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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이대 특혜의혹을 질타한 SNS 화면 캡쳐 |
지난 여름날 밤의 일이다. 야근을 하자면 밤 열 시와 이튿날 새벽 2시에 건물 전체를 순찰한다. 건물 안은 전체가 금연구역이고 직원들과 입주회사 직원들도 이를 모두 인지하는 터다. 그래서 별 걱정 없이 불필요한 전등의 소등만 잘 하면 된다.
하지만 건물 밖은 흡연구역이 두 곳이나 있는 까닭에 화재예방 차원에서라도 유심히 살펴야 한다. 그날도 이런 업무매뉴얼과 마인드에 기초하여 순찰을 도는데 건물 외곽의 흡연구역에서 남녀 두 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눈대중으로 보아하니 중학교 3학년 내지, 아무리 나이를 더 후하게 쳐준다손 쳐도 고작 고교 1학년생으로밖엔 안 보이는 여학생과 남학생 하나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었다. 경비원이란 직업은 사실 박봉의 을(乙) 신분이기에 그들 역시도 내가 곁에 다가갔음에도 전혀 아랑곳 않고 여전히 담배를 꼬나물고 있었다.
그것까지는 뭐라 않겠는데 하지만 그들은 연신 침을 뱉어가며 거기에 또한 욕지거리까지를 담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참다 못 해 버럭 한 마디를 했다.
“아이, 정말이지 더러워 죽겠네. 니들 그만 딴 데로 가서 담배를 피우면 안 되겠니!” 그렇게 역정을 내자 마지못해 일어났는데 하지만 역시나 “죄송합니다.” 따위의 사과는 일언반구조차 없었다. 대신 귓가로 스며든 욕은 “a~ ‘10 더하기 8’. 재수가 없으려니……” 였다.
다시금 불끈했지만 그나마 “당신이 뭔데 남에게 감 놔라 대추 놔라 시비야?”라며 대들지나 않은 게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서른 살이 넘은 아들과 딸을 두고 있지만 두 아이는 애초부터 담배를 모른다. 따라서 그날 목도한 그 ‘버릇없는 청춘들’과는 차원부터 다르다 하겠다.
한창 공부에 열중해도 부족할 나이거늘 역겹도록 진한 화장에 팬티까지 얼추 보일랑 말랑 아슬아슬한 여학생의 핫팬츠 또한 그날 내 눈에 거슬리긴 매한가지였다. 거친 말투야 치부한다곤 하더라도 그 어린 나이에 제 딴엔 무슨 멋이라고 외제담배를 두 갑이나 손에 쥐곤 흡연하면서 연신 침을 뱉는 모습은 정말이지 꼴불견도 그런 꼴불견이 따로 없었다.
그러한 모습에서 새삼 가정교육처럼 중요한 건 다시없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현 정권의 뇌관으로 부상한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지난 10월 30일 쫓기듯 귀국했다. 얼마 전, 그녀가 자주 다녔다는 서울 압구정동의 한 여성전용 목욕탕에서 과거 그녀의 딸이 세신사의 뺨을 때렸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최 씨의 딸 정유라가 8살 때 그런 일을 벌였다고 해서 세인들은 또 다른 충격을 받았다. 그랬으니 당시 최 씨 모녀를 20년 가까이나 맡아왔다는 그 세신사는 자신이 당한 그 굴욕과 모멸감을 어찌 잊을 수 있었을까!
한데 그렇게 막돼먹은 아이가 오로지 제 엄마의 ‘빽’ 만으로 그리도 어렵다는 이화여대까지 편법으로 성큼 들어갔다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다. 돈은 없다가도 벌면 된다. 물론 그 방법이 정직하고 정당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인성과 습관은 한 번 어긋나면 바로 잡기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때문에 우리의 부모님들께선 아이가 어릴 적부터 밥상머리 교육도 게을리 하지 않으셨던 것이다. 궁리정심(窮理正心)은 이치를 궁구(窮究)하고 마음을 바르게 가짐을 뜻한다.
이 ‘궁리정심’은 자녀가 어려서부터 부모가 철저히 가르쳐야 한다. 그렇지 아니 하면 이따금 불거지는 일부 재벌 3~4세들의 그릇된 ‘갑질’과 경거망동(輕擧妄動)으로까지 이어진다. 그 경거망동은 또한 해당 업체를 향한 소비자들의 준엄한 불매운동으로까지 연동될 수 있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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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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