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사자성어] 87. 개천승용(開川昇龍)

  • 문화
  • 인생 사자성어

[인생은 사자성어] 87. 개천승용(開川昇龍)

아름다웠던 박세리 감독의 눈물

  • 승인 2016-08-31 01:00
  • 홍경석홍경석
▲ 지난 20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코스에서 열린 2016 리우하계올림픽 여자골프 경기가 끝난 뒤 박세리 감독(오른쪽)이 김세영과 함께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 DB
▲ 지난 20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코스에서 열린 2016 리우하계올림픽 여자골프 경기가 끝난 뒤 박세리 감독(오른쪽)이 김세영과 함께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 DB

박세리는 골퍼다. 대전광역시 출생으로 2016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골프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그 박세리 감독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골퍼 박인비 선수를 껴안으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는 사진을 보았다.

그러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였다. 어찌 보면 박세리의 눈물은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다. 항상 강철처럼 단단해 보이기만 하던 박세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도 사람이었고, 더욱이 중차대한 우리나라 골프의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다.

그랬으니 그가 그동안 마음고생을 어찌나 했을지는 그야말로 ‘안 봐도 비디오’다. 박세리 감독이 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 펑펑 눈물을 쏟은 것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오픈에서 처음 우승했을 때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1998년 7월 7일 당시 이른바 ‘맨발 투혼’으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그녀는 무려 연장 20홀을 치르는 격전 끝에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그러자 감격에 겨운 그녀는 아버지 박준철 씨를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당시와 지금(박인비의 금메달 획득)을 비교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박세리 감독은 “(자신이) 선수 때 우승 했던 기쁨보다 지금의 감동이 더 크다”고 답했다. 이는 그러니까 청출어람(靑出於藍)이 환희와 감사함의 소회 피력이었다.

‘청출어람’은 푸른색은 쪽(藍)에서 나왔지만 쪽빛보다 더 푸르다 라는 뜻으로, 제자가 스승보다 더 나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다. 또한 학문은 그쳐서는 안 된다(學不可以已)와 얼음은 물이 이루었지만 물보다도 더 차다(氷水爲之而寒於水)는 의미심장한 뜻까지를 내포하고 있다.

한국인의 자녀교육열은 세계1위다. 때문에 지금도 대학입시설명회가 열리면 인파가 구름처럼 몰려든다. 물론 그 관중의 대부분은 자녀의 대입을 눈앞에 둔 학부모들이다. 이런 접근에서 아들과 딸이 원하는 대학에 엿 붙듯 합격했던 때를 잊을 수 없다.

특히나 사교육 한 번 안 받고도 명문대에 장학생으로 합격한 딸을 보면서는 고마워서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이런 딸을 일컬어 혹자는 “개천에서 용 났다”고도 했다. 그러한 비유에 잠시 언짢은 것도 사실이었지만 ‘승자의 여유’로 금세 기분을 풀어냈다.

사람은 누구라도 놀라운 힘과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비록 답답한 가운데 있을지라도 함부로 남을 무시하면 안 된다. 고로 설혹 실패와 좌절의 터널 안에 있는 사람일지라도 역시나 ‘함부로’ 좌절할 필요도 없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건 기실 그 누구의 삶에서도 증명될 수 있는 때문이다. 개천은 시내(골짜기나 평지에서 흐르는 자그마한 내)보다는 크지만 강보다는 작은 물줄기를 일컫는다. 또한 개천은 어느 한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닌 공용(共用)의 것이다.

때문에 ‘개천에서 용 난다(開川昇龍)’는 자세와 행동으로 그렇게 성공한 사람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선을 다한 자의 눈물은 아름답다. 박세리 감독의 눈물이 유독 무지개처럼 환하게 빛났던 이유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서울대 10개 만들기 동행 모델' 띄운다… 한밭대 등 국공립대 연대 STU 제안
  2. 대전 서대전IC 구봉터널 차량 16대 추돌사고…12명 부상(영상있음)
  3. 짙은 안개에 미세먼지까지… 충청 출근길 사고 잇따라
  4. [썰] 권선택의 민주당 대전시장 '판' 흔들기?
  5. 세종 파크골프 저력… 신현주 선수, 中 챔피언십 왕중왕전 우승
  1. [대전에서 하룻 밤 더] 관광 소비액 5조원 목전 둔 대전
  2. ‘그날의 함성 다시 한 번’…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 기념행사
  3. ‘반려견과 함께’
  4. 대전 대덕구, 덕암야구장 반려동물 놀이터 개장
  5. 출연연 '공통행정' 채용 임박… 8개 과기계 노조 공동 성명 "연구현장 장악, 중단하라"

헤드라인 뉴스


이 대통령 "추가 정부부처 분산 없다"… 세종 행정수도 의지 확고

이 대통령 "추가 정부부처 분산 없다"… 세종 행정수도 의지 확고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추가 정부 부처 분산은 없다”고 못 박았다.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0회 국무회의에서 ‘균형성장을 위한 지방 우대방안’과 관련한 토의에서다. 토의 중 해양수산부 장관 직무대행이 ‘부산 이전 성과’를 언급하자, 이 대통령은 "부산으로 옮겨서 실제로는 예측했던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며 "그래서 농식품부를 광주로 보내달라고 그러고, 강원도는 관광 도시니까 문체부를 강원도로 보내달라고 이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수부가 유일한 예외'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래서 다시 한번 명확하게..

[대전에서 하룻 밤 더] 공유숙박, 체류형 관광모델 활성화 필요
[대전에서 하룻 밤 더] 공유숙박, 체류형 관광모델 활성화 필요

대전은 최근 타지에서 유입되는 방문객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2025년 기준 9000만 명이 넘는 외지인이 지역을 찾았다. 주요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부터 '빵의 도시'란 이름에 걸맞게 성심당을 비롯한 여러 제과점을 탐방하는 이른바 '빵 관광'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쇼핑과 식·음료 업종에 소비가 집중되다 보니 방문객을 지역에 머물게 할 핵심적인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부 방문객이 대전에서 지갑을 열고, 소비하게 되면 그만큼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중도일보는 대전 방문..

공공기관 2차 이전 `빨간불` … 지역 발전 고려 최우선해야
공공기관 2차 이전 '빨간불' … 지역 발전 고려 최우선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 이른바 '집중 전략'을 언급하면서 대전과 충남의 공공기관 2차 이전 대응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치권 안팎에선 '집중 전략'은 사실상 행정통합 지역과 기존 혁신도시에 공공기관을 집중 배치하겠다는 의중 아니냐는 해석이 많다. 사실상 행정통합 무산과 1차 공공기관 이전 수혜를 받지 못한 대전시와 충남도 입장에선 발등의 불이 떨어진 셈인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13일 충북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공공기관 이전을 포함한 국토 재배치와 균형발전 문제는 국가 생존이 걸린 문제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신임경찰 경위·경감 임용식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내외 신임경찰 경위·경감 임용식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내외

  • ‘반려견과 함께’ ‘반려견과 함께’

  • ‘그날의 함성 다시 한 번’…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 기념행사 ‘그날의 함성 다시 한 번’…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 기념행사

  • ‘봄이 왔어요’ ‘봄이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