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사자성어] 105. 물극필반(物極必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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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사자성어] 105. 물극필반(物極必反)

달도 차면 기운다

  • 승인 2016-09-18 11:35
  • 홍경석홍경석
▲ 사진 출처=sydneytseoul(A self-study Korean language blog)
▲ 사진 출처=sydneytseoul(A self-study Korean language blog)
결국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사재 100억 원을 내겠다고 밝혔다. 필자의 지난 9월 14일자 글(101.예의상실)의 일갈에 반응하여 그리했다곤 볼 수 없다. 다만 워낙 안팎의 비난이 거세다 보니 ‘하는 수 없이’ 그리 했을 거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최 전 회장은 지난 9월9일 국회에서 열린 조선.해운업 청문회에서 다그치는 의원들에게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그 눈물은 진정성이 없는 ‘악어의 눈물’이라는 또 다른 비판을 자초했다. 아무튼 그녀가 내겠다는 사재 100억 원은 하지만 그녀가 지닌 재산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의 액수다.

또한 그 돈으론 침몰일보 직전인 한진해운을 되살리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돈을 안 내도 욕먹고 돈을 낸다고 해도 존경은커녕 여전히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그녀의 대척점에 지난 9월12일 별세한 오뚜기 함태호 명예회장이 돋보인다.

이미 여러 언론에서도 그분의 선행을 칭송했듯 함 회장은 47년간 식품보국의 외길을 걸어온 한국식품산업의 선구자였다. 토마토케첩과 마요네즈의 어떤 철옹성 구축 외에도 이른바 ‘3분요리’로 대표되는 오뚜기의 여러 식품들은 필자 역시도 평소 애용하는 브랜드다.

함 회장은 타계 직전인 지난 9일 당일 종가 기준으로 698억 원에 상당하는 주식을 오뚜기재단에 증여했다고 하여 다시 한 번 존경심의 횃불을 더욱 불타오르게 했다. 기업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기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난 1996년 오뚜기재단을 설립한 함 회장은 그동안 대학생 등 680여 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왔다고 알려졌다.

▲ 오뚜기 창업주 함태호 명예회장
▲ 오뚜기 창업주 함태호 명예회장
아이들이 장학금으로 공부한 까닭에 누구보다 장학금의 고마움을 절감하는 터다. 함 회장의 통큰 기부와 감사함은 비단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함 회장은 지난해에도 315억 원 상당의 오뚜기 주식 3만주를 밀알복지재단에 기부했는가 하면,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를 지원해 4200여 명이 새 삶을 찾도록 했다고 하니 말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격언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재벌의 대부분은 현재 자신이 지니고 있는 부를 영원토록 간직할 줄 알고 착각하는 심각한 오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 싶다.

인생이란 누구에게나 물극필반(物極必反)이 교차되고 반복되는 것이거늘. ‘물극필반’은 사물의 전개가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한다는 뜻으로, 흥망성쇠는 반복하는 것이므로 어떤 일을 할 때 지나치게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즉 우리 속담의 ‘달도 차면 기운다’와 같은 의미라 하겠다.

한편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재산 규모를 묻는 조경태 청문위원장의 질문에 부동산과 회사 지분 등을 감안하면 350억 원에서 400억 원 정도의 재산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그녀의 ‘고작’ 100억 원 사재출연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진해운 사태를 막기엔 그야말로 동족방뇨(凍足放尿)가 아닐 수 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흔히 ‘부자는 3대를 가지 못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오뚜기처럼 이익의 사회 환원을 적극 실천하는 기업(가)은 영원불멸도 가능하다. 반면 그렇지 않고 자신이 운영하던 기업이 난파를 하든 말든 오로지 자신만 살자고, 그러면서도 챙길 건 다 챙겨서 달아나는 초승달처럼 이지러진 마인드의 *히치하이킹 기업가라고 한다면 응당 준엄한 국민(소비자)의 심판과 냉혹한 시장경제의 보복까지를 자초하는 법이다.

*히치하이킹 = 히치하이킹(Hitchhiking)은 여행, 특히 무전여행에서 어디론가 이동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차를 타려고 하는 행동이다. 히치하이킹을 하려는 사람들 대부분은 히치하이킹의 의사를 나타내기 위해 도로변에 서서 팔을 도로 쪽으로 뻗고 엄지손가락을 든다. 일반적 측면에선 부도덕과 후안무치의 표현으로도 쓰인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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