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사자성어]8. 과욕필화(過慾必禍)

  • 문화
  • 인생 사자성어

[인생은 사자성어]8. 과욕필화(過慾必禍)

장애인이라고 52만 원… ‘갑질’ 미용실 주인에 분개

  • 승인 2016-06-12 11:19
  • 홍경석홍경석
▲ 게티 이미지 뱅크
▲ 게티 이미지 뱅크


“여보, 나 머리염색 하고 올게.” 아내가 신발을 신으면서 말했다. “올 때 물 좋으면 생선도 좀 사와.” 아내는 모 전통시장 안에 위치한 단골미용실에 간다고 했다. 그 가게는 염색만 하면 1만 원, 거기에 커트로 머리를 손질하면 추가로 1천 원이 추가된다고 했다.

고로 머리를 깎고 염색까지 하자면 도합 1만1000원이 드는 셈이다. 요즘엔 염색만 주로 하는 이른바 ‘염색방’도 많다는데 그곳에선 8천 원 안팎으로도 머리염색이 가능하다고 들었다. 아내는 평소 이 같이 가격이 착한 미용실만을 찾는 ‘짠순이 아줌마’다.

하지만 지난 3월의 딸내미 결혼식 때는 정말이지 큰맘을 먹고 모 예식장 안에 위치한 미용실을 찾았었다. 한데 그곳에서 머리손질을 하고 집에 오자마자 불만을 담아 구시렁거렸다. “10만 원이나 주고 한 머리인데 영 맘에 안 들어!”

그러더니 거울을 보며 스스로 머리손질을 다시 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풍속도가 과거와 달라져서 남자들도 곧잘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만진다. 개인적으로 잘 가는 동네의 단골미용실이 있는데 머리만 깎으면 5천 원, 머리까지 샴푸 등으로 감겨주면 1천 원을 더 받는다.

충주지역의 어떤 미용실이 장애인을 대상으로 터무니없이 비싼 요금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져 급기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뉴스가 화제다. 충주경찰서와 충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따르면 뇌병변 장애인인 이모(35·여) 씨는 지난달 26일 충주시 연수동 모 아파트 상가미용실에서 머리를 염색했다고 한다.

해당 미용실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이 씨는 종전대로 10만 원 정도 선에서 염색해 줄 것을 요구했단다. 그렇지만 미용실 원장은 염색이 끝난 뒤 이 씨의 신용카드를 사용해 미용요금으로 무려 52만 원이나 결제했다고 하여 전국적으로 비난이 거센 즈음이다.

이런 뉴스를 접하면서 요즘 유행(?)한다는 ‘갑질’이 심지어는 미용실에서도 벌어지는가 싶어 분개심(憤慨心)이 하늘을 찔렀다. 피해자의 하소연처럼 52만 원이라면 당사자로선 한 달 생활비와 맞먹는 거액이다.

그처럼 엄청난 금액을 머리염색비로 받아 ‘챙겼다’는 사실은 도움을 주어도 시원찮을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에게 끼친 또 다른 인권유린이자 일반적 상식과 정서까지를 붕괴시킨 일종의 만행(蠻行)에 다름 아니란 생각이었다.

이 사건이 보도되고 일파만파가 되자 결국 해당 미용실은 영업을 중단한 상태라고 한다. 따라서 이 같은 현상은 소탐대실(小貪大失)에 따른 당연한 수순의 과욕필화(過慾必禍)가 아닐까 싶었다. 세상이 왜 갈수록 마치 사막처럼 황폐화 되는 건지 도무지 모를 일이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올해 충남 집값 17주 연속 하락… 아산 누적 하락률↑
  2. 정청래, 어린이날 맞아 대전 방문…"허태정은 민주당 필승카드"
  3. '5점대 평균자책점'…한화 이글스, 투수진 기량 저하에 고초
  4. 한국산림아카데미재단 총동문회·중부지방산림청, 합동 산불방지 캠페인 벌이다
  5. 세종시의 5월이 뜨겁다… '전시·공연·축제' 풍성
  1. ‘뜨개화풍’ 정우경 초대전…관저문예회관서 12일 개막
  2. 2027학년도 지역의사 전형 충청권 모집 118명 확정
  3. 국내 시총 '1조 클럽' 사상 최대… 회복 더딘 대전 기업 '희비'
  4. 한국청소년연맹 대전·세종·충남연맹, 제6대 모영선 총장 취임
  5. [지선 D-30] 충청정치 1번지 허태정·이장우 빅뱅…부동층 승부 가른다

헤드라인 뉴스


[지선 D-30]지역발전 위한 정책 선거 중요

[지선 D-30]지역발전 위한 정책 선거 중요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진영에서 내건 선거 구호다. 이 구호는 경제 불황에 시달리던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으면서 당시 객관적 열세였던 클린턴 전 대통령을 대선 승리로 이끌었다.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 즉 먹고 사는 문제를 제대로 짚은 것이 승리로 이어졌다. 지역을 책임지는 '일꾼'을 뽑는 6·3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3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지방의원과 교육감을 뽑는 지방선..

대전의료원 건립, 본격 시동 걸 수 있을까
대전의료원 건립, 본격 시동 걸 수 있을까

지역 숙원 사업 중 하나인 대전의료원 건립 사업이 사업비 조정을 거쳐 본격 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대 인근 용운동 11번지 일원에 건립되는 대전의료원은 총사업비 1759억(국비 530억, 시비 1229억)을 투입해 지하 2층 지상 7층 연면적 3만3148㎡에 319병상 규모로 2030년 준공을 목표로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1996년 건립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경제성 문제 등으로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코로나19사태로 상황이 급변했다. 메르스와 코로나19 등 각종 감염병 유행에 따른 공공의료 필요성..

대전·세종·충남 기름값 ‘2000원 시대’ 굳어져… 소비자 부담 계속
대전·세종·충남 기름값 ‘2000원 시대’ 굳어져… 소비자 부담 계속

대전·세종·충남지역 주유소 기름값이 리터당 '2000원 시대'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지역별로 2000원대 돌파 시점은 달랐지만, 현재 대부분 지역이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며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대전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2002.53원으로 전날보다 0.12원 올랐다. 경유는 1997.39원으로 0.07원 상승하며 2000원 선에 근접한 상태다. 대전의 휘발유 가격은 4차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4월 24일 처음 2000원을 넘어선 뒤 현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분주한 선관위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분주한 선관위

  • 다양한 체험과 공연에 신난 어린이들…‘오늘만 같아라’ 다양한 체험과 공연에 신난 어린이들…‘오늘만 같아라’

  • 대전 찾아 지원유세 펼치는 정청래 대표 대전 찾아 지원유세 펼치는 정청래 대표

  • 첫 법정 공휴일 된 노동절…차분히 즐기는 휴일 첫 법정 공휴일 된 노동절…차분히 즐기는 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