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사자성어] 99. 마이동풍(馬耳東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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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사자성어] 99. 마이동풍(馬耳東風)

외제차보다 좋은 차 알랑가 몰라?

  • 승인 2016-09-12 01:00
  • 홍경석홍경석
▲ MBC뉴스 보도화면 캡쳐
▲ MBC뉴스 보도화면 캡쳐


근무를 하노라면 근처의 아파트 주변 도로에 무시로 주차단속 요원이 출몰한다. 그리곤 불법주차 차량을 촬영한 뒤 범칙금 통지서를 부착한다. 이어선 견인차까지 출동하는데 그런 걸 볼 적마다 안타까운 맘이 가득하다.

지정된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다면 공연한 범칙금을 안 물어도 되는 때문이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예전엔 주차위반을 했더라도 차별이 있었다. 즉 국산차는 쉬 견인을 해가지만 값비싼 외제차는 그냥 두었다는 얘기다.

그럼 왜 그런 웃지 못 할 현상이 빚어졌던 것일까? 국산차와의 형평성 문제까지 제기돼 왔던 불법 주차된 외제차의 견인포기, 아니 차라리 방기 현상은 견인차량이 끌고 가려면 보조 제동장치를 풀기 위해 문을 따야 한단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자칫 차량이 손상될 수 있는 데다 시간도 3배 이상이나 소요돼 단속반원들이 견인을 기피해왔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소위 ‘진상 운전자’가 쫓아와서 자신의 차를 견인하면서 손상이 났으니 배상을 크게 요구하면 꼼짝을 못한다나 뭐라나.

때문에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라는 생각으로 아예 손을 안 댔다고 알려졌었다. 9월 5일자 C일보는 자신의 SNS에 서울 청담동 200평대 고급 빌라 내부 수영장 사진과 함께 부가티,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같은 고가의 수퍼카 앞에서 포즈를 취한 이 모(30)씨의 관련 뉴스를 보도했다.

여기서 C일보는 그가 10만 명이 넘는 팔로어를 끌어 모은 외에도 이 씨가 주장한 "나는 나이트클럽 웨이터와 막노동을 전전하던 '흙수저'였지만, 주식 투자로 수천억대 자산가가 됐다"고 주장하면서 '증권가의 스타'로 떠오른 과정을 집중 조명했다.

하지만 이씨의 '성공 신화'는 지난달 이 씨에게 피해를 봤다는 투자자들의 진정이 금융감독원에 잇따라 접수되면서 위기를 맞았다면서 지금껏 파악된 피해자만 3000명 정도에, 피해 규모는 1000억원대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는 명백한 사기꾼인 셈이다. 이 씨가 SNS에 올린 '부가티 베이론' 차량은 가격만 30억여 원에 달하는데 이 차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구입한 것으로도 알려져 국내에서 큰 화제가 됐다고 알려져 있다.

나이도 일천한 그가 진정한 주식의 달인인지 아님 전형적 사기꾼인지의 여부는 수사에 착수한 검찰 몫이다.(아니나 다를까 그는 결국 지난 9월 7일 구속수감됐다) 다만 필자가 지적코자 하는 건 외제차에 대한 일반인들의 막역한 동경과 그 외제차에 편승한 어떤 허장성세(虛張聲勢)를 지적하기 위함에서이다.

한동안 ‘불법 다단계 사업’이란 게 국민적 말썽과 원성의 진원지로 발동한 바 있었다. 무려 4조 원 이상이나 사기를 치고 잠적했던 조희팔 사건이나, 2조 원이 넘는 주수도의 다단계 판매가 바로 그것이다.

그들로 말미암아 피해자들은 심지어 자살까지 하는 등 후폭풍이 실로 엄청났다. 세인을 경악케 한 희대의 사건이었지만 피해자들에 대한 구제의 길은 여전히 요원하지 싶다. ‘다단계’라는 용어가 워낙 부정적 인식으로 각인되다보니 요즘엔 그 대신 '네트워크 마케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추세로 보인다.

한데 불변한 건 단기간에 고수익이라는 ‘미끼’가 여전하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론 이를 여전히 적대시하며 또한 경계심을 늦추지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에 어찌어찌하여 그와 비슷한 사람을 만난 경험이 있다.

자신이 지닌 외제차만 석 대이며, 최고급 아파트에 가지고 있는 땅까지를 합치면 재산이 50억도 넘는다며 입에 침을 튀기며 자화자찬에 열을 올렸다. 그러면서 당장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에게 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열변을 토했어도 정작 나에겐 마이동풍(馬耳東風)의 허장성세로만 들렸다. ‘다단계’에 대한 경각심은 진즉부터 인지했다.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이 극력 환대하면서 한 번만 와서 자리를 채워달라고 간청하기에 마지못해 갔다.

그러나 예상대로 그 자리에 사람들을 구름처럼 모이게 한 이유가 금세 다단계 사업임을 간파하곤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왔다. 섣불리 다단계를 하다간 게도 구럭도 다 잃는 법이다. 외제차 역시 마찬가지다. 돈은 없으되 마음이라도 편해야 그게 바로 진정한 삶이다.

분수에 맞지 않는 외제차의 환상은 자칫 지인은 물론이요 친구들까지도 모두 잃게 되는 부메랑의 자충수가 될 수 있다. 나는 외제차보다 훨씬 좋은 차를 가지고 있다. 여름엔 에어컨이 너무 빵빵하여 차라리 추울 정도다.

반대로 겨울엔 난방까지 으뜸이어서 반팔셔츠만 입어도 춥지 않다. 그 차의 이름은 지하철과 시내버스다. 거듭 강조하지만 세상에 그 어떤 것도 공짜는 없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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