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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티 이미지 뱅크 |
평일의 주간근무엔 점심을 회사식당에서 사먹는다. 하지만 야근의 경우엔 식당이 문을 닫은 관계로 사먹든가, 아니면 집에서 준비해 온 음식물로 저녁과 야식까지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야근에 들어가기에 앞서 때론 음식을 사먹는 경우가 발생하기 십상이다. 단골로 가는 중국집이 그중 하나다. 짜장면과 짬뽕도 아주 맛이 절묘한 식당이다.
오후 4~6시까지는 다시 싱싱한 해물과 채소 등을 구입하려 장에 가는 까닭에 “(이 시간만) 잠시 문을 닫습니다.”라는 안내문이 그 식당의 입구에 걸린다. 그래서 더욱 신뢰가 가는 집인데 가격 또한 착해서 나 말고도 단골이 많다. 개인적으론 그보다는 우동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 집은 ‘불행하게도’ 우동을 안 한다. 따라서 ‘울며 겨자 먹기’로, 아니 짜장이나 짬뽕 먹기로 대체하는 것이다. 짜장면을 처음으로 맛본 건 초등학교 시절이다. 하루는 학교서 상장을 받아가지고 왔다.
그러자 기분이 좋아진 아버지께서는 시내로 날 데리고 나가셔서 그 ‘환상의’ 짜장면을 사주셨다. “다음에 상을 받으면 또 사주마!”라는 아버지의 말씀에 더욱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이 새롭다. 짜장면은 한자로 ‘작장면(炸醬麵)’이라고 한단다.
터질 작(炸), 젓갈·된장(간장) 장(醬),국수 면(麵)이 붙어서 된 이름인데 짜장면을 그리 부른다면 얼마나 우스울까 싶다. “여기 ‘작장면’ 두 그릇 주세요~“ 그런다면 짜장면은 과연 그 얼마나 모양까지 빠질까 싶어서다.
짜장면은 그동안 표기상으로는 ‘자장면’이라며 오랫동안 ‘홀대’를 받아왔다. 그러다가 지난 2011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짜장면도 표준어로 인정을 받기에 이르렀다. 짜장면과 양대 산맥을 이룬 게 바로 ‘짬뽕’이다.
그런데 ‘짬뽕’ 역시 일본어 ‘ちゃんぽん(쨘뽄)’라고 하여 ‘초마면’으로 순화하여 쓸 것을 권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 역시 ‘작장면’과 마찬가지로 현실성이 떨어지기에 중국집에 들어가서 ”여기 ‘초마면’ 두 그릇 주세요~“ 한다면 주인은 ‘지금 뭐라는 겨?’라며 갸우뚱할 게 틀림없어 보인다.
최근 집 근처에 제법 커다란 마트가 문을 열었다. 달걀 한 판에 2천 원도 안 되는 파격세일로 손님을 끌어 모으고 있기에 부화뇌동하여 가봤다. 그리곤 짜장면과 짬뽕도 샀는데 쉬는 날이거나 출출한 밤에 끓여먹을 요량이다.
다들 알겠지만 요즘 시판되는 짜장면과 짬뽕은 그 맛이 예전에 비해 대단히 일취월장(日就月將)했다. 또한 TV를 보자면 짜장면과 더불어 짬봉 또한 가히 전쟁(戰爭)에 다름 아닐 정도로 광고전마저 치열하다.
이 글을 쓰노라니 불현듯 시꺼먼 짜장면과 더불어 해물 가득한 짬봉이 뽀얀 김을 가득 안고 묵직한 꼬드김으로 다가온다.
사서 고생한다더니 그 말이 꼭 맞다. 여하튼 그렇다면 “옳아~ ‘짬짜면’을 먹으면 되겠다!”
짬짜면은 중화요리 전문점에서 짜장면과 짬뽕 중 하나를 놓고 갈등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에서 착안하였다고 한다. 그릇을 둘로 나누어 짜장면과 짬뽕이 한 쪽씩을 차지하여 둘 다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코리안식 중화요리인 셈이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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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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