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10월에 시작하는 시니어 근력 저축법

  • 오피니언
  • 목요광장

[목요광장] 10월에 시작하는 시니어 근력 저축법

오선정교수/배재대 평생교육융합학부 시니어운동처방전공

  • 승인 2026-09-30 10:05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KakaoTalk_20260930_085203654
오선정교수/배재대 평생교육융합학부 시니어운동처방전공
"예전에는 이 정도 계단쯤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올해 일흔두 살인 김 씨는 얼마 전 동네 마트에 다녀오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평소에는 가볍게 올라가던 계단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췄지요. 숨이 조금 차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다리에 힘이 빠진 듯한 느낌이 낯설기까지 했습니다. 그날 저녁에는 식탁에서 일어나다가 의자를 한 번 짚었습니다. 크게 힘들지는 않았어도 김 씨에게는 묘하게 마음에 걸리는 일이었습니다. "내가 벌써 이렇게 됐나?"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변화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습니다. 그냥 계단을 오르는 속도가 조금 느려지고, 장을 보고 돌아온 뒤 다리가 예전보다 쉽게 피곤하게 느껴집니다. 의자에서 일어날 때 손으로 짚는 횟수가 늘어나기도 하는 듯 아주 작은 변화들이 쌓이면서 어느 순간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10월 2일은 '노인의 날'입니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하고 독립적인 생활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의 문제이며 그런 의미에서 근육은 시니어에 특별한 자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걷고, 계단을 오르고, 장바구니를 들고, 화장실에 가고, 의자에서 일어나는 일. 모두 근육이 있어야 가능한 일상입니다. 젊을 때는 이런 동작이 너무 자연스러워 근육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하면서 보행이나 균형 능력이 떨어지고 낙상 위험이 커지면 결국 혼자 생활하는 능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니어에게 근육은 단순히 '힘을 내는 조직'이 아닌, 내가 원하는 곳까지 내 발로 가고, 내 힘으로 일상을 살아내기 위한 생활 자산이 되는 셈입니다.

마침, 김 씨 주변에는 늦깎이 대학 생활을 도전한 친구가 있습니다. 파크골프 동호회에서 만난 지인의 권유로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위해 그동안 놓았던 배움의 끈을 다시 이어가고 있다며 얼마 전, 모임에 나와 학교에서 배운 근력 운동법도 알려주면서 비싼 운동센터부터 덥석 등록하기보다 집에서 의자만 있어도 가능한 운동법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일상생활에서 많이 하는 동작이지만 자세를 바로 해 천천히 앉았다가 다시 일어나는 '의자 앉았다 일어나기'를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의자나 벽을 가볍게 잡고 발뒤꿈치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가 내리는 '까치발 들기'는 종아리 근육을 자극하면서 균형을 잡는 연습에도 도움이 되며 밖에 나갈 때는 걷기에 작은 움직임을 더해서 평소처럼 걷되 체력에 무리가 없다면 낮은 계단을 천천히 오르거나, 공원 벤치에 앉았다가 일어나는 동작을 몇 차례씩이라도 해보는 것이 다름 아닌 나 자신을 위한 근력 운동의 첫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운동만으로 근육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김 씨는 운동을 시작하면서 아침 식탁에도 변화를 주었습니다. 예전에는 밥과 김치, 국 정도로 간단하게 먹었다면 이제는 달걀이나 두부, 우유·요거트 등의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 영양소를 꼭 챙기려고 합니다. 근육을 유지하고 회복하려면 양질의 수분과 단백질, 탄수화물을 비롯한 충분한 영양 섭취가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달걀, 생선, 두부와 콩, 살코기, 유제품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매 끼니에 적절히 포함하는 것이 좋으며 한 끼에 단백질을 몰아서 먹기보다는 하루 식사에 나누어 섭취하는 방법이 더욱 좋습니다. 건강의 가장 기본은 어디까지나 균형 잡힌 식사이며 신장질환 등 특정 질환이 있거나 영양 관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의료진이나 영양 전문가와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섭취량을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근육 저축은 은행에 붓는 적금과 같아서 처음부터 큰 목돈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시작부터 강도 높은 운동을 할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무리한 운동은 쉽게 지치게 하고, 운동을 중단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언젠가 해야지'가 아니라 오늘 한 번이라도 시작하는 것이지요. 부담 없이 하루 10분 정도의 가벼운 근력 운동으로 시작해 오늘은 의자에서 다섯 번 일어나고, 내일은 집 앞을 10분 걷는 것도 좋으며 운동을 하지 않는 날에는 가벼운 걷기나 스트레칭으로 몸을 움직이는 습관을 이어가면 됩니다. 물론 모든 운동이 누구에게나 같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관절이나 심혈관 질환 등으로 치료를 받고 있거나 통증이 있다면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운동 방법과 강도를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며 운동 중 어지럼증, 가슴 통증, 심한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면 즉시 운동을 중단해야 합니다.

독자 여러분도 김 씨처럼, 10월 2일 노인의 날을 맞아 근력 건강을 위한 적금 하나를 들면 어떨까요? 오늘 의자에서 몇 번 더 일어나고, 평소보다 조금 더 걷고, 한 끼에 단백질 식품 하나를 챙기는 것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100세 시대의 진짜 자산은 결코 통장 속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내가 원하는 곳까지 걸어갈 수 있는 다리, 의자에서 혼자 일어서는 힘,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잡을 수 있는 몸이 역시 나이 들어갈수록 가치가 커지는 소중한 자산이겠지요? 오늘의 작은 움직임이 내일의 독립적인 일상을 지키는 든든한 자산이 될 수 있으며 이번 10월 내 몸에 투자할 '근육 저축'을 위해 여러분을 위한 쉽고 간단한 낙상 예방 기초 근력 운동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자세한 방법은 QR 코드를 참조하시고, 모든 동작은 본인에게 맞게 합니다.

오선정교수 /배재대 평생교육융합학부 시니어운동처방전공

image01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2. 부산 영도 아이들이 고른 53곳, 한 장의 지도로
  3. 대전시 트램 공사에 버스전용차로 축소 대책마련 시급
  4. 전기연 원장에 강상희교수·원자력연 원장에 정우식 교수 선임
  5. 제8대 세종경찰청장에 김보준 안보수사심의관 임명... 경찰청 경무관 인사 단행
  1. 서산해미읍성, 600년 시간의 문 활짝, "서산의 맛과 사람들 한자리에"
  2. 국군의날 기념행사를 '국민과 함께' 원년되나
  3. ‘도마 퀸’ 여서정, 금빛 질주 이어간다.
  4. 대전 옛 대덕경찰서에 ‘육군 AX 거점’ 10월 문 연다
  5. 예산장터 삼국축제 10주년…'린' 소주 20만 병에 축제 홍보

헤드라인 뉴스


[르포] "이게 선사시대 움집?"…둔산선사유적지 곳곳 `허술한 보존`

[르포] "이게 선사시대 움집?"…둔산선사유적지 곳곳 '허술한 보존'

29일 대전 서구 월평동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둔산선사유적지. 따스한 가을 햇살 아래 시민들은 산책을 하거나 벤치에 앉아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면 여느 도심 공원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이다. 하지만 유적지를 들여다보니 곳곳에서 어색한 장면이 눈에 띄었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청동기시대 집터를 재현한 움집 세 채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자 선사시대 움집 재현은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움집 외벽은 짚이나 갈대로 덮여 있었지만, 지붕에는 인조 볏짚 형태의 합성소재가 덧씌워져 있었고 군데군데 파란..

상용화 문턱에서 좌절 `자기부상열차` 역사속으로
상용화 문턱에서 좌절 '자기부상열차' 역사속으로

대전의 대덕연구단지가 낳은 중요 연구성과물인 자기부상열차가 상용화의 문턱 앞에서 번번이 좌절을 겪으며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한때 대전 도시철도 2호선의 차종으로 선정되었고, 국립중앙과학관부터 엑스포과학공원까지 시민들이 직접 탑승하며 과학도시를 체험하는 연구성과물이었으나, 지금은 씁쓸한 뒷모습만 남았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지난 8월부터 본원에 남아 있는 자기부상열차 시험노선을 철거하고 있다. 연구원 내 1.3㎞ 구간에 걸쳐 높이 5m 고가에 상판을 얹어 레일을 깔아 1997년부터 자기부상열차의 기술을 연구하고 실증하는 핵심 기반시..

`국립청주해양과학관` 미리 가보니, "기대 이상 콘텐츠"… 새 명소 노크
'국립청주해양과학관' 미리 가보니, "기대 이상 콘텐츠"… 새 명소 노크

전국 최초의 내륙권 국립해양과학관이 29일 청주시 청원구에 문을 열면서, 새로운 명소 탄생을 노크하고 있다. 이날 중도일보 기자가 개관 현장을 가본 결과, 머릿 속으로 그린 것 이상의 그림이 그려졌다. 이날 함께한 다수의 인사들과 방문객들도 같은 반응을 보였고, 이후 가족들과 재방문을 예고했다. 충북 청주시 청원구에 위치한 국립청주해양과학관은 2011년부터 장기간 정부의 예비타당성 검토를 거쳐 2019년 본궤도에 올랐고, 그동안 총사업비 983억 원 투입으로 이날 개관했다. 시설은 연면적 1만 4980 ㎡에 지하 1층~지상 3층 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나이는 숫자일 뿐’ ‘나이는 숫자일 뿐’

  • ‘개점휴업 언제까지’…구민들 의회 정상화 촉구 ‘개점휴업 언제까지’…구민들 의회 정상화 촉구

  •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 ‘다시, 집으로’ ‘다시,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