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용량 높이면서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신소재 개발

  • 전국
  • 부산/영남

전기차 배터리 용량 높이면서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신소재 개발

고속 충전 가능한 전기자동차 상용화 기대...

  • 승인 2019-03-06 22:12
  • 김재원 기자김재원 기자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용량을 높이면서도 더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신소재가 개발됐다. 새로 개발된 소재는 산호와 꼭 닮은 모양의 실리콘 소재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의 흑연 음극 소재를 대체할 수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김두철) 로드니 루오프(Rodney S. Ruoff)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장 팀은 박수진 포항공과대학교 교수팀 등 국내외 연구진과 공동으로 고속충전이 가능한 리튬이온 배터리용 실리콘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를 배터리의 음극으로 사용했을 때 기존 대비 5배 더 빨리 충전되고, 2배 이상 용량을 늘릴 수 있는 것은 물론 충.방전을 반복해도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고성능 전기자동차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지금보다 배터리의 에너지 용량을 늘리고, 충전시간을 단축하는 일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배터리의 음극에 사용되는 소재인 흑연은 이론적인 용량 한계가 있을 뿐더러, 고속충전 시 음극 표면에 리튬 금속이 석출돼 배터리 전체의 성능과 안정성을 낮춘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흑연을 대신할 음극 소재로 실리콘이 주목받고 있다. 실리콘은 흑연보다 용량이 10배 이상 커서 고에너지 배터리 에 적용하기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리콘은 충.방전 시 부피 변화가 커서 잘 깨지고, 깨진 표면을 따라 고체전해질 계면층이 두껍게 형성돼 리튬 이온의 전달 특성을 저하시킨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실리콘을 이용한 고에너지.고속충전 리튬 이온 배터리를 개발하는 일은 아직까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공동연구진은 물질 단계부터 새로운 설계를 제안하며 이 문제를 해결했다. 우선 구멍(공극)이 많은 실리콘 나노와이어 구조체를 재료로 사용해 실리콘의 부피 팽창 문제를 완화했다. 내부 공극들은 충전 시 팽창한 실리콘을 받아들여 실리콘이 깨지지 않고 견디도록 돕는다.

이후 다공성 실리콘 나노와이어를 높은 밀도로 연결시키고, 여기에 탄소를 나노미터 두께로 얇게 씌웠다. 이렇게 만들어진 산호 모양의 '실리콘-탄소 복합체 일체형 전극'은 전기 전도도가 향상돼 고속충전이 가능했다.

공동 제1저자인 빈 왕(Bin Wang)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연구위원은 "실리콘 내부의 공극과 산호 모양의 다공성 구조는 리튬 이온을 빠르게 전달하게 돕고, 탄소층은 전극의 저항을 줄이는 동시에 계면 안정성까지 확보한다"고 설명했다.

일체형 전극 구조는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기존 전극은 리튬 이온이 포함된 활물질과 전자를 전해주는 집전체, 둘을 이어주는 도전제와 바인더 등이 필요했다. 공간을 많이 차지해 에너지 밀도도 떨어뜨리는데, 이 문제를 개선한 것이다. 공동 제1저자인 류재건 포항공과대 박사는 "일체형이 되면서 에너지 저장 공간이 늘어났고 산호 모양의 3차원 구조로 전도성도 향상됐다"며, "10분만 충전해도 흑연의 4배 이상 용량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박수진 교수는 "산호 모양 실리콘-탄소 일체형 전극은 똑같은 부피에서 에너지 밀도와 출력 밀도를 모두 높이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기술'"이라며, "고속충전의 필수요소를 모두 충족한 최초의 실리콘 기반 음극 소재"라고 강조했다.

이어 로드니 루오프 단장은 "이 기술은 훗날 고속충전이 가능한 고용량 양극 소재와 함께 쓰여 더 높은 수준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실현할 것이며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항=김재원 기자 jwkim291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시가 총액 1위 알테오젠' 생산기지 어디로?… 대전시 촉각
  2. '행정수도 개헌' 이재명 정부 제1국정과제에 포함
  3. "국내 최초·최대 친환경 수산단지 만든다"… 충남도, 당진시 발전 약속
  4. 이 대통령, 세종시 '복숭아 농가' 방문...청년 농업 미래 조망
  5. "착하고 성실한 학생이었는데"…고 이재석 경사 대전대 동문·교수 추모 행렬
  1. [대입+]] 2026 수시 충청권 의대 지원자 46% 감소… 역대 최저치
  2. 박재형 세종충남대병원장 취임 "더 큰 도약"
  3. 일본 찾은 김진동 세종상의회장… 한-일 경제계 협력의지 다져
  4. 밝은누리안과병원 이성준 원장, 유럽 백내장굴절수술학회서 임상 연구 발표
  5. 대전 학교폭력 4년 연속 늘어… 2025년 1차 실태조사 결과 발표

헤드라인 뉴스


제4인뱅 인가 무산에 충청 지방은행 설립 `꿈` 뭉개져

제4인뱅 인가 무산에 충청 지방은행 설립 '꿈' 뭉개져

충청권의 오랜 숙원인 지방은행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한국소호은행(KSB)이 '제4인터넷은행' 인가를 받지 못하면서 충청권 기반 금융 생태계 조성에 기대를 품었던 지역민들의 박탈감을 높였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정례회의를 열고 소소뱅크, 소호은행, 포도뱅크, AMZ뱅크 등 4곳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불허했다. 제4인터넷은행으로 유력하게 거론된 한국소호은행(KSB)은 대전시와 협약을 맺고 대전에 본사를 두고, 지역 특화 사업 발굴 및 정책자금 연계를 통해 지역 금융 정착을 도울 계획이었지만, 결국 정부 인가를 받지 못..

서울대 10개 만들기·탑티어 교수 정년 예외…교육부 새 국정과제 본격 추진
서울대 10개 만들기·탑티어 교수 정년 예외…교육부 새 국정과제 본격 추진

새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RISE 재구조화, AI 인공지능 활용 등 교육 분야 주요 국정과제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학문별 대가로 선정된 교수에 대한 정년 제한을 풀고, 최고 수준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대학생 학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원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교육부는 6대 국정과제를 위한 25개 실천과제(공동주관 1개 국정과제, 3개 실천과제 포함)를 최종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우선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실현해 거점국립대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체계적 육성에 나선다. 학생 1인당 교육비를..

해수부 부산 이전… `정부세종청사` 공백 해소 대안은
해수부 부산 이전… '정부세종청사' 공백 해소 대안은

이재명 새 정부가 오는 12월 30일 해양수산부의 부산 청사 개청식을 예고하면서, 정부세종청사 공백 해소를 위한 동반 플랜 마련을 요구받고 있다. 수년 간 인구 정체와 지역 경제 침체의 늪에 빠진 세종시에 전환점을 가져오고, 정부부처 업무 효율화와 국가 정책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를 위한 후속 대책이 중요해졌다. 해수부의 부산 이전에 따른 산술적 대응은 당장 성평등가족부(280여 명)와 법무부(787명)의 세종시 이전으로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 셈법으로 빠져 나가는 공직자를 비슷한 규모로 채워주는 방법이다. 지난 2월 민주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 대한민국 대표 軍문화축제 하루 앞으로 대한민국 대표 軍문화축제 하루 앞으로

  • ‘청춘은 바로 지금’…경로당 프로그램 발표대회 성료 ‘청춘은 바로 지금’…경로당 프로그램 발표대회 성료

  •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