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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밀정' 포스터 |
마타하리(Mata Hari)는 제1차 세계대전 전후에 독일을 위하여 활동한 여자 스파이(1876~1917)다. 댄서로서 네덜란드 장교와 결혼하고, 프랑스에 거주했는데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의 스파이라는 혐의로 프랑스 정부에 체포되어 처형되었다.
프랑스 당국은 그녀를 체포하면서 그녀가 파리 화류계에서 무희이자 고급 매춘부로 이름이 난 여자라고 발표했다, 이후 ‘마타하리’는 스파이 영화 등 대중문화에 등장하는 미모의 여성 스파이, 혹은 이중간첩의 원형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팜므 파탈’(요부)의 이미지로도 대표적인 그녀를 떠올린 건 방화 <밀정>을 보면서였다. 밀정의 무대는 암울하기 짝이 없었던 1920년대 일제강점기다. 조선인 출신 일본경찰 이정출(송강호)은 무장독립운동 단체인 의열단의 뒤를 캐라는 특명을 받고 의열단의 리더인 김우진(공유)에게 접근한다.
의열단 단장으로 나오는 정채산(이병헌)은 이정출에게 “이 동지는 어느 역사 위에 이름을 올리겠습니까?”라며 그를 설득한다. 이에 심각한 심리적 내부분열을 일으킨 그는 더 이상 일제의 주구가 아닌 진정한 조선인으로 거듭난다.
뿐만 아니라 의열단이 심혈을 기울이는 일제의 주요 시설을 파괴할 목적의 폭탄을 경성으로 들여오기 위한 거사에도 적극 동참한다. 마타하리나 ‘밀정’의 이정출 역시 밀정(密偵)이다. ‘밀정’은 남몰래 은밀한 사정을 살핌, 또는 그런 사람이기에 스파이에 다름 아니다.
그런데 영화 <밀정>은 또 다른 밀담(密談)을 관객들에게 은밀히 선사한다. 그건 바로 아무리 조국이 일제의 발굽에 갈기갈기 찢기고 훼손되었을망정 독립운동을 하는 데 있어선 너와 내가 없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거다.
또한 영화에서 우리의 독립투사(의열단 단원)들이 검거된 뒤 일제의 모진 고문을 당하는 장면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우리가 북한에 의해 핵 공격을 당하고 설상가상 항복까지 하는 상황에 봉착한다면 북한당국은 과연 우리를 어찌 고문할 것인가? 라고.
북한은 툭하면 불바다 운운하면서 협박을 일삼아왔다. 좋은 말도 한두 번이지 계속되는 그들의 공포 분위기 조성에 급기야 “이젠 우리도 북한에 맞서 핵무기를 보유하자!”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실현 가능성이 매우 적다는 한계가 도출된다.
우리나라가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하는 순간 지구촌 전체는 우리를 그야말로 ‘왕따’시킬 건 불문가지인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치 미숙한 어름사니(남사당패에서 줄을 타는 줄꾼) 같은 불안전한 우리의 안보지형 타파엔 어떤 해법이 있을까?
개인적으로 부정부패부터 일소하여 국방력 증강에 더욱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밀정>에서 의열단 단장 정채산이 이정출을 대화로 설득했듯 북한과도 미국과도, 또한 중국하고도 더욱 진지하고 심도 있는 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본다.
좁디좁은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나는 날이면 남과 북은 그야말로 공멸(共滅)인 때문이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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