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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TN뉴스 화면 캡쳐 |
사람에겐 누구나 숨기고만 싶은 과거가 존재한다. 그러나 어둠을 해체시키며 다가오는 이튿날의 밝은 태양처럼 언젠가는 숨겼던 그 비밀의 전모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어렵사리 속개된 국정감사에서 각종의 의혹들이 속속 밝혀지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런 관점에서 필자의 숨겨왔던 치부(恥部) 아닌 치부는 모정(母情)의 실종이다. 나의 생후 첫돌 즈음 어머니는 아버지와의 불화로 집을 나가셨다. 그 바람에 이순이 가까운 나이이거늘 하지만 여태 “엄마”내지 “어머니”라는 말은 한 번도 해보지 못 했다.
사진 한 장조차 남기지 않은 터여서 어머니의 얼굴과 모습은 그림으로도, 심지어는 억지로 꿈을 꾸어봤자 마찬가지로 별무효과(別無效果)이다. 따라서 이는 나의 평생의 어떤 한(恨)이다.
불과 여섯 살의 입양 딸을 학대하는 것도 모자라 아이가 숨지자 야산에서 시신을 태워 암매장까지 한 인면수심의 양부모가 구속되었다.
이들은 6살 입양 딸을 투명테이프로 묶어 방치하여 숨지게 한 뒤에도 직장과 병원을 다니는 등 태연히 일상생활을 했던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안겼다. 그럴 거면 왜 입양까지 하였던 것일까?
경찰 조사에서 이들 부부는 3년 전 입양한 딸이 평소 식탐이 많고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렇게 잔인하게 살해했다고 밝혔단다. 3년 전 그러니까 불과 세 살의 아이, 아니 ‘아기’였을 당시에 입양을 했다면 그 아기는 양부모가 친부모인 줄 알고 성장했을 거란 추측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그들은 사랑 대신 솔개미(매가오릿과의 바닷물고기)에 채인 닭과도 같이 아이를 마구 학대만 한 셈이다. 사람이 죽어서 저승에 가면 염라대왕 앞에서 업경대(業鏡臺 = 업(業)을 나타내는 거울의 대(臺))등을 보며 다음과 같은 죄업(罪業)을 받는다고 한다.
세상에서 부모에게 불효하고 주색에 방탕하며 악행을 쌓은 자는 칼날을 산같이 꽂아 놓은 도산지옥에 가두어 벌한단다. 또한 세상에서 도적질을 하거나 살인, 또는 부모에 불효한 사람은 팔팔 끓는 기름 가마솥에 넣어 죽이는 화탕지옥으로 보내진다고 했다.
반면 이 세상에서 배고픈 이웃을 도와주고 남에게 보답 없이 선행을 하였으면 극락으로 보내져 부귀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한다. 굳이 이런 비유가 아닐지라도 아이는 진정 사랑과 칭찬, 그리고 개인의 소중한 인권까지를 배려한 친절로서 키웠어야 마땅했다.
이 같은 기본이 결여된 양육(養育)은 장두노미(藏頭露尾)의 거짓일 뿐 더 이상 양육이 아니다. 애완견조차도 강물처럼 넘치는 사랑으로 키우거늘 어찌 사람을 그따위로 학대하여 처참하게 죽일 수 있었단 말인가! 그것도 이제 겨우 여섯 살 아이를.
가엾은 아이의 명복을 빈다. 내생(來生)에서는 부디 좋은 엄마와 아빠를 만나길 축원한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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