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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티 이미지 뱅크 |
지난해 12월 초에 생애 처음으로 책을 발간했다. 그리곤 유명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십 여 차례 마쳤다. 또 하루는 지역의 방송사 라디오 프로그램에도 나가서 생방송으로 인터뷰를 했다. 방송을 마친 뒤 함께 방송사를 찾은 지인과 술을 마시고 택시에 올랐다.
책을 홍보할 요량에 기사님께 명함을 드렸다. 그러자 단박 표정이 밝아지는 기사님이셨다. “와~! 아까 방송에 나왔던 양반 아니셔유? 내가 그 방송 애청자거든유.” “맞습니다.^^” 순간 새삼 책의 힘을 실감할 수 있었다. 상식이겠지만 책을 낸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한데 이보다 더 어려운 건 각고의 노력 끝에 출간한 책이 예상처럼 많이 안 팔린다는 사실이다. 일본이나 선진국처럼 서점이 여전히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국가와 달리 우리나라 국민들은 이른바 스마트폰 문화에 매몰되어 책을 안 본다.
시내버스든 지하철이든, 심지어 여유만만(餘裕滿滿)의 고속버스와 열차를 타 봐도 책을 보는 이는 거의 전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주장은 며칠 전 서울에 볼 일이 있어 ktx를 타고 오가는 중에도 확인했다.
제 아무리 열정까지를 모두 쏟아 부어 완성한 책일지라도 판매와 연결되지 않으면 그 작가는 쉬 절망하기 마련이다. 아울러 이는 불타던 창작의 의욕까지를 꺾는 단초로 작용하기도 한다.
여하간 이쯤에서 출간 후 언론과 방송사 기자님(진행자)들과 인터뷰 했던 내용을 잠시 기억의 창고에서 꺼내본다. “겨우 초등학교 졸업만이 최종학력이거늘 (감히) 책까지 내셨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그러나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고 저는 지난 20년 동안 글을 써온 내공이 있었습니다.” “그러시군요. 그렇다면 이는 가히 ‘희망은 한계를 없앤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셈이군요?”
“맞습니다, 저는 글을 쓰는 것이 마치 상중지희(桑中之喜)와도 같다는 느낌이었으니까요.” “상중지희란 밀회(密會)하는 즐거움이란 뜻으로, 어떤 은밀한 만남, 즉 외도(外道)라는 뜻인데 그렇게나 글 쓰는 게 재미있으셨습니까?”
“그렇습니다! 외도라는 건 본디 아찔하면서도 전율까지 있으니까요.” “……!” 일전 서울에 간 까닭은 제2탄의 작품 출간에 관한 따위를 출판사 사장님과 논의하기 위함에서였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는 법이다. 하여 초간(初刊)의 판매부수 지지부진에 구태여 일희일비 않으련다. 대신 앞으로도 ‘희망은 한계를 없앤다.’는 마음가짐으로 작가 한강 씨의 ‘채식주의자’에 필적할 정도로 더 근사하고 멋진 글과 책을 쓸 작정이다.
그러노라면 나에게도 ‘해 뜰 날’은 반드시 도래하리라 확신한다. 그 해가 뜨는 날은 오랫동안 애써 감수했고 소외되었던 내 자존심의 부활(復活)까지를 동시에 선사하리라 믿는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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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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