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톡]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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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톡]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

  • 승인 2018-10-19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국화
게티 이미지 뱅크
요즘 산과 들에 온통 피어있는 국화꽃으로 눈이 즐겁고 코가 향기롭고 마음까지 기쁨으로 흐뭇합니다. 전국적으로 국화 축제가 열리고 있으며 축제장에서 들에서 여러 색깔로 곱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모든 식물들이 시들고 떨어질 준비를 하는 동안 찬바람 서리 속에서도 국화는 의연하게 꽃을 피웁니다. 그래서일까요? 국화는 사군자의 하나로 일반인들의 관심과 시인묵객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는 불로장생의 꽃이라 하여 화전을 부쳐 먹고 국화주를 담그는 풍속도 있었습니다. 국화는 가을의 대표적인 꽃이고 우리의 의식 속에 깊이 배어있는 꽃입니다.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는 국민시라 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알고 있으며 낭송하는 시입니다. 이 시의 주제는 온갖 고뇌와 시련을 거쳐 도달한 삶의 원숙미입니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울었고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그렇게 울었습니다. 젊은 날의 방황과 내적 성찰은 계속되었고 무서리가 내리고 잠도 오지 않은 상태로 생명탄생의 어려움까지 겪어내었습니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요? 여러분의 인생이 만족스럽게 될 때까지 무엇이 필요할까요? 우리의 삶이 만족스럽게 완성되지는 못합니다. 완성된 인간은 없습니다. 집이 지어지듯 요리가 되어가듯 벽화가 완성되듯 서서히 일련의 과정을 통하여 성장하는 것입니다.

톨스토이의 세가지 질문, 나에게 중요한 때가 언제인지,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지, 중요한 일은 무엇인지 이제는 고민하지 마세요. 바로 지금 하는 일이며, 옆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것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야말로 인생에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 아닐까요.



일상의 삶속에서 기억되고 지켜져야 함에도 잊고 사는 시간과 사람, 일의 개념을 명쾌하게 정리해 놓은 톨스토이의 세 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은 자신이 갖고 있습니다.

자기실현을 하는 과정은 어렵습니다. 자기실현은 통속적인 의미의 성인, 군자나 도사를 만드는 과정이 아니며 이것은 사회가 만들어준 집단 페르조나입니다. 저분은 도인 같은 분이야. 넌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해. 등은 집단적인 가면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 감정을 참습니다. 감정을 참고 인식을 안 하게 되면 이지화, 합리화, 투사로 가게 됩니다. 자신의 감정으로부터 도망을 가게 되는데 이런 사람이 도인 같다, 성인 같다 하는 것은 페르조나입니다. 세상에 맞춰지고 가둬지는 것입니다. 자기실현이 된 사람은 지극히 평범한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반드시 '원만하다, 좋은 사람이다, 착하다' 며 칭찬받는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실현을 하는 사람은 그런 것들에 게의치 않습니다. 자기실현은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는 과정입니다.

분석심리학의 융은 자기실현은 우리안의 진정한 나를 찾는 것이라 했습니다. 나의 기쁨과 슬픔을 경험하면서 진정한 나와 다시 만나게 되는 과정이며 내가 진정한 나로써 내가 되어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진정한 나를 만나는 것이 원숙의 아름다움입니다.

지금 아름다운 가을이 잘 익어가고 있습니다. 그 가을 안에 누님같이 생긴 꽃은 거울 앞에 다시 서는 이 가을은 하늘도 땅도 들판도 아름답습니다.

저는 혼자서 차 마시는 일을 즐깁니다. 국화차 한잔에 국화꽃 한 송이 띄워 마시면서 오늘은 얼마나 원숙함으로 살고 있는가 생각하게 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가을에 자연을 벗 삼아 시를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고 치유입니다.

김종진 심리상담가

김종진원장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는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대표와 심리상담가 김종진 씨가 격주로 칼럼을 게재하는 가운데 '심리'의 창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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