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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활약을 펼친 김연아<사진 오른쪽부터>, 이상화, 박승희, 조해리 등 선수들이 2014년 2월25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선물로 받은 초콜릿 메달에 대해 이야기하며 밝은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연합 DB |
작년부터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기자를 병행하고 있다. 일종의 시민기자 개념이다. 얼마전 인권위 시민기자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그래서 야근을 마치고 귀가하자마자 눈도 못 붙이고 인권위 ‘인권체험관’으로 달려갔다.
최근 개관한 인권체험관은 대전시 중구 선화동의 구 충남도청 청사 안에 있다. 충남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한 뒤 이곳은 한동안 적막강산이었다. 주변의 상권 또한 덩달아 붕괴되다시피 했음은 물론이다. 이에 대전시가 발 벗고 나서서 대전발전연구원에 이어 대전시민대학 등 많은 곳이 입주했다.
찌는 듯한 무더위임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인권기자님들이 오셨기에 인사를 나누었다. 이어 최근 모 언론사로부터 받은 객원 논설위원 명함을 한 장씩 나눠드렸다. 그러자 이구동성으로 축하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와~ 대단하십니다!” “그러게요, 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하시는 모습에서 많은 걸 배웁니다.” 사람은 대체로 그 성격이 두 가지로 분류된다. 무언가를 자랑하고자 하는 일이 있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자녀가 명문대에 합격했다든가 취업에 성공했다손 치자. 이를 외부엔 철저히 숨기면서 그 기쁨을 오로지(!) 자신과 가족들하고만 공유하고 나누는 사람이 있다. 반면 동네방네 소문을 다 내고, 그도 모자라 지인과 친구들에게도 술을 거하게 사는 이가 실재한다.
이런 접근에서 나는 후자에 속한다. 아들에 이어 딸을 낳았을 때도 고무된 나는 친구들을 불러내 술을 냈다. 세월은 물처럼 흘러 딸이 명문대에 당당히 합격했다. 그래서 당시 근무하던 직장의 직원들을 모두 식당으로 데리고 가서 밥과 술을 사 먹였다.
아들이 내로라는 대기업에 합격했을 때도 인색하지 않았다. 이러한 팔불출 남편의 ‘경거망동’이 아내로선 마뜩찮았기에 지청구를 많이 들었다. “그러니까 못 살지.” 하지만 돈이라는 건 자린고비처럼 아끼기만 하고 쫓아다니면 못 번다고 생각한다.
대신 쓸 때는 쓰고 더불어 돈이 나를 따라오게끔 행동하면 된다. 또한 밥이든 술이든 얻어먹는 것보다 내가 사는 게 맘이 편하고 ‘모양도 안 빠져서’ 좋다는 느낌이다. 얼마 후면 동창들과 피서를 간다.
고향의 유명한 계곡으로 간다는 문자를 동창회 총무가 보내왔기에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그날 내 주머니엔 다시금 오늘 인권기자님들께 드린 똑같은 명함을 담을 것이다. 그러면 친구들 또한 나를 향해 칭찬 내지 덕담을 해줄 게 틀림없다.
평소 ‘한 방울의 물이 컵을 채운다’는 걸 또 다른 신앙으로 실천하는 터다. 이는 노력의 결과를 은연 중 드러내는 격언이다. 지금은 비록 객원 논설위원 신분이다.
그렇지만 후일엔 반드시 정식 논설위원이 되는 게 꿈이다. 그리 되면 고향에 가더라도 그야말로 *의금지영(衣錦之榮)이 아닐까 싶다.
*의금지영(衣錦之榮) = 비단옷을 입고 고향에 돌아가는 영광이라는 뜻으로, 입신(立身) 출세하여 고향에 돌아가는 것을 이르는 말. 금의환향(錦衣還鄕)과 같은 의미.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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