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사자성어] 144. 매애매애(買哀賣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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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사자성어] 144. 매애매애(買哀賣愛)

능력 없으면 실력을 키워라

  • 승인 2016-10-30 00:02
  • 홍경석홍경석
▲ 방송화면 캡쳐
▲ 방송화면 캡쳐


“능력 없으면 너희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 페이스북에 올려진 이 글을 본 사람들은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졌다. 이 글은 대한민국 권부까지를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씨에 ‘버금가는’ 소위 금수저 출신인 그의 딸(정유라)이 올린 글이라고 해서 더욱 분노의 들불이 됐다.

그러니까 이 글은 ‘나는 부자인 부모를 두었기에 능력까지 겸비할 수 있었다’는 걸 은연 중 과시하고 있는 셈이었다. 문제가 되자 이 글을 삭제했다지만 사람의 기억력까지를 삭제할 순 없는 노릇이다.

또한 말(글)로 입은 상처는 칼로 입은 상처보다 아프고 또한 오래 간다. 하여간 이러한 최순실 씨 딸의 ‘기세등등’에 걸맞게 교육부는 세인들의 의혹이었던 정유라와 관련된 이화여대의 학사 행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일부 확인하고 특별감사에 착수키로 했다.

이런 것 하나만 보더라도 정유라가 얼마나 제 엄마의 호가호위(狐假虎威)를 굳게 믿었으면 평소 그처럼 오만방자(敖慢放恣) 했었는가를 여실히 살펴볼 수 있다. ‘오만방자’는 남을 업신여기며 제멋대로 행동함을 뜻한다.

젠체하며 남을 업신여김을 의미하는 ‘오만하다’와 삼가는 태도가 없이 교만하고 제멋대로임을 나타내는 ‘방자하다’가 합쳐져 만들어진 표현이니 그 얼마나 무례한 행동이겠는가?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말이 있다.

이는 모든 일은 원인에 따라서 결과가 생긴다는 뜻이다. 이에 걸맞게 대저 자식은 제 부모의 영향을 본받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평소 부모가 선행을 하면서 아름답게 살아왔다면 그 자식(들) 역시 이를 삶의 교훈과 거울로 삼는 것이다.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출국한 뒤 독일에서 만난 모 언론사 기자와 인터뷰를 가졌다. 하지만 예상대로 범죄의 혐의점이 있는 모든 의혹에 대해선 부인하고 나섰다. 따라서 이는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최순실 씨를 포함한 그의 측근들이 국정을 농단했다는 사실은 결코 있어선 안 될 일이었다. 이에 분노한 대학생들과 교수, 시민단체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음은 이 같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의 어처구니가 없음에 대한 당연한 반동이다.

생각만 해도 불쾌지수가 활화산처럼 치솟는 ‘최순실 게이트’는 차치하더라도 그녀의 딸이 페이스북에 올려 많은 사람들이 공분을 느낀 부분만큼은 마무리를 짓자. ‘아버지’란 이 필자는 능력이 없어서 자녀에게 사교육조차 시켜줄 수 없었다.

10년 이상이나 연탄을 때는 누옥의 방 두 개를 세 얻어 살았다. 한밤중에 연탄불이 꺼지면 다들 물에 빠진 쥐처럼 오들오들 떨어야 했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가난하고 능력 없는 이 아비를 원망치 않았다.

되레 이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더 열심히 공부에 진력했다. 이에 감읍한 필자 역시 사는 건 늘 그렇게 가난하고 쪼들렸지만 매애매애(買哀賣愛), 즉 그것들에서 기인한 슬픔(哀)은 애써 사들였고(買), 반대로 자녀에 대한 사랑(愛)만큼은 흔쾌히 팔았(賣)다.

당연히 돈 한 푼조차 받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덕분에 두 아이 모두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과 대학에 들어가(入社)고 나올(卒業) 수 있었던 것이라 믿는다.

- “능력 없으면 너희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 - 이는 잘못된 말이다. “능력 없으면 실력을 키워. 돈도 실력을 키우면 자연스레 붙는 거야.” -> 이게 맞는 말이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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