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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스티븐 호킹’의 전기영화이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이 시대에 가장 유명한 천재 물리학자로서 루게릭병이라는 시한부적 인생에서 삶의 의지로서 생존의 기적을 이루어낸 한 인간승리를 표현한 다큐영화가 아니고 분명 제목과 같이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는 멜로영화이다.
2015년 캐나다 토론토국제영화제, 그리고 이후 L.A.와 뉴욕 등지에서 열린 각종 프리미어 행사에서 ‘흠 잡을 데 없이 완벽하다’ ‘장르의 경계를 밀어내는, 이례적일 정도로 특출한 영화이다’ ‘삶에 영감을 주는 영화’ ‘마음을 뒤흔드는 러브 스토리’ 등 세계언론과 평론가들로 부터 수많은 극찬을 받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영화이다.
감독은 <섀도우 댄서><맨 온 와이어><더 킹> 등을 연출한 제임스 마쉬감독이고 2014년에 만든 작품이다. 특히 이 영화는 스티븐 호킹보다 더 스티븐 호킹을 닮게 연기를 해주어 천재연기자라고 불리우는 요즘 헐리웃의 대세남 배우 ‘에디 레드메인’의 출세작이다.
그는 이 작품 이 후<신비한 동물사전><대니쉬 걸><주피터 어센딩>등에서 당당한 주연급으로 출연을 하게 되었고 이 영화로 대영 제국 훈장과 제87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제21회 미국배우조합상 영화부문 남우주연상, 제72회 골든글로브시상식 드라마부문 남우주연상 등 많은 영화제에서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또 제임스 마쉬 감독 역시 이 영화로 인해 제64회 미국감독조합상 다큐멘터리부문 감독상을 비롯하여 2015 다비드 디 도나텔로 어워드 유럽영화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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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영화<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소위 믿고 볼 수 있는 웰빙영화로서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제인 호킹’의 이름으로 출간된 회고록 ‘무한으로의 여행: 스티븐 호킹과 함께 한 인생(Traveling To Infinity: My Life With Stephen Hawking)’을 바탕으로 제작된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스티븐 호킹이라는 천재 물리학자가 이룬 업적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대신, 그가 그러한 삶을 살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제인’과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 내용의 줄거리는 참 단순하다. 영화는 세상을 바꾼 천재 과학자 ‘호킹’(에디 레드메인)과 그를 변함없는 믿음과 사랑으로 끌어 안으며 기적을 선사한 여인 ‘제인’(펠리시티 존스)의 이야기를 그린다. 하지만 그 변함없는 믿음과 사랑이라는 법칙은 마치 물리학에서 현존하는 물리학 법칙의 비밀을 모두 밝힐 수 있는 가상의 이론처럼 완벽하게 밝혀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랑과 신뢰가 어느 지점에서 영원성과 순간성, 일회성과 다중성으로 변화되는 것인지 그건 누구도 알 수 없는 신의 영역 속에서의 인간의 몫인 것이다.
“우주의 경계 조건엔 분명 뭔가 특별한 그 무엇이 있습니다” “경계가 없다는 것, 그보다 특별한 건 없죠” “인간의 노력엔 어떤 한계도 없습니다” “우린 모두 다릅니다”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우린 뭔가 할 수 있고, 이룰 수 있습니다” “생명이 있는 곳에 희망이 있습니다” 이상의 대사는 모두 영화<사랑에 대한 모든 것>가운데 나타나는 ‘호킹’의 대사이다.
마치 물리학에 있어서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의 모순을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들리는 대사 같지만 이것은 ‘호킹’이 밝히는 사랑과 믿음의 역학적 관계를 뜻하는 그의 감성적인 대사였던 것이다.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이처럼 두 연인이 만들어낸 사랑의 우주에 대한 영화이다. 그리고 인간의 강한 의지, 사랑의 양면성, 우주와 운명의 순간을 과학적으로 해석한 독특한 이야기 주제와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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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시작은 참 아름답다. 촉망받는 물리학도 스티븐 호킹(에디 레드메인)은 신년파티에서 매력적이고 당찬 여인 제인 와일드(펠리시티 존스)와 마주친다. 케임브리지대학 사교 모임이 주최한 이 파티에 초대받은 제인은 감성없이 지껄여대는 건조한 공대생들의 대화에 싫증을 느끼고 파티장을 빠져나오려다 어딘가 묘한 매력을 풍기는 공대생 스티븐 호킹을 만나게 된다.
자신을 우주물리학도라고 소개하는 이 남자와 프랑스어와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인문학도라고 대답하는 제인, 무신론자인 스티븐에 반해 성공회에 다니는 유신론자 제인, 커피잔 속에 스며들어가는 우유의 형태를 보며 우주의 시작을 고민하는 호킹과 누군가가 쓴 글을 보며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고 싶어하는 제인. 물리학의 법칙을 절묘하게 적용시킨 묘한 매력의 로맨스를 완성시켜가는 호킹의 매력, 그에 반해 발랄한 행동으로 인문학도적인 사랑의 융화방법으로서 엉뚱한 호킹의 그 어색함을 희석시키는 제인의 윗트, 이처럼 두 사람은 절대 불가한 상황과 조건 속에서도 사랑에 빠지는 순간, 새로운 우주시대를 열게 했던 것이다.
물론 그들의 사랑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하여 서로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며 서로를 알아갔고 그 이해할 수 없는 상관관계 속에서도 절묘한 결합을 통해 모두의 예상을 깨고 사랑을 이룬다. 그것은 스티븐 호킹이 '시간'이라는 불가능할 것 같은 법칙을 연구한 것처럼 어울리지 않은 감성과 이성역시도 자연스럽게 조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 감독의 계획된 사랑의 방정식이였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된 그들의 사랑이 아니 그들의 행복한 만남이 위기에 접하게 된다. 영화의 1장이 공대생과 인문대생의 만남으로 시작된 사랑의 환상이였다면 2장은 '장애'라는 현실을 마주하게 되면서 발생한 진정한 사랑에 관한 현실을 보여준다.
케임브리지의 전도유망한 천재 물리학도였던 호킹은 어느 날 갑자기 교정에서 쓰러진 뒤 루게릭병에 걸려 시한부적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선고를 듣게된다. 그러나 그의 오랜 관심사였던 '시간'은 그에게 기나긴 삶을 허하는 대신 신체의 기능을 점진적으로 잃어가는 고통을 준다.
그러나 여기서도 영화는 그들의 만남처럼 이분법적인 사랑의 방정식을 적용시킨다. 바로 제인의 호킹에 대한 사랑이였다. 불과 2년 남짓한 시한부적인 삶이지만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면서 호킹의 상태를 감내하겠다고 나선 제인의 사랑이 마침내 시간의 가속성을 멈추게하는 기적을 이루어 내었던 것이다.
그러나 감독이 보여주는 인간의 정직한 사랑은 더는 '로맨스'가 아니였다. 과학이 냉철한 현실과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듯이 사랑 또한 그러한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2년을 넘기지 못할 것 같았던 호킹의 삶은 제인을 통해 새로운 기적을 이룬 사랑의 위대함을 이야기 하는듯 했으나, 현실의 난관에 부딪혀 부부간 위기가 등장하면서 사랑의 '한계'를 보여주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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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은 독실한 성공회 신자였지만, 남편이 갈수록 무신론자가 되어 가는 것을 느끼고 이혼을 결심한다. 또한 제인은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하던 중에 지휘자 죠나단(챨리 콕스)을 만나게되고 그에게서 호킹에게 가질 수 없는 육체적 욕망을 느끼게 된다.
이런 이유로서 결국 이혼하게 되는 두 사람 호킹 역시도 자신을 간병해 주었던 간호사와 재혼하지만 뮌하우젠 증후군을 앓고 있던 간호사가 호킹을 폭행했기 때문에 다시 이혼하는 아픔을 보여준다. 이처럼 영화는 사랑의 환상, 사랑의 현실 그리고 사랑의 진실의 행로를 모두 보여준다. 그래서 영화의 원제는 <모든 것의 이론(The Theory of Everything)>이지만 한국에서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으로 바꾼 것 같다.
앞서 잠깐 소개한 바처럼 이 영화에서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실제 배우들의 이야기이다. 스티븐 호킹 역을 맡아 열연한 ‘에디 레드메인’은 호킹과 같이 케임브리지 출신의 배우이고 제인 와일드 역을 맡은 배우 ‘펠리시티 존스’ 역시 제인과 같은 옥스퍼드대 출신의 배우이다. 아마도 감독은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 문화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배우들을 통해 영화의 생동감을 목표했던 것 같다.
특히 이 영화에서 주인공 ‘스티븐’ 역을 맡은 ‘에디 레드메인’의 경우 ‘경이로운 연기력의 빛을 발하면서 ‘아카데미를 수상할 만한 스타탄생’이였다고 전 세계 메스컴으로 부터 수많은 찬사를 받았으며 실제 스티븐 호킹 역시 이 영화를 시사한 후에 “나는 에디 레드메인이 아닌 나 자신을 보았다”라고 할만큼 그는 연기의 천재성을 보여준 영화이다.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원제:Theory of Everything)>을 꼭 모두가 보아야할 행복한 영화로서 강추하는 바이다.
도완석 영화칼럼니스트/ 한남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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