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톡] 고야의 유령(Goya's Gho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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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톡] 고야의 유령(Goya's Ghosts)

도완석교수의 행복한 영화이야기-11.

  • 승인 2017-03-31 00:02
  • 도완석 평론가도완석 평론가


2006년도에 스페인과 미국영화사가 공동으로 제작하여 세계역사의 한 시대를 영상화하여 만든 영화 “고야의 유령”은 역시 세기의 거장 밀로스포만 감독이 야심차게 만든 명화이다. 여기에 나탈리 포트만과 하비에르 바르템이라는 아카데미 오스카상을 수상한 자국의 국민배우들이 출연하여 명품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밀로스 포만감독은 체코 뉴웨이브(Czech New Wave)를 이끌었고 이어 미국으로 이주하여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아마데우스>로 아카데미 작품상 및 감독상을 휩쓴 작가주의 감독이다. 또한 <래리 플린트> <탈의> <맨 온 더 문> 같은 논쟁적인 영화를 연출하여 깐느영화제와 아카데미영화상을 모두 석권하였다.

그리고 나탈리 포트만은 이스라엘 국적을 가지고 헐리우드에서 최고의 줏가를 올리고 있는 하버드대 심리학과 출신의 수재로서 여자 폴 뉴먼이라고 불리울 만큼 아카데미오스카, 깐느영화제, 영국아카데미, 베니스영화제 등 유수의 세계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관록을 지니고 있는 여배우이다.

아마도 우리에게는 <토르/제인 포스터 역><레옹/마틸다 역><스타워즈:에피소드1/아미달라 여왕 역>그리고 <블랙스완/니나 역>등으로 잘 알려져 있는 배우이다. 그녀는 배우뿐만 아니라 감독, 각본, 등 하버드대 출신답게 전천후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고 있다.

또한 나탈리 포트만과 함께 영화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남자 주인공 하비에르 바르템은 스페인의 국민배우로서 그 역시 아카데미오스카, 깐느영화제, 영국아카데미, 베니스영화제, 전미비평가협회 등으로부터 남우주연상을 석권한 배우이다.

그런가 하면 이들에 비해 본 영화에서 큰 비중을 갖지는 못했지만 스페인의 국민화가 고야역으로 나온 배우 스텔란 스카스가드 역시도 같은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고 영화뮤지컬 <맘마미아>라든가 <어벤져스><천사의 분노><밀레니엄><멜랑콜리아> 등에서 주인공으로 나온 우리에게 매우 낯익은 유명배우이다.


이 영화 “고야의 유령”은 18세기 스페인의 왕위계승전쟁 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천재화가 고야의 작품탄생과 모델을 중심으로 엮어지는 이야기인데 그 줄거리는 대략 다음과 같다.

궁중화가 고야의 아름다운 모델이자 영원한 뮤즈 이네스는 부당한 누명을 쓰고 종교재판소에 갇히게 된다. 부유한 상인 이네스의 아버지인 토마스는 딸을 구하기 위해 성당 재건 비용 기부 등 백방으로 노력을 다하면서 이를 구실로 고야와 로렌조 신부를 집에 초대한다.

그리고 로렌조 신부를 통해 이네스가 부당한 심문에 자백한 사실을 듣게 되고, 토마스는 어이없는 강변을 늘어놓는 로렌조를 심문한다. 로렌조에게 종교재판소를 모독하는 강제 고백의 고해문서를 받아낸 그는 심문의 고통은 이성을 마비시키고 허위고백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 했다.

이즈음 옥에 갇힌 이네스를 찾아간 로렌조는 갑작스레 안개가 낀 듯 모호하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자신의 욕망을 느끼고 아름다운 이네스를 겁탈한다. 토마스는 로렌조의 고해문서를 왕에게 보고한다. 이에 종교재판소는 로렌조의 지위를 박탈, 스페인에서 추방한다.

세월은 20여 년이 훌쩍 지나 프랑스 혁명으로 스페인은 격동의 시대를 맞는다. 나폴레옹의 점령이 시작되기 직전 고야는 청력을 완전히 상실하고 정신은 황폐화 되지만 눈으로 보이는 너머의 것을 그리기 시작한다.


한편 스페인으로부터 추방을 당했던 로렌조는 나폴레옹 정권의 핵심 간부가 되어 스페인으로 돌아오게 되고 종교가 아닌 이성과 혁명을 통해 세상을 구원하겠다는 야망을 품는다. 로렌조는 종교재판소를 기소하고 갇힌 사람들에게 자유를 베푼다. 이로인해 이네스 역시 감옥에서 나오게되지만 가혹한 고문과 기나긴 옥중 세월은 고야의 뮤즈 이네스의 아름다움과 생기를 앗아갔다. 격동의 시대 속에서 가족을 비롯해 모든 것을 잃은 그녀에게 의지할 사람은 힘없고 늙은 고야뿐이었다.

또 한가지 놀라운 충격적인 사실은 이네스가 감옥에 있는 동안 딸을 낳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알리시아라고 부르던 그 딸은 아기 때 수녀원으로 옮겨져 딸의 소식은 알 길이 없다. 이에 고야는 이네스의 아름다움을 되찾아 주기 위해서 그녀의 딸 알리시아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사실 알리시야는 수녀원의 억눌린 환경을 벗어나기 위해 소녀시절에 도망을 했고 당시 부패한 사회 생활 속에서 그 어린소녀가 할 수 있는 생존방법이란 몸을 파는 거리의 여인이 되는 것 밖에 없어 알리시아는 이 후 거리의 여자가 되었던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알리시아를 만나게된 고야는 그녀의 얼굴에서 이네스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그녀가 이네스와 로렌조의 딸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고야는 로렌조에게 이 모든 사실을 고한다. 이 후 로렌조는 알리시야가 자신의 정치적 야망에 방해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그 딸의 존재를 없애기 위해 마드리드의 모든 창녀들을 구금하여 해외로 추방명령과 함께 마드리드를 떠나게 한다. 그 창녀들과 함께 마드리드를 떠나는 알리시아.

한편 고야는 이네스의 비참한 운명에 대한 일말의 책임을 느끼고 이네스와 알리시아 두 모녀를 만나게 해주려고 노력하며 자신의 생활 전체를 바친다. 그러나 고야의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네스와 그녀의 딸 알리시아는 결국 해후하지 못한다. 이로서 스페인의 왕조전쟁은 계속되고 나폴레옹의 시대 또한 사라지면서 로렌조의 운명은 다시 바뀌게 된다.

이러한 사회구조 속에서 세계적인 명화를 유작으로 남겨놓은 고야는 스페인의 국민화가 벨라스케스가 죽은 이 후로 스페인 '미술사의 전환'을 이끌어가는 화가가 되었다. 후대 미술사에서는 이 고야가 계몽주의 이 후 '근대 미술'로의 전환을 이끈 화가라고 기술하고 있다.

고야는 자신의 자화상을 약 스무 점 남짓 남겼는데 그 중 몇몇 작품은 화가의 삶을 여러 각도로 비추는 프리즘 같은 구실을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프리즘을 발광시키는 작품이 바로 〈화실에서의 자화상〉이다. 밝은 빛이 들어오는 커다란 창문을 배경으로 서 있는 고야는 무언가를 바라보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젤이 화면 밖으로 노출되어 있지 않아 무엇을 그리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림 밖 세상을 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그림 속 고야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관람자가 화가의 모델이 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고야는 자신을 그렸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그림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을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고야가 바라본 그 눈동자속에 비친 모든 사람들 로렌조, 나폴레옹, 왕권가 사람들 그리고 이네스와 그녀의 딸 알리시아를 불우한 환경으로 내몰아친 사람들 모두가 유령으로 보았던 걸까?

“밀로스포만” 감독은 그런 관점에서 이 영화제목을 “고야의 유령”이라고 부쳤다. 또 이네스와 알리시아 역을 1인2역한 “나탈리 포트만”의 청순한 아름다움과 악마적인 섬뜻함 그리고 거리의 여자가 흘리는 애욕에 찬 미소와 고혹적인 눈동자 등의 연기가 새삼 그녀는 천부적인 연기자로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도완석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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