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사자성어] 62. 공명정대(公明正大)

  • 문화
  • 인생 사자성어

[인생은 사자성어] 62. 공명정대(公明正大)

검사와 양아치

  • 승인 2016-08-06 01:00
  • 홍경석홍경석
▲ 판관 포청천 화면 캡쳐/출처=유튜브
▲ 판관 포청천 화면 캡쳐/출처=유튜브


포청천(包靑天)은 중국 송나라의 정치가였다. 지방관으로서 부당한 세금을 없앴으며, 판관(判官)이 되어선 부패한 정치가들을 엄정하게 처벌하였다. 청백리로 칭송되었으며, 병사 후엔 예부상서(禮部尙書)에 추증되었다.

드라마로도 방송되어 선풍적 인기를 모았던 판관 포청천, 그는 관료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공평하고 사사로움이 없는 정치를 펼친 것으로 유명했다. 지방관으로 재직 중일 때는 백성들의 억울한 사건까지 명쾌하게 해결해 주어 칭송이 자자했단다.

높은 벼슬에 오른 뒤에도 시종여일((始終如一)을 망각치 않으며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을 하여 만인의 존경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모름지기 공직자라고 한다면 이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

진경준 검사장이 그예 구속되면서 검찰의 체면까지를 덩달아 구겼다. 7월 29일 특임검사팀이 발표한 진 검사장의 기소 내용을 보면, 그는 적극적으로 검사의 권한을 이용해 돈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론은 일제히 보도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때인 2010년엔 한진그룹의 비리와 관련한 내사를 하다가 사건을 덮는 대가로 그해 8월부터 처남의 청소용역 업체를 통해 무려 134억 원어치의 일감을 받았다고 한다. ‘외삼촌 산소에 벌초하듯’이란 속담이 있다.

이는 다른 건 몰라도 처가(妻家)에 관한 일에 자신의 직분까지 이용하여선 안 된다는 일종의 경구(警句)인 셈이다. 진경준 검사장의 후안무치 행각은 계속된다. 그는 대학 때부터 친구였던 넥슨 김정주 회장으로부터 주식은 물론이요 제네시스 승용차에 더하여 심지어는 가족 여행 경비까지를 타내서 공짜를 마구 향유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와 그 가족들은 얼마나 ‘1%의 특권층’ 흉내를 냈을까. “푸하하하~ 역시나 대한민국은 권력이 있어야 최고야!” “여보, 당신 말이 맞아~” 검찰에서 잘 나간다는 친구가 아예 대놓고 주식에서부터 승용차는 물론이요 가족 여행 경비까지 달라고 하기에 하는 수 없어 주었다는 넥슨 김정주 회장 역시 세인들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는 수출 등으로 국가발전에 기여한 게 아니라 ‘고작’ 게임업체를 만들어 심지어는 ‘코 묻은 돈’까지 마구 벌어들인 ‘한계의 재벌’인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평소 신중한 처신은 물론이요 장학기금의 흔쾌한 쾌척 등 사회봉사 적 측면에 눈길을 돌렸어야 마땅했음은 구태여 사족의 강조이다.

과거의 판관(判官)은 지금의 검사(檢事)에 필적한다. 판관은 공명정대(公明正大)가 생명이다. 또한 그래서 사리사욕보다는 멸사봉공(滅私奉公)을 최우선으로 실천해야 옳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 북면 은지리에 조선시대 이름을 떨쳤던 박문수(朴文秀)의 묘가 있다.

‘암행어사’로 선뜻 기억되는 박문수의 명성이 지금도 자자한 것은, 그가 탐관오리를 징치(懲治)하는 데 있어서도 왕이 준 마패 외에도 유척(鍮尺 = 놋쇠로 만든 표준 자. 보통 한 자보다 한 치 더 긴 것을 단위로 하며 지방 수령이나 암행어사 등이 검시(檢屍)할 때 썼다)을 지니며 공명정대의 잣대를 철저히 가늠한 때문이었다.

한때 조폭을 소재로 한 영화가 인기를 끈 바 있다. 여기서도 쉬 볼 수 있었듯 소위 조폭 내지 건달들이 가장 싫어하는 용어가 바로 ‘양아치’였다. 양아치는 빌어먹는 ‘거지’를 속되게 이르는 말임과 동시에 품행이 천박하고 못된 짓을 일삼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검사는 판사와 마찬가지로 공명정대가 삶의 모토(motto)가 돼야 옳다. 우린 지금 양아치보다 못한 검사를 보고 있다. 그래서 구역질이 몹시 난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6년 부동산 제도 달라지는 것은?
  2.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8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3. 대전 교육공무직 파업에 공립유치원 현장도 업무공백 어려움
  4. 인도 위 위협받는 보행자… 충남 보행자 안전대책 '미흡'
  5.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1. "내년 대전교육감 선거 진보 단일후보 필요"… 대전 시민단체 한목소리
  2. 대전권 9개 대학 주최 공모전서 목원대 유학생들 수상 영예
  3. [인터뷰]"지역사회 상처 보듬은 대전성모병원, 건강한 영향력을 온누리에"
  4. 충남개발공사 '고객만족경영시스템' 국제표준 인증 획득
  5. 박정현 "기존 특별법, 죽도 밥도 안돼"… 여권 주도 '충청통합' 추진 의지

헤드라인 뉴스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전남을 시작해 충청권을 가로질러 수도권으로 향하는 초고압 송전망이 농경지와 주택가, 학교 일원을 경유해 건설될 것으로 예상돼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에 또다시 대규모 국가산업단지를 신설하고 입주 기업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려 지방에 대규모 송전선로를 건설할 때 환경권과 생활권 침해 피해는 지역에 돌아온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17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앞으로 대전을 관통해 건설될 예정인 '신계룡-북천안 345㎸ 송전선로 시설 계획을 규탄하는 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정부는 2022년부터 2036년까지 송변전설..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이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글로벌 AX(인공지능 전환) 혁신도시'로 거듭난다. 대전시와 한남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KT, 비케이비에너지(주), ㈜엠아르오디펜스는 17일 '한남대 AX 클러스터 및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연구기관과 AI 전문기업을 지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거점센터는 한남대 캠퍼스 부지 7457㎡ 규모에 2028년까지 건립될 예정이다. 이날 협약식에..

④ 대전 웹툰 클러스터 `왜 지금, 왜 대전인가?`
④ 대전 웹툰 클러스터 '왜 지금, 왜 대전인가?'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