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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공군의 참전으로 1.4후퇴를 하게된 피난민들이 부서진 대동강 철교를 넘고 있다./사진 출처=블로그 '미래제국' |
제16호 태풍 말라카스(MALAKAS) 덕분에 그토록 바랐던 비가 내렸다. 올여름이 사상유례가 없을 정도로 폭염으로 점철되었던 건 태풍이 단 하나조차 한반도로 진출을 못한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내리고 있는 이 반가운 비는 가뭄에 타들어가는 농작물에도 커다란 원군이 될 것이다. 배추 한 포기에 무려 1만 원이 넘어간다는 현실의 안타까움 역시도 저 비는 충분히 해결해줄 것이라 믿는다.
따라서 비를 농사와 연관 짓자면 이는 바로 관포지교(管鮑之交)에 버금가는 셈이겠다. 이는 관중(管仲)과 포숙아(鮑叔牙)의 사귐이란 뜻으로, 우정이 아주 돈독한 친구 관계를 이르는 말이다. 친구와 우정에 관한 사자성어는 이밖에도 적지 않다.
우선 지란지교(芝蘭之交)가 있으며, 막역지우(莫逆之友) 또한 친밀한 벗을 이르는 말이다. 매달 모임을 갖고 있는 50년 지기 고향의 친구들은 죽마고우(竹馬故友)다. 간담상조(肝膽相照)와 백아절현(伯牙絶絃), 수어지교(水魚之交), 교우이신(交友以信) 또한 같은 맥락이다.
이런 관점에서 북중지교(北中之交), 즉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과연 그 실체가 무엇일까를 고찰하는 것도 필요하지 싶다. 영화 ‘국제시장’과 ‘인천상륙작전’에는 동일한 장면이 나온다. 그건 바로 6.25 한국전쟁 당시 통한의 1.4후퇴는 중국공산당의 개입이 그 원인이었다.
1950년 10월 8일, 미군의 38선 이북으로의 진군 다음 날, 마오쩌둥은 중화인민해방군 북방지역군에게 한국을 침공할 것을 명령하였다. 결국 UN군은 중공군의 동계작전에 압도되어 1951년 1월 4일, 서울을 중공군에 빼앗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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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백선엽의 6.25 징비록-16(조선일보) |
6.25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국과 중국 군인들의 사망자 숫자는 어마어마하다. 미군이 3만 5천 명이고 중공군은 15만 5,600명으로 총 19만 6백 명이나 되는 때문이다. 여기에 사망, 실종, 부상자까지를 포함하면 미군은 총 52만 8,083명이 희생되었으며 중공군은 123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 한국군 피해자 15만 7천 명과 북한군 52만 명을 합치면 한국전쟁은 세계에서 가장 참혹한 전쟁이자 동족상잔의 비극이었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러한 한국전쟁의 비극은 ‘한반도의 공산화’라는 북한 김일성과 소련의 스탈린의 정치적 야심이 일치하면서 잉태되었다.
아울러 같은 공산권인 중국 마오저뚱의 지원까지를 얻어내면서 더욱 구체화되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보복 발언과 북한의 핵무기까지를 동원한 연일 협박 따위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다. 주지하듯 미국과 중국의 안보전략에서 우리 한반도가 갖는 지정학적 가치는 실로 중차대하다.
중국에게 있어 북한은 미국이란 해양세력이 대륙으로 진출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자국 방어의 전진기지이자 완충지대다. 미국 또한 중국이라는 대륙세력이 태평양으로 진출하지 못 하게끔 하기에 남한처럼 좋은 곳이 없다. 헌데 이쯤에도->이쯤에서(로 수정합니다) 드는 의구심이 하나 있다.
그건 왜 중국은 북한의 핵개발까지를 수수방관(袖手傍觀) 하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답이 최근 일독한 장성민 著 <중국의 밀어내기 미국의 버티기>라는 책에 고스란히 나와 있다. 여기서 저자는 충격적인 비하인드스토리까지를 기술하고 있는데 내용은 이렇다.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그들의 한반도 핵심정책으로 내세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 개발을 막는 데는 실패했다. 먼저 미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이 줄어들고 북한 위협의 감소는 곧 주한미군의 역할과 기능이 사라짐을 의미한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핵보유가 해양세력(미국)들의 대륙 진출을 막는 데 더욱 유익한 전략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은 북한의 체제 붕괴 상황은 곧 자신들에게 재앙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평가하는 까닭에 핵개발 저지에 나서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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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년 3월 미군이 중공군 포로의 소지품을 검사하고 있다./사진 출처=블로그 '黃薔(李尙遠)' |
한반도 미래전략가로 활동한 저자가 한반도에서의 미·중 패권경쟁을 예리하게 분석한 이 책을 보면 중국이 한반도로부터 미국을 밀어내고 ‘버티던’ 미국이 실패하여 밀려 나갈 경우 한반도는 어떤 상황을 맞게 될 것인지를 구체적이고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남북한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으려면 남북 간의 자주적 협력의 통로를 개설하여 ‘통일한국’의 발판을 구축하라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처럼 그리된다면 오죽이나 좋을까! 미치광이가 아닌 이상 전쟁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미국을 믿지 말고, 소련에 속지 마라. 일본이 일어나니, 조선은 조심하라.” 해방 후의 혼란기 때 유행했던 말이라고 한다. 북중지교(北中之交)는 그러나 따지고 보면 관포지교가 아니라 철저히 계산된 자국이익주의에서 발효한 것이다.
말로만 남북통일이 아니라 실제 이와 연관된 해법과 대화의 도출이 시급하다고 보는 시각이다. 만의 하나, 북의 호언장담처럼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발생한다면 우린 모두 공멸하고 말 것이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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