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사자성어] 116. 소박결혼(素朴結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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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사자성어] 116. 소박결혼(素朴結婚)

뿌리축제서 가족애를 보다

  • 승인 2016-09-29 01:00
  • 홍경석홍경석
▲ 게티 이미지 뱅크
▲ 게티 이미지 뱅크


<제8회 대전 孝 문화 뿌리축제>가 9월23~25일까지 대전시 중구 뿌리공원로(안영동 & 침산동)에서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2015.2016 국가유망축제이기도 한 이 축제는 전국 유일의 효를 바탕으로 한 큰 잔치였다.

행사가 열린 뿌리공원은 1997년 11월1일 개장한 가족친화 테마공원이다. 222기의 성씨(姓氏) 조형물이 있으며 성씨비 전면에는 조상의 유래, 뒷면에는 작품설명이 되어 있다. ‘문중 입장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육군군악대 리허설 및 세팅이 이어졌다.

한밭국악회의 ‘입춤’ 공연과 국악인 오정해의 ‘효심뿌리 愛 콘서트’가 산자수명의 유등천 만성교 상류를 더욱 빛나게 했다. 2일차의 ‘전국 청소년 효 골든벨’과 ‘해군본부 군악대와 함께 하는 나라사랑 애국 음악회’엔 효녀가수 현숙이 등장하여 더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행사 마지막 날의 ‘洞 입장 퍼레이드’와 ‘그 시절 추억의 쇼’ 역시 이 축제가 명불허전의 의미 있는 잔치임을 새삼 일깨워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즐비한 각종의 행사부스와 설치물 중 유독 눈에 띄었던 건 ‘효자 스토리를 담은 옥살이 체험’이었다.

즉 예부터 불효는 옥살이를 할 만치로 죄를 지는 것이었다는 셈법이 통용되는 메시지의 체험장인 까닭에서였다. 그 안에 들어가 볼까 하다가 그만 두었는데 이는 내가 불혼(不婚)이란 ‘어떤 불효’를 저지르지 않은 때문이었다.

덕분에 비록 너무도 일찍 이 세상을 버리셨으되 선친께는 생전에 귀여운 손자(아들)를 안겨드릴 수 있었다. 구경을 하다 보니 시장기가 들어 임시로 만들어진 식당에 들어섰다. 뿌리축제의 주 관람객은 효를 테마로 하다 보니 젊은이들 보다는 나처럼 중년이나 어르신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밥을 먹는데 곁에 앉은 내 또래의 중년들이 자녀의 결혼을 화제로 올렸다. “우리 아들놈은 서른이 넘도록 애인이 없어서 걱정이여.” “내 아들은 아예 혼자서 살 기세라네.” 결혼까지 포기하고 1인가구로 사는 이들이 점증하는 추세라고 한다.

이러한 작금의 기류엔 분명 각종의 원인이 개입하고 작용한다. 그렇긴 하지만 사랑을 느끼는 남녀가 상의하여 ‘소박결혼(素朴結婚)’이란 합의점을 도출한다면 결혼도 그리 어려운 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다.

즉 과도한 혼례비용에서 탈출하자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용이 아니라 진정 자신들이 행복하고 만족하다면 그걸로 되는 게 결혼이다. 결혼을 하지 않으면 당연히 자녀도 없다.

자녀가 없으면 이담에 뿌리를 찾을 일도 사라진다. 뭐니뭐니 해도 가족애(家族愛)가 제일이다. 한데 그 가족애는 결혼으로부터 시작된다. 너무도 소박(素朴)하게 시작한 결혼생활이 올해로 35년째다. 여전히 빈궁(貧窮)하지만 내소박(內疏薄)을 모르고 일부종사(一夫從事)에 전념하는 아내가 항상 감사하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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