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사자성어] 91. 해현경장(解弦更張)

  • 문화
  • 인생 사자성어

[인생은 사자성어] 91. 해현경장(解弦更張)

실수는 발견의 시작이다

  • 승인 2016-09-04 23:06
  • 홍경석홍경석
▲ 게티 이미지 뱅크
▲ 게티 이미지 뱅크


아내는 전형적인 아낙이다. 그래서 ‘여자스럽게’ 말이 많다. 특히나 지인들과 만나 식사를 하고 돌아온 날의 수다는 수준급(?)이다. 반면 나는 술이나 마셔야 입이 열리지 평소엔 꽉 잠긴 자물쇠와도 같다.

아내는 어제도 지인들을 만나 저녁을 먹고 왔단다. 야근을 앞두고 점심을 같이 먹는데 다시금 아내의 입이 분주해졌다. “여보, 어제 저녁을 먹는데 00엄마가 우리 아들이랑 딸을 잘 둬서 내가 너무 부럽다고 하더라고.” 그러거나 말거나 입에 밥만 처넣고 있으려니 아내의 강력한 태클이 들어왔다.

“지금 내가 하는 말 듣는 겨?” “듣고 있으니께 말 햐.” 건성으로 그렇게 대답하고 다시금 식사하는 데 몰입했다. 허나 이어진 아내의 수다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秀다’였다. “좋은 말도 세 번이랬다고 그래서 이렇게 쐐기를 박았어. 따지고 보면 아이들이 잘된 건 다 지들 좋은 거지 뭐, 우리 신랑이 잘 돼야 실은 그게 진짜 잘 되는 거라고.”

그 같은 이 부실한 남편에 대한 칭찬에 더 이상은 허투루 들을 수 없었다. “말이라도 고맙구려. 아무튼 내일 야근 마치고 나와서는 맛난 점심 사줄 테니 먹으러 가자고~” - 실수는 발견의 시작이다(Mistakes are the portals of discovery). - 아일랜드의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의 명언이다.

누구나 실수를 저지른다. 그러나 자신의 실수를 인지하고 깨닫는 순간 우리는 성장할 수 있다. 따라서 실수는 결코 어리석거나 무능함도 아니고 부끄러움과 좌절도 아니다. 또한 그 어떤 것도 실수 없이는 아무 것도 배울 수 없다.

어린 아기가 걸음을 배우는 걸 보면 이를 쉬 알 수 있다. 인생이라는 망망대해에서 삶의 희망과 징검다리가 되어준 것은 단연 아내였다. 아내를 만나 가정을 꾸렸고, 없는 살림을 쪼개어 두 아이를 알토란으로 잘 기르는 걸 보면서 역시나 맞춤한 그릇, 아니 실은 나보다 월등한 사람을 잘 만났다고 느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아내는 나를 만난 것이 ‘실수’한 셈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허구한 날 술이나 좋아하지 돈은 쥐뿔도 벌지 못하는 허릅숭이 남편이었으니까. 이러한 나의 자아비판(自我批判)은 하지만 아내의 조련(調鍊)으로부터 시나브로 개선을 보였기에 어떤 가능성의 발견으로까지 이어졌다.

즉 *해현경장(解弦更張)의 긴장모드 고취로 나 자신을 더욱 담금질했다는 얘기다. 돈은 없으되 신용은 잃지 마라, 시간과 의리는 칼처럼 지켜라, 가족과 친구를 영원히 사랑하라 등등…… 이런 접근에서 작년에 비해 올해는 여러모로 많이 좋아졌다.

이처럼 긍정적 결과의 도출은 아내의 불변한 *동주공제(同舟共濟) 덕분이다. 더 열심히 해서 고생만 한 아내에게 진정 ‘실수는 발견의 시작이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그 ‘발견’의 실체는 물론 나의 명실상부한 성공이다.

* 해현경장(解弦更張) = ‘거문고의 줄을 바꾸어 매다'라는 뜻으로, 느슨해진 것을 긴장하도록 다시 고치거나 사회적·정치적으로 제도를 개혁하는 것을 비유하는 뜻.

* 동주공제(同舟共濟) = 한마음 한뜻으로 같은 배를 타고 피안(彼岸)에 도달하자. 같은 배를 타고 천(川)을 건넌다는 뜻으로 이해(利害)와 환란(患亂)을 같이 했다는 것을 뜻함.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국내 마리나 산업·관광 '체류·체험형'으로 체질 개선
  2. 천안교도소,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 개최
  3. 천안시티FC, 든든한 파트너 후원사와 한자리에…상생 파트너십 강화
  4. 한국 축구 대표팀, 월드컵 2차전서 난적 멕시코 0대1 석패
  5. 장기수 천안시장 당선인, 첫 행보로 민생경제회복 …천안사랑카드 100억원 추가 확대
  1. 백석대 레슬링팀, 전국레슬링대회서 금 3·은 1·동 5 획득 쾌거
  2. 연암대, 연암리빙랩 어드벤처디자인 경진대회 개최
  3. 충남콘진원 입주기업 '빅펀', 글로벌 콘텐츠 제작 공모 선정
  4. 중진공 충남본부, 도약 프로그램 선정기업 ㈜한도 현판수여식 개최
  5. KT&G, 글로벌 100대 혁신기업 4년 연속 선정

헤드라인 뉴스


`영원한 2인자` 고 김종필 탄생 100주년, 중용·통합의 정신 기린다

'영원한 2인자' 고 김종필 탄생 100주년, 중용·통합의 정신 기린다

충청 정치의 거목으로 평가받는 고 김종필(金鍾泌·JP·26년생) 전 국무총리 탄생 100주년 기념식과 제8기 추도식이 23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다. 김종필문화재단(이사장 조부영) 주최로 열리는 행사의 주제는 '사랑에는 후회가 없습니다'로, 민주자유당과 결별한 JP가 1995년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유민주연합(1995년 3월 30일∼2006년 4월 7일)을 창당 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처음 한 말이다. 행사는 산업화와 민주화, 국민통합 시대에서 역할을 했던 운정(雲庭)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삶과 업적으로 재조명하고 대..

”더워도 월드컵은 못 참죠” 월드컵 야외 응원 나선 대전 시민들
”더워도 월드컵은 못 참죠” 월드컵 야외 응원 나선 대전 시민들

19일 오전 9시 30분,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 광장.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한국과 멕시코 경기를 앞두고 월드컵 응원전을 위한 대형 전광판과 가림막 텐트가 마련돼 있었다. 이날 대전의 낮 기온은 30도를 웃돌았다. 오전부터 햇볕은 뜨겁게 내리쬐었고, 5분만 가만히 서 있어도 이마와 목덜미를 타고 땀이 흘러내렸다. 텐트 그늘 아래조차 후끈한 열기가 감돌았다.그러나 월드컵 열기는 무더위보다 뜨거웠다. 1차전 체코전 승리 이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도심 곳곳의 술집과 학교, 회사에서는 단..

"내년부터 10조 지원" 할 일 많아진 충청광역연합, 내실화 숙제
"내년부터 10조 지원" 할 일 많아진 충청광역연합, 내실화 숙제

6·3지방선거로 충청권 광역단체와 의회가 확 바뀌면서, 충청광역연합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 들어 대전시와 충남도의 행정통합 추진으로 결속력이 흔들렸으나 끝내 통합이 무산되면서, 광역연합의 역할이 오히려 부각되고 있는 양상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10조 원 규모로 권역별 전략산업을 지원하는 초광역특별계정 적용안이 검토되면서, 연합체제의 역할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연합과 연합의회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현재로선 연합장과 연합의회 원구성 인선이 이목을 끌고 있다. 19일 충청..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 접시꽃에 담긴 여름 접시꽃에 담긴 여름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