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전·충남 행정통합, 속도보다 내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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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전·충남 행정통합, 속도보다 내실이다

  • 승인 2026-08-03 16:35
  • 신문게재 2026-08-04 19면
대구·경북 행정통합 불씨가 대전·충남보다 먼저 되살아나고 있다. 추경호 대구시장이 3일 답보 상태인 신공항 건설 해법으로 행정통합을 내세우고 정면 돌파 의지를 천명했다. 박수현 충남지사도 이날 실국원장회의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민선 9기 핵심 과제로 꼽으며 대구·경북과의 연대 구상도 제시했다.

연대는 가능하나 출발선과 종착점이 같지 않은 것이 지역 간 통합이다. 5극3특 전략과 맞물린 행정통합의 신호탄은 지난해 대전·충남에서 가장 먼저 쏘아 올렸다. 그러고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선수를 놓쳤다. 충청권이 전국 최초를 자랑하는 광역연합과도 경로와 방식, 대응 체계를 달리한다. 세종과 충남까지 포함하는 통합이 아니라면 박 지사가 언급한 '투트랙' 접근 방식이 옳은 이유다. 초광역 협력 관계를 다지는 것과 통합은 추진 동력부터 사실상 별개라고 봐야 한다.

세종과 충북이 대전과 충남의 행정통합에 이견을 보이며 발을 뺀 민선 8기의 경험칙이 있다. 대구·경북은 행정통합보다 낮은 단계의 광역연합은 성사시키지 못했다. '오직 통합'이 아닌 통합 이후도 생각해야 한다. 지역 내 격차 조정을 위한 산업 재배치 등 더 많은 과제가 기다린다. 자치권 특례 범위와 재정 지원 규모의 이견도 확실히 풀어 가야 한다. 주민투표 등 의견 수렴을 덮어둔 채 의지 하나로 시작한다면 논란부터 재점화될 수 있다. 어느 단계에서든 불거질 지역 간 이해 충돌과 소모적인 정쟁화도 넘어야 할 고비다.

법사위에 계류 중인 통합 특별법안을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대구·경북과 보폭을 나란히 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허태정 대전시장과 박 지사의 뚜렷한 공통점은 통합의 원칙에 공감한다는 점이다. 그것만 믿고 구체적인 비전 제시나 잘 짜인 설계도 없이 밀어붙이다가는 이전처럼 정치·사회적 갈등만 키울 수 있다. 속도보다는 내실이다. 시·도지사와 지역 국회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행정통합 연석회의가 그래서 필요하다. 행정통합 추진협의체 구성을 위한 대전과 충남의 실무 협의는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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