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소현세자 죽음부른 '용연석'에서 나온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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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소현세자 죽음부른 '용연석'에서 나온 말?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 7. 요년석

  • 승인 2011-11-25 14:39
무심코 사용하는 우리말 속에 담긴 유래와 의미를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의 도움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송백헌 교수가 최근 출간한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매주 1회 금요일에 게재되는 이 코너에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요년석은 요녀석의 변형된 말로서 ‘요+녀석’으로 분석된다. 여기서 ‘요’는 지시어인 ‘이’의 아어형(雅語形)이요, ‘녀석’은 ‘사내아이를 귀엽게 일컬을 때', 또는 ‘어린 사내아이를 꾸짖을 때’ 쓰는 말이다.

그런데 이 ‘요년석’의 내력에 대하여 조선조의 편년사 중 하나인 조야첨재에는 병자호란 당시의 소현세자와 관련된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것의 신빙성에는 다소의 의문이 가지만 그것이 역사기록인 만큼 그 내력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조선조 인조 14년인 1636년 12월2일 청 태종이 10만대군을 이끌고 수도 심양을 출발하여 조선을 침공하자 인조는 봉림대군과 인평대군 등 두 왕자를 비롯한 비빈종실과 남녀귀족들을 모두 강화도로 피란시키고, 왕과 소현세자와 신하들은 미처 피란을 못하고 부득이 남한산성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청 태종이 16일에 남한삼성을 포위함으로써 산성은 완전히 고립상태에 빠졌고 1637년 정월 30일 성문을 열고 왕세자와 함께 삼전도에 설치된 수항단에서 청 태종에게 항례를 드리니 이것이 우리나라 근세사에서 처음 겪는 치욕이었다.

이렇게 되어 소현세자와 봉림대군 등 두 왕자는 인질로 청나라 당시의 수도 심양에 볼모로 잡혀가 조선관에서 8년간이나 유폐되었다. 이렇게 되자 두 왕자 중 소현세자는 몽고말도 배우고 사냥을 즐기는 한편 청나라 용골대 장군 등과도 깊이 사귀었다.

청나라 수도가 북경으로 옮긴 뒤에는 두 왕자는 다시 북경으로 가게 되었다. 이 때도 소현세자는 그 곳에서 천주교 독일신부 아담샬과 만나면서 남당교회에서 활동했고 귀국할 때에는 천문과학에 관련된 서적, 지구의, 천주상(天主像) 등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런데 여기에 기록되지 않은 야사가 전한다.

청나라 황제가 8년간을 청나라에서 생활하다 돌아가는 두 왕자들을 불러서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소원을 말하라 하자 소현세자는 청나라 황제가 사용하는 벼루돌인 용연을 달라고 하여 그것을 얻게 되었고 봉림대군은 “나는 모든 것이 필요없습니다. 다만 나와 같이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온 모든 우리나라 백성들과 함께 고국으로 돌아가기만 바랄 뿐입니다”라고 말하자 청나라 황제가 “조선국의 세자는 큰 임금이 될 수 없는 사람인데 봉림대군은 큰 일을 할 사람같다”라며 감탄했다고 한다.

그 후 두 왕자는 귀국하여 인조를 뵙게 되었다. 인조가 왕자에게 “청나라에서 얻은 선물이 무엇이냐”고 봉림대군에게 먼저 묻자, 봉림대군은 말하기를 “얻은 선물을 하나도 없습니다. 저는 다만 저와 함께 볼모로 잡혀왔던 백성들과 돌아오기를 간청하여 같이 왔을 뿐입니다”라고 말하였고, 소현세자는 아뢰기를 “저는 청나라 황제가 가장 아끼는 용연을 얻어왔습니다”하면서 벼루를 인조에게 드리니 왕은 하도 기가 막혀 할말을 잃고 한참을 앉아 소현세자를 내려보다가 “뭐야! 용연석?” 하면서 소현세자의 머리를 향해 던져버렸다.

이때 벼루가 소현세자의 머리에 맞아 그 후유증으로 말미암아 귀국 후 두달만에 소현세자는 사망하고 말았다.

그 후부터 어린 사내아이를 꾸짖는 말로 “용연석!” 하던 것이 점점 변하여 “요년석”으로 되었다고 한다.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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