 정신은 대전·세종·충남이 지향하는 초광역 양자클러스터의 가치와 맞닿아 있다. 각자의 강점을 나누고 연결함으로써, 단일 도시가 감당하기 어려운 사업화의 전 과정을 완성하는 것이다. 이는 국가 투자의 중복을 줄이는 실질적인 협력 모델이다.

대전에 양자클러스터를 지정하는 것은 새로운 기반을 처음부터 만드는 선택이 아니라, 국민의 투자로 축적해 온 연구기관과 인프라의 활용도를 높이는 선택이다. 준비기간과 시행착오를 줄이고 산업화 시점을 앞당긴다는 점에서도 국가적으로 효율적인 접근이다.

양자산업의 골든타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가능성을 나열하는 계획이 아니라 기술과 인재, 시설과 기업, 연구와 시장을 실제로 연결할 수 있는 실행력이다. 과학도시 대전을 중심으로 세종과 충남을 잇는 초광역 양자클러스터는 기술 경쟁력과 균형성장을 동시에 달성하는 현실적인 국가 전략이다. 대한민국 양자산업의 시간을 앞당길 최적의 출발점, 그곳이 바로 대전이다.
양승찬 대전시 미래전략산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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