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해경 경비정서 상하급자 충돌…무너진 공직기강, 지휘라인은 책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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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산해경 경비정서 상하급자 충돌…무너진 공직기강, 지휘라인은 책임 없나

경감 기관장에게 경위 차석 기관사 대들었다는 의혹…부산해경 내부 감찰 진행
감찰 담당 간부 성비위 의혹에 형사반장 성범죄 수사까지…해경청장 직접 나서야

  • 승인 2026-11-02 08:54
  • 정진헌 기자정진헌 기자
부산해양경찰서
부산해양경찰서 전경.(사진=정진헌 기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해양경찰 조직 내부에서 상하급자 간 충돌 사건이 발생해 공직기강 논란에 또한번 휩싸이고 있다. 부산해양경찰서 소속 100톤급 경비정에서 기관부서 책임자인 경감과 차석 기관사인 경위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급자가 상급자인 기관장에게 신체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는 행동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부산해경의 조직 관리와 지휘·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부산해경 소속 100톤급 경비정 안에서 발생했다. 해당 경비정에는 승조원 1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사건 당시에는 부두에 정박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충돌 당사자는 기관부서 책임자인 경감 계급의 기관장과 같은 부서에서 차석 기관사로 근무하는 경위다.

이 경비정을 통솔하고 책임을 안고 있는 지휘관인 정장에 따르면 당시 하급자인 경위가 기관장에게 "얼굴과 머리를 박치기 하듯 들이밀며 달라 들었다"라고 밝혔다. 당시 상황은 실제 신체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수준까지 진행됐다는 것이 관련 취재 내용이다.

해당 경비정장도 사건 발생 이후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으며, 하급자인 경위가 기관장에게 "달려들고 대들은 행동을 한 것은 사실이다"며 경찰관 상하급자 간의 충돌(폭력) 사실이 있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경비정장이 현장을 직접 목격한 것은 아니며, 사건 발생 후 보고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부산해경 내부에서는 해당 사건과 관련한 감찰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단순히 기관장과 차석 기관사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해상 치안과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경비정 내부에서 상하급자 간 갈등이 물리적 충돌 직전까지 이어졌다는 점, 그리고 사건 이후 지휘체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가 핵심이다.

경비정은 일반 사무실과 다르다. 제한된 공간에서 승조원들이 함께 근무하며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한 조직이다. 특히 기관부서는 선박의 안전 운항과 직결되는 업무를 담당한다. 이런 공간에서 기관장과 기관부원 사이의 지휘·협조 관계가 흔들린다면 근무 분위기뿐 아니라 안전한 임무 수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 사건 이후 경비정장의 대응은 적절했는가

경비정장은 사건을 사후 보고받은 것으로 파악된 만큼, 언제 보고를 받았고 이후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가 중요하다. 당사자 간 추가 충돌을 막기 위한 조치가 있었는지, 관련 내용을 상급 지휘부에 보고했는지, 내부적으로 어떤 후속 조치를 진행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경비정장이 사건을 직접 목격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현장 지휘 책임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후 보고를 받은 이후의 대응과 보고 체계가 적절했는지는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부산해경 상급 지휘라인의 책임이다. 사건을 언제 인지했으며, 어떤 경로로 보고받았는가. 감찰조사는 당사자들의 행동만 살펴보고 있는가, 아니면 경비정장과 상급 지휘관의 관리·감독 및 사후 대응까지 포함하고 있는가.

조직 내부의 갈등이 발생했을 때 당사자들의 잘잘못만 따지고 지휘라인의 역할과 책임을 살피지 않는다면 공직기강 확립은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특히 함정이라는 특수한 근무 환경에서 발생한 사건인 만큼, 지휘체계와 보고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하급자가 상급자인 기관장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면 이른바 '하극상' 논란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당시 업무적인내용과 갈등이 발생한 배경, 구체적인 신체 접촉 여부 등은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 직급만으로 어느 한쪽의 책임을 미리 단정해서는 안 된다.

◆ 경찰관 상하 충돌에 성비위·성범죄 수사까지…부산해경 기강 논란 확산

문제는 이번 사건이 부산해경의 공직기강 논란 가운데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부산해경에서는 감찰 업무를 담당하는 간부의 성비위 의혹과 관련해 조사 문제가 불거지면서 조직 내부의 관리·감독 체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현직 형사반장이 성범죄 혐의로 고소돼 부산 해운대경찰서의 수사로 이어진 사안까지 알려지면서 부산해경을 둘러싼 조직 기강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물론 각각의 사안은 발생 경위와 사실관계가 다르며, 관련자들의 혐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수사와 감찰 결과에 따라 책임 소재를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국민의 안전과 법질서를 지켜야 할 해양경찰 내부에서 경비정 내 갈등과 간부들의 성비위 의혹, 성범죄 수사 문제가 연이어 불거지는 상황 자체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특히 감찰 업무를 담당하는 간부에게까지 성비위 의혹이 제기됐다면 조직 내부의 자체 감찰 기능과 공직윤리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내부 비위와 조직 기강을 감시해야 할 부서마저 논란의 대상이 된다면 누가 누구를 감찰하고 조직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형사 수사를 담당하는 현직 간부를 둘러싼 성범죄 수사까지 진행되고 있다면 조직 차원의 책임 있는 설명과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 혐의의 유무죄를 떠나 해양경찰의 수사 공정성과 조직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수사와 감찰은 외부의 의심이 남지 않도록 엄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

◆ 부산해경 내부 문제 넘어 해경청장의 책임 있는 조치 필요

이제는 부산해경 내부의 개별 사건을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조직 전체의 지휘·감독 체계를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경비정에서 발생한 상하급자 충돌은 현장 근무 기강과 지휘체계의 문제를 드러냈다. 감찰 담당 간부의 성비위 의혹과 형사반장의 성범죄 수사 문제는 조직의 공직윤리와 자체 통제 기능에 대한 의문을 키우고 있다.

그렇다면 부산해경을 지휘하는 책임자와 해양경찰청은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각 사건의 조사와 감찰을 개별 부서에 맡겨두는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있는가. 사건 발생 이후 보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지휘관들이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고 예방할 수는 없었는지, 내부 감찰과 인사 관리에는 허점이 없었는지 답해야 한다.

◆부산해경은 이번 경비정 사건을 단순한 직원 간 다툼으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당사자들의 행위에 대한 감찰은 물론 사건 발생 전 갈등 징후가 있었는지, 경비정장이 사후 보고를 받은 뒤 어떤 조치를 했는지, 상급 지휘부에 보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까지 조사해야 한다. 아울러 별도로 제기된 성비위 의혹과 성범죄 수사 사안에 대해서도 조사 결과와 조직 차원의 조치를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경비정은 특정 직원들의 개인적인 근무 공간이 아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국가의 공적 자산이다. 그 안에서 상하급자 간 충돌이 발생했다면 개인의 일탈 여부뿐 아니라 조직 전체의 관리 능력도 함께 평가받아야 한다.

◆당사자 몇 명에 대한 조사와 징계만으로 사건을 마무리하고 지휘라인의 책임을 외면한다면 공직기강은 바로 설 수 없다.

부산해경과 해양경찰청은 이번 사건들의 발생 경위와 감찰 범위, 사후 보고 및 지휘·감독 체계의 문제 여부를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특히 해양경찰청장은 부산해경에서 반복적으로 불거지는 조직 기강 논란을 더 이상 일선 조직의 개별 문제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언제, 어디서, 또 어떤 내부 문제가 불거질지 모른다는 불신이 확산되는 상황이라면 조직의 신뢰는 이미 심각한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이제는 해양경찰청장이 직접 나서 부산해경의 공직기강과 지휘·감독 체계를 어떻게 바로 세울 것인지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부산=정진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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