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는 아침부터 웃음이 터졌다.
지난 주말 종영한 tvN 드라마 '더케이투(The K2)'에서 악역 최성원을 연기한 이정진(38)은 "뉴스에 나쁜 사람이 하도 많이 나오니, 제 주변에서는 최성원더러 욕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면서 웃음을 지었다.
최성원은 유력 대권 주자 아내이자 JB그룹 맏딸인 최유진(송윤아)의 이복동생으로 등장했다. 그의 부와 권력에 대한 집착은 무서운 야심가인 누나마저 결국 쓰러뜨렸다.
이정진은 6년 전 KBS 2TV 드라마 '도망자 플랜비(Plan.B)'로 만난 곽정환 PD에게서 '더케이투' 출연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 분량도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특별 출연 역할이었음에도, 시청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셈이다.
"시놉시스에도 (최성원 역은) 물음표로 나와 있고, 실제로 4회까지는 딱 한 장면 나왔어요. (웃음) 곽 PD에게 '잠깐 나와도 재미있게만 써주세요'라고 부탁했었는데 후반부에서는 제가 모든 악의 축이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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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이정진 |
이정진은 최성원 캐릭터를 불행한 재벌가 서자로 해석하지 않았다.
"10대 기업의 이복 아들이라고 해서 과연 힘들까요? 최성원은 진정한 금수저에요. 자기가 실수했다고 생각하는 것도 없고, 모든 것을 자기 것으로 생각하는 인물이죠. 엄청난 일이 터져도 죄책감을 느끼거나 하는 일 없이, '뭐가 잘못됐는데?'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그래야 시청자에게 재미를 줄 거로 생각했어요."
이정진은 최성원의 이런 점이 잘 드러나도록 외양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조성하와 지창욱 등 대부분 다른 남자 배우가 점잖은 검정 정장 차림을 유지한 것과 달리, 그는 장례식장 장면에서도 줄무늬에 원 버튼, 푸른 계열의 튀는 정장을 입는 식이었다.
이정진은 시청자들의 호평에 대해 "인터넷 댓글을 봤는데 그래도 (연기로) 욕을 하거나 그만할 때가 됐다거나 이런 이야기는 안 한다 싶었다"면서 조금은 뿌듯함을 드러냈다.
"그동안 회장님 아들 아니면 깡패로만 등장했다"고 하소연한 이정진은 회사원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10년 전 수애와 함께 출연했던 MBC TV '9회말 2아웃' 같은 로맨틱 코미디도 욕심난다면서 "지금 하면 더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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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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