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필요한 것은 ‘신뢰’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필요한 것은 ‘신뢰’

  • 승인 2017-04-05 17:17
  • 신문게재 2017-04-06 3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제자백가(諸子百家)에 보면 제자가 “군사력, 경제력, 민심 중 만약 버려야 한다면 무엇부터 버려야 합니까”라고 공자에게 물으니 공자는 “제일 먼저 버려야 할 것은 군사력이요. 다음으로는 경제력이다”라고 답했다. 공자는 그 이유에 대해 “군사력과 경제력은 한계가 있지만, 민심에는 한계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서로 믿음과 신뢰는 어느 덕목보다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고 있다.

지난달 31일 KBO 리그가 개막하며 본격적인 야구시즌에 돌입했다. 대전을 연고로 한 한화 이글스는 10년 만의 가을 야구 진출을 위한 첫 항해를 시작했다. 그러나 시작부터 좋지 않은 일이 곪아 터졌다. 김성근 감독과 박종훈 단장이 1, 2군 선수 운용 방안을 두고 충돌했다. 두산과의 개막 3연전에서 좌완투수의 보강이 필요하다고 느낀 김 감독이 서너 명의 2군 선수를 불러 보겠다고 구단에 요청했다. 하지만, 구단은 불가 입장을 표했다. 2년간 김 감독의 선수 운영 방식이 잘못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구단이 정말 이기고 싶어 하는지 묻고 싶다. 현장에선 어떻게든 선수 하나를 만들려고 밤늦게까지 애쓰고 있다”며 현실을 보라고 분노했다. 박 단장은 “훈련을 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면 단 한 명의 선수도 안 된다. 지난 시즌 후 감독님이 받아들인 부분. 예외를 둔다면 지난 시즌과 다를 게 없다”며 항변했다.

결국은 감독과 프런트 간 ‘선수싸움’으로 외부에 알려지며 팬들에게 실망감을 주고 있다. 시작부터 팀이 와해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김 감독과 구단은 엇갈린 의견과 주장 속에서 소통 없이 대립각만 세우고 있다.

어쩌면 지금이 골든타임일지도 모른다. 서로 간에 신뢰를 갖는 게 중요하다. 구단은 김 감독의 야구철학을 좀 더 신뢰하고, 지난 2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 김 감독 역시 구단을 신뢰를 보여야 한다. 2군 코치진들을 좀 더 신뢰하고 프런트의 전문성을 인정해야 한다. 선수들에 대한 믿음도 중요하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서로 간에 신뢰가 바탕이 된다면 그 결과는 좋을 수밖에 없다.

“우리 목표는 하나다. 이글스 팬들과 함께 가을 야구에 나서는 것”이라는 박 단장의 말처럼 함께 힘을 쏟길 바란다. 갈 길이 멀다. 이제 막 출발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1기 신도시 재건축 '판 깔렸지만'…못 웃는 지방 노후계획도시
  2. 대통령실 인사수석에 천안 출신 조성주 한국법령정보원장
  3.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두고 김태흠 지사-김선태 의원 '공방'
  4. 밀알복지관 가족힐링캠프 '함께라서 행보캠'
  5. K-water 안전기동점검반 임명식...‘안전을 심다’
  1. 축산업의 미래, 가축분뇨 문제 해결에 달렸다
  2. '빈집 강제철거 0건' 충남도, 법 개정에 빈집정비 속도 오를까
  3. 교정시설에서 동료 수형자 폭행 '실형'…기절시켜 깨우는 행위 반복
  4. 대전행복나눔무지개푸드마켓 1호점 공식 카카오톡 채널 개설
  5. [촘촘하고 행복한 충남형 늘봄교육] 학생에게 성장을, 학부모에겐 신뢰를… 저학년 맞춤형 늘봄

헤드라인 뉴스


교수들도 지역대 떠난다… 이공·자연계열 이탈 심화

교수들도 지역대 떠난다… 이공·자연계열 이탈 심화

최근 5년간 충청권 국립대학에서 타 대학·기관 등으로 이직한 교수 절반 이상이 이공·자연계열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해외로 떠나는 수도권 대학교수들이 늘면서 비수도권 대학교수들이 수도권으로 향하는 연쇄 이탈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에서 지역별 국가 첨단산업 인재 육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우수교원들이 지역을 떠나는 것이다. 9일 국회 교육위 서지영 의원실이 최근 발표한 '전국 국립대 교수 이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21년~2025년 5월) 충남대·충북대 등 전국 지방거점국립대 9곳에서 이직한 교수는 3..

`성 비위` 논란부터 줄탈당까지...조국혁신당 위기 극복할까
'성 비위' 논란부터 줄탈당까지...조국혁신당 위기 극복할까

창당 이후 '성 비위' 논란에서 촉발된 내부 갈등으로 최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조국혁신당. 9월 11일 당무위원회를 통해 비상대책위원장에 추대될 조국 전 대표가 구원 투수로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갑년 세종시당위원장과 강미정 전 대변인 등의 탈당에 이어 중앙당 지도부가 지난 7일 총사퇴했음에도, 당장 세종시당 등 당내 정비는 숙제로 남겨져 있다. 세종시당 전 운영위원들은 지난 8일 중앙당 윤리위원회의 최근 결정 2건에 대한 재심 청구서를 제출했다.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의 징계 청원 기각(사건번호 2025윤리16) △세종시당..

공중화장실에 남긴 흔적… 청소 관리자에겐 하루의 전쟁
공중화장실에 남긴 흔적… 청소 관리자에겐 하루의 전쟁

대전의 한 전통시장 공중화장실. 문을 열자 바닥에 흩어진 휴지 조각이 눈에 들어왔다. 몇몇 변기 칸은 이물질로 막혀 사용할 수 없었고, 비누통은 텅 비어 있었다. 휴지통이 없으니 누군가는 사용한 휴지를 변기 뒤편에 숨겨두고 갔다. 무심코 남긴 흔적은 청소 노동자에게는 전쟁 같은 하루를, 다른 이용자에게는 불쾌한 경험을 남긴다. 사회 전반의 시민의식 수준이 높아졌다는 평가와 달리, 공중화장실만큼은 여전히 우리의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나는 공간이었다. 9일 중도일보는 대전의 한 전통시장과 천변 공중화장실을 관리하는 청소 관리자를 현장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올바른 손씻기로 식중독 예방해요’ ‘올바른 손씻기로 식중독 예방해요’

  • 전통시장 화재안전 집중조사 전통시장 화재안전 집중조사

  • ‘한국의 情을 고향에 전하세요’ ‘한국의 情을 고향에 전하세요’

  • K-water 안전기동점검반 임명식...‘안전을 심다’ K-water 안전기동점검반 임명식...‘안전을 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