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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탄/게티 이미지 뱅크 |
어제도 다시금 야근을 들어왔다. 야근은 주근의 정확히 두 배다. 따라서 야근하는 시간을 어찌 관리하느냐에 따라 스트레스까지 해소할 수 있다. 다른 직원들은 야근을 하면서 TV를 시청하거나 스마트폰을 분주하게 만지지만 나는 다르다.
나는 그 시간에 글을 쓰는가 하면 책을 읽는다. 이따금 유튜브를 통해 지난 방송을 잠시 보는 재미도 누린다. 잠시 전 그 매체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는 부탄을 살펴봤다.
수도라곤 하지만 우리의 정서에서 볼 적엔 마치 시골과도 같은 풍경과 수수한 옷차림은 마치 우리나라의 60~70년대를 보는 듯 했다. 그러나 부탄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행복해 보였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행복한 것일까?
그들은 국민성 자체가 우리처럼 애써서 돈을 모으고자 하는 관념이 아예 없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탄은 교육과 복지 시스템까지 완벽하여 의료마저 무료라고 하여 부러움이 풍선보다 더 커졌다. 우리나라는 어느새 초고령사회超高齡社會)로 접어들었다.
이에 따른 부작용 또한 빈발하고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노인학대다. 6월 1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5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노인학대 신고는 1만 1905건으로 한해 전의 1만 569건에 비해 12.6%나 증가했다고 한다.
자녀를 낳아서 먹이고 가르쳤으며 결혼까지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늙고 병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가족으로부터 버림을 받는 것도 모자라 학대까지 당한다면 과연 그 심정은 어떠할까? 나 같아도 분하여 혀라도 깨물고 죽었을 개연성이 농후하다.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국가다. 자본주의의 상징이랄 수 있는 미국은 총기 참사가 꼬리를 물고 있다. 최근 1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펄스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 사건이 그 한 예다. 미국 인구는 3억 1700만 명인데 총기 소지는 무려 3억 5700만 정이나 된다고 한다.
한데 이런 어떤 아이러니는 왜 생긴 것일까? 이는 미국 총기협회의 강력한 로비와 함께 이들 단체로부터 정치자금을 받는 등 ‘뒤가 구린’ 의회의 상호결탁이 만든 모순이란 지적이다. 따라서 툭하면 총기 참사가 빈번한 미국 또한 행복한 나라가 아님은 물론이란 지적이 성립된다.
부탄은 가난하지만 국민들이 그 가난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이 오늘날 부탄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만든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수첩에 적어놔야 할 삶의 지혜 28가지>라는 글이 있다.
여기에 보면 ‘돈이 재산이 아니라 사람이 재산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그렇다면 이는 욕심이 없이 마음이 깨끗하고 담담함을 이르는 무욕염담(無慾恬淡)을 뜻하는 것이리라. 이 글을 쓰노라니 시나브로 자정이 넘었다.
지금의 고요한 정적을 깨뜨리는 건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와 내가 두들기는 노트북의 키보드뿐이다. 잠시 밖에 나가 시원한 바람을 맞고 들어와야겠다.
그러면 몰려왔던 잠도 달아나고 세속에 오염되었던 내 마음 또한 한결 정갈해질 듯 싶다. 마치 부탄 국민들인 양 그렇게.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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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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