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사자성어] 141. 호가호위(狐假虎威)

  • 문화
  • 인생 사자성어

[인생은 사자성어] 141. 호가호위(狐假虎威)

어떤 등식(等式)

  • 승인 2016-10-27 00:01
  • 홍경석홍경석
▲ 사진=연합 DB
▲ 사진=연합 DB


진시황은 기원 전 221년, 중국의 천하통일을 이룩한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전설의 성군들인 삼황오제(三皇五帝)에서 따온 ‘황제’라고 칭한다. 하지만 그는 애써 천하를 통일해 놓고도 겨우 50세의 나이로 순행하는 길에 나섰다가 사구(沙丘)에서 병을 얻어 죽는다.

이 때 진시황은 북방에 가 있던 태자 부소에게 황위를 물려준다고 유언했으나, 환관 조고와 승상 이사가 음모를 꾸민다. 그리곤 다른 황자인 호해(胡亥)를 내세우고는 부소와 그를 지지하던 공신들을 살해한다.

무능력하기 짝이 없던 호해는 간악한 환관 조고에 의해 주지육림에 빠져 정사를 멀리 한다. 기고만장해진 조고는 이후 이사마저 없애고 황제를 허수아비로 만든 채 사실상 나라를 마음대로 다스렸다.

당시 그의 위세가 오죽했으면 심지어 호가호위(狐假虎威)라는 고사성어까지 나왔을까! 모두가 알다시피 ‘호가호위’는 남의 권세를 빌려 위세를 부림을 뜻한다. 즉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등에 업고 다른 약한 동물들의 위에 군림한다는 의미다.

조고는 뿐만 아니라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고사까지 남긴 인물이다. 당시 승상이었던 그는 황제 앞에 사슴 한 마리를 끌고 와서는 말을 바친다고 아뢰었다. 황제가 어리둥절해 하자 조고는 주위 신하들에게 "이게 사슴이냐, 말이냐?"고 물었다.

조고는 사슴이라고 정직하게 답한 사람을 기억해 두었다가 모조리 죽였다고 한다. 이후부터 조고의 말에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따라서 이는 그 즈음 황제보다 조고의 힘이 더 세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사필귀정으로 귀착되기 마련이다. 조고는 호해 왕까지 죽이고 스스로 최고 권력자가 되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간신 조고는 장남 부소의 아들인 자영의 손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연설문 개입 의혹으로 말미암아 취임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혹자는 최순실 씨의 ‘호가호위’까지를 거론하고 나섰다. 결코 있어선 안 될 일이 발생했음에 정치권은 물론이요 국민들 역시도 커다란 충격에 빠졌다.

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대국민사과를 했다. 그렇지만 자타공인의 내로라하는 최고 두뇌와 명불허전의 인재들로만 꾸려졌을 ‘청와대 비서실’이라는 공조직을 두고 외부의 사적인 관계인 사람과 국가기밀인 연설물까지를 주고받았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설명이 부족해 보인다.

더욱이 최순실 씨의 딸이 이화여대 재학 중 학사관리 부분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까지 번지면서 새삼 호가호위가 돋보이는(?) 즈음이다. 한데 이러한 호가호위는 국기문란과 함께 대통령의 위상까지를 한꺼번에 추락시킨 악재 중의 악재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가 있던 25일은 우리나라가 OECD 회원국이 된 지 20년이 되는 뜻 깊은 날이었다. 그렇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대한민국은 칠레, 멕시코 등과 함께 가장 부패한 국가 18개국에 여전히 이름이 올라있다.

실로 부끄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부패(腐敗)는 호가호위와 등식(等式)을 이룬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국내 마리나 산업·관광 '체류·체험형'으로 체질 개선
  2. 천안교도소,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 개최
  3. 천안시티FC, 든든한 파트너 후원사와 한자리에…상생 파트너십 강화
  4. 장기수 천안시장 당선인, 첫 행보로 민생경제회복 …천안사랑카드 100억원 추가 확대
  5. 한국 축구 대표팀, 월드컵 2차전서 난적 멕시코 0대1 석패
  1. 연암대, 연암리빙랩 어드벤처디자인 경진대회 개최
  2. 백석대 레슬링팀, 전국레슬링대회서 금 3·은 1·동 5 획득 쾌거
  3. 충남콘진원 입주기업 '빅펀', 글로벌 콘텐츠 제작 공모 선정
  4. 중진공 충남본부, 도약 프로그램 선정기업 ㈜한도 현판수여식 개최
  5. KT&G, 글로벌 100대 혁신기업 4년 연속 선정

헤드라인 뉴스


`영원한 2인자` 고 김종필 탄생 100주년, 중용·통합의 정신 기린다

'영원한 2인자' 고 김종필 탄생 100주년, 중용·통합의 정신 기린다

충청 정치의 거목으로 평가받는 고 김종필(金鍾泌·JP·26년생) 전 국무총리 탄생 100주년 기념식과 제8기 추도식이 23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다. 김종필문화재단(이사장 조부영) 주최로 열리는 행사의 주제는 '사랑에는 후회가 없습니다'로, 민주자유당과 결별한 JP가 1995년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유민주연합(1995년 3월 30일∼2006년 4월 7일)을 창당 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처음 한 말이다. 행사는 산업화와 민주화, 국민통합 시대에서 역할을 했던 운정(雲庭)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삶과 업적으로 재조명하고 대..

”더워도 월드컵은 못 참죠” 월드컵 야외 응원 나선 대전 시민들
”더워도 월드컵은 못 참죠” 월드컵 야외 응원 나선 대전 시민들

19일 오전 9시 30분,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 광장.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한국과 멕시코 경기를 앞두고 월드컵 응원전을 위한 대형 전광판과 가림막 텐트가 마련돼 있었다. 이날 대전의 낮 기온은 30도를 웃돌았다. 오전부터 햇볕은 뜨겁게 내리쬐었고, 5분만 가만히 서 있어도 이마와 목덜미를 타고 땀이 흘러내렸다. 텐트 그늘 아래조차 후끈한 열기가 감돌았다.그러나 월드컵 열기는 무더위보다 뜨거웠다. 1차전 체코전 승리 이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도심 곳곳의 술집과 학교, 회사에서는 단..

"내년부터 10조 지원" 할 일 많아진 충청광역연합, 내실화 숙제
"내년부터 10조 지원" 할 일 많아진 충청광역연합, 내실화 숙제

6·3지방선거로 충청권 광역단체와 의회가 확 바뀌면서, 충청광역연합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 들어 대전시와 충남도의 행정통합 추진으로 결속력이 흔들렸으나 끝내 통합이 무산되면서, 광역연합의 역할이 오히려 부각되고 있는 양상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10조 원 규모로 권역별 전략산업을 지원하는 초광역특별계정 적용안이 검토되면서, 연합체제의 역할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연합과 연합의회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현재로선 연합장과 연합의회 원구성 인선이 이목을 끌고 있다. 19일 충청..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 접시꽃에 담긴 여름 접시꽃에 담긴 여름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