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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제 유적지 부소산과 낙화암
낙화암 아래 백마강을 따라 황포돛배가 유유히 떠가고 있다./사진=연합 DB |
얼마전 근무시간이 얼추 다 되었기에 직장상사께 말씀드렸다. “날도 더운데 시원한 냉면 한 그릇 드시고 퇴근하시겠어요?” 그러자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 사모님과 따님이 귀국하는 날이라서 함께 저녁약속을 했단다.
“그럼 다음에 하시죠~” 얼마 전 아들이 나와 아내를 차에 태워 부여 여행을 시켜주었다. 덕분에 노래로만 불렀던 ‘백마강’의 낙화암과 고란사까지 잘 보고 왔다. 낙화암을 찾을 적엔 아들이 아내를 업고 다니느라 구슬땀을 흘리는 등 고생 깨나 했다.
저녁을 먹으면서 아들은 “아빠의 회갑 때는 두 분께 해외여행을 시켜드릴게요.”라고 해서 아내의 입을 찢어놓았다. 그 같은 효자 아들의 온정정성(溫凊定省)이 따스함으로 전이되어 흐뭇했음은 물론이다.
“아들 덕분에 호강하게 생겼네? 우리 아들은 진짜 효자여!” 아내의 칭찬에 내가 끼어들었다. “그렇다면 네 엄마를 배려하여 크루즈로 시켜다오. 행선지는 일본으로 해서 한 3박 4일 쯤으로.” 아들과 딸은 진즉 일본여행을 다녀왔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여태 제주도도 못 가 봤다. 따라서 여행에 대한 갈증은 당연히 클 수밖에 없다.
아내는 허리수술 후유증으로 인해 계단을 오르지 못 한다. 때문에 비행기를 타는 것도 지레 겁먹고 무서워하는 것이다. 하여 승선 즉시 개개인의 객실을 준다는 크루즈 여행을 선호하는 것이리라. 일본에 가면 볼 것도 많을 것이다.
말로만 듣던 지옥온천욕에 더하여 오사카와 북해도까지 구경한다면 눈도 호강하리라. 그런데 일본은 물가가 보통 비싼 게 아니라고 하던데 과연 얼마나 비싸기에 그런 얘기가 회자되는지 모를 일이다.
또한 여행지 뿐 아니라 일부의 경우 일본제품을 선호하는 우리와 달리 정작 일본인들은 우리나라 제품은 거들떠도 안 본다는 얘기가 있다. 그게 사실이라면 우리부부의 회갑기념 해외여행 스케줄 역시 바꿔야 하는 건 아닐까 모르겠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가 희망하는 또 다른 여행지는 서해안이다.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피서를 즐긴 뒤 근처의 모항항에서 싱싱한 생선회로 배를 채우고 싶다. 일박을 한 뒤엔 보령으로 이동하여 대천해수욕장의 머드축제를 구경하는 게 여행 2일차의 계획이다.
다음으론 서천의 신성리 갈대밭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입에 착착 달라붙는 한산소곡주를 마시는 거다. 예부터 우리나라는 금수강산(錦繡江山)으로 소문났다. 이는 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다운 산천이라는 뜻으로, 우리나라의 산천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여기에 고운 금강(錦江)까지 어우러진 충남은 그렇다면 최적의 여행지인 셈이다. 여행은 모든 사람의 로망이다. 일본이 되었든 서해안이 되었든 간에 우리부부만의 단출함이 아니라 아들과 딸도 같이 가는 ‘풍성한’ 여행이라면 이는 곧 또 다른 금상첨화(錦上添花)일 것이다. 딸에 이어 아들도 결혼하여 며느리와 사위까지 동행한다면 세상에 그 무엇이 부러울까!
*온정정성(溫凊定省) = 자식이 효성을 다하여 부모를 섬기는 도리. 겨울에는 따뜻하게 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하며, 저녁에는 자리를 편히 마련하고, 아침에는 안부를 여쭙는 일을 이른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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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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