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사자성어] 61. 군령태산(軍令泰山)

  • 문화
  • 인생 사자성어

[인생은 사자성어] 61. 군령태산(軍令泰山)

‘김영란법’에 대한 아쉬움

  • 승인 2016-08-05 01:00
  • 홍경석홍경석
▲ jtbc 화면 캡쳐
▲ jtbc 화면 캡쳐


나와 같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초등학교에 다닐 적엔 교실이 말 그대로 ‘콩나물시루’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 시절의 반도 안 되는 쾌적한 인원구성으로 말미암아 교실의 분위기도 가족적이란 평가다.

이런 전제에서 한 교실의 학생이 모두 34명이라고 치자. 우리 아들(딸)이 여름방학을 맞아 성적표를 들고 집에 왔다. 그래서 부푼 기대감을 안고 살펴봤더니 ‘에게~ 겨우 27등?’이란다. 이러할 경우, 해당 부모는 과연 그 얼마나 실망이 클까!

이는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지난해 ‘국가별 부패인식지수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고작 27위에 턱걸이했다는 비유의 통탄(痛嘆)이다. 우리 국민들은 그동안 참으로 말도 안 되는 일부 공직자들의 부도덕한 치부 행각과 각종의 목불인견, 그리고 점입가경의 꼬락서니들을 두루 목도해 왔다.

전관예우의 안 좋은 관행이 틀림없어 보이는 일부 검찰과 판사 출신의 변호인들이 천문학적인 수임료와 부정한 돈까지 챙기다가 구속되었다. 뿐만 아니라 급기야 “99%의 민중은 개돼지”라는 막말까지 서슴지 않은 교육부 고위관리 앞에서 우린 차라리 굴욕을 넘어 좌절까지를 새삼 절감했다.

여하간 공직자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뜻하는 소위 ‘김영란법’이 헌법재판소의 ‘검열 관문’을 지났다. 따라서 앞으론 우리의 접대문화마저 명실상부 청렴사회로 진입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지니게 한다.

그러나 일부 부족하거나 미흡한 점도 눈에 띄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식사, 선물, 경조사비의 상한액(각각 3만, 5만, 10만 원)이 정해짐으로서 지금처럼 공직자가 “오늘 먹은 밥(술)값은 내가 다 지불할게”라고 했다간 그야말로 벼락을 맞을 수도 있게 됐다.

따라서 ‘쪼잔한’ 일본인들처럼 자신이 먹은 건 스스로 계산하는, 더치페이 문화가 확산될 게 틀림없다. 이러한 조치가 실리적 측면에선 바람직하겠지만 예부터 한 턱 내는 걸 좋아했던 한국인의 정서 입장에선 솔직히 거북스런 것도 사실이다.

또 다른 유감은 대부분의 예식장 밥값은 그야말로 천양지차(天壤之差)라는 사실이다. A예식장은 3~4만원대 식사건만 B웨딩홀은 하객이 먹는 밥 한 끼가 무려 10만 원이 훌쩍 넘어가는 곳도 부지기수다. 따라서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의 제시, 예컨대 이곳들 역시도 김영란법의 ‘반영구간’에 넣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예컨대 예식장의 밥값 역시 3만 원을 초과할 수 없게 했더라면 돈이 없어 결혼을 미루고 있는 이 땅의 청춘남녀들에게 있어선 일종의 ‘복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의미에서 나온 말이다. 이런 필자의 주장에 예식업을 하는 사람들은 반발할 게 틀림없다.

“일반 국민들은 김영란법 해당자인 공직자나 기업인, 그리고 교육자와 언론인도 아니거늘 비싼 음식을 먹으면 뭐 죄라도 지는 겨?”라며 항의할 거란 얘기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일부 예식장의 밥 한 끼가 10만 원도 넘는다는 건 분명 커다란 문제를 잉태하고 있음에 불만 차원에서 제기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시류를 좇아 소위 호화판 결혼식을 치르고 나면 없는 집안은 아예 기둥뿌리까지 뽑히는 현실의 고찰 차원에서 하는 주장이니 가뜩이나 날도 더운 터에 괜스레 열까지 받진 마시라. 군령태산(軍令泰山)은 군대(軍隊)의 명령(命令)은 태산(泰山)같이 무거움을 이르는 말이다.

김영란법이 그처럼 잘 지켜져서 대한민국이 정녕 부정부패를 모르는 최고의 청정국가 핀란드에 필적하길 소망해본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국내 마리나 산업·관광 '체류·체험형'으로 체질 개선
  2. 천안교도소,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 개최
  3. 천안시티FC, 든든한 파트너 후원사와 한자리에…상생 파트너십 강화
  4. 한국 축구 대표팀, 월드컵 2차전서 난적 멕시코 0대1 석패
  5. 장기수 천안시장 당선인, 첫 행보로 민생경제회복 …천안사랑카드 100억원 추가 확대
  1. 백석대 레슬링팀, 전국레슬링대회서 금 3·은 1·동 5 획득 쾌거
  2. 연암대, 연암리빙랩 어드벤처디자인 경진대회 개최
  3. 충남콘진원 입주기업 '빅펀', 글로벌 콘텐츠 제작 공모 선정
  4. 중진공 충남본부, 도약 프로그램 선정기업 ㈜한도 현판수여식 개최
  5. KT&G, 글로벌 100대 혁신기업 4년 연속 선정

헤드라인 뉴스


`영원한 2인자` 고 김종필 탄생 100주년, 중용·통합의 정신 기린다

'영원한 2인자' 고 김종필 탄생 100주년, 중용·통합의 정신 기린다

충청 정치의 거목으로 평가받는 고 김종필(金鍾泌·JP·26년생) 전 국무총리 탄생 100주년 기념식과 제8기 추도식이 23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다. 김종필문화재단(이사장 조부영) 주최로 열리는 행사의 주제는 '사랑에는 후회가 없습니다'로, 민주자유당과 결별한 JP가 1995년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유민주연합(1995년 3월 30일∼2006년 4월 7일)을 창당 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처음 한 말이다. 행사는 산업화와 민주화, 국민통합 시대에서 역할을 했던 운정(雲庭)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삶과 업적으로 재조명하고 대..

”더워도 월드컵은 못 참죠” 월드컵 야외 응원 나선 대전 시민들
”더워도 월드컵은 못 참죠” 월드컵 야외 응원 나선 대전 시민들

19일 오전 9시 30분,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 광장.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한국과 멕시코 경기를 앞두고 월드컵 응원전을 위한 대형 전광판과 가림막 텐트가 마련돼 있었다. 이날 대전의 낮 기온은 30도를 웃돌았다. 오전부터 햇볕은 뜨겁게 내리쬐었고, 5분만 가만히 서 있어도 이마와 목덜미를 타고 땀이 흘러내렸다. 텐트 그늘 아래조차 후끈한 열기가 감돌았다.그러나 월드컵 열기는 무더위보다 뜨거웠다. 1차전 체코전 승리 이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도심 곳곳의 술집과 학교, 회사에서는 단..

"내년부터 10조 지원" 할 일 많아진 충청광역연합, 내실화 숙제
"내년부터 10조 지원" 할 일 많아진 충청광역연합, 내실화 숙제

6·3지방선거로 충청권 광역단체와 의회가 확 바뀌면서, 충청광역연합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 들어 대전시와 충남도의 행정통합 추진으로 결속력이 흔들렸으나 끝내 통합이 무산되면서, 광역연합의 역할이 오히려 부각되고 있는 양상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10조 원 규모로 권역별 전략산업을 지원하는 초광역특별계정 적용안이 검토되면서, 연합체제의 역할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연합과 연합의회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현재로선 연합장과 연합의회 원구성 인선이 이목을 끌고 있다. 19일 충청..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 접시꽃에 담긴 여름 접시꽃에 담긴 여름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