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사자성어] 27. 고진감래(苦盡甘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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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사자성어] 27. 고진감래(苦盡甘來)

운명에 도전하는 사람은

  • 승인 2016-07-02 01:00
  • 홍경석홍경석
▲ 게티 이미지 뱅크
▲ 게티 이미지 뱅크

길몽(吉夢)이었다. 잠에서 깼으나 기억은 쉬 가셔지지 않았다. 순간 착각의 쓰나미가 저만치서 가득 몰려오기 시작했다. ‘맞아~ 이건 선친께서 ‘고생 끝 행복 시작’이란 의미로 로또복권을 사서 일확천금의 횡재를 누리라는 어떤 암시야. 아버님~ 고맙습니다!’

그 바람에 얼추 3년 여 만에 로또복권 한 줄을 5천 원 주고 샀다. 그러나 토요일에 발표된 그 로또는 금세 휴지 조각으로 변하고 말았다. 그럼 그렇지! 내 주제에 무슨… 그 돈으로 차라리 국수라도 한 그릇 사 먹을 걸….

사람은 이처럼 자신이 내렸던 결정이 실패로 귀착되면 자학의 딜레마에 빠져들게 마련이다. ‘다시는 안 산다!’ 최근 46년 전통을 자랑하는 국내 최장수 교양지 <월간 샘터>와 인터뷰를 가졌다.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 인터뷰는 다음과 같은 세 꼭지의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우선 초등학교 졸업도 겨우 마친 무지렁이가 책(작년 말)을 발간하고, 내처 언론과 기관의 시민기자와 리포터 등으로 활약하는 것도 모자라 최근엔 모 언론사의 객원 논설위원까지를 꿰찬 비법이다. 다음으론 딱히 사교육이 없이도 두 아이를 소위 명문대학에 보내는 등 ‘자식농사’에 성공한 노하우의 피력이었다.

끝으론 글을 잘 쓰는 나름의 지혜 등이 고스란히 토로되었다. 그래서 얘긴데 세상엔 그 어떤 것도 공짜는 없는 법이다. 그날 이뤄진 ‘지금 만나러 갑니다’ 라는 제호의 어떤 성공스토리에 내가 주인공으로 초대된 것은 한 마디로 “두드리면 펴진다!”는 강인한 의지와 실천이 담보되었기에 가능했다.

한 때 세계 1위였던 우리의 조선업이 위기라고 하여 많은 이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즈음이다. 어서 그 위기를 딛고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길 바란다. 한데 조선(造船)이든 뭐든 하다못해 밭에서 김을 매는 아낙의 호미일지라도 그 재료는 철(鐵)이다.

또한 그 철은 고로(高爐)에서 나온 빨간 쇳물이 식기도 전부터 몇 번이나 두들기고 펴는 따위의 담금질을 해야만 비로소 제 값어치를 발휘한다. 그래서 말인데 지난날의 내 인생 여정과 역경은 만날 두들겨 맞는 그 쇳물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너무 힘들어서 모든 걸 포기하고 아무렇게나 살고팠던 날도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고진감래(苦盡甘來)의 미래를 믿으며 꾹꾹 참고 견디었다. 20년 이상 견지해온 글쓰기의 치열함은 그 고진감래 중 일부였다.

덕분에 그날 유수의 출판사 편집장님과의 인터뷰도 가능했던 것이었음은 물론이다. “운명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운명에 먹히고 운명에 도전하는 사람은 운명이 길을 비킨다.” 독일의 철혈 재상이었던 비스마르크가 남긴 명언이다. 북은 두드려야 소리가 난다. 인생도 옳게 두드려야 펴진다.

훌륭하고 가치 있는 것은 모두 시간과 공(功)이 들어간다. 또한 그처럼 시간과 공이 들어가는 노력과 정성은 허무맹랑한 로또복권이 아님은 물론이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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